블랙 스완 (2011년 2월 24일 개봉)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03분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나탈리 포트만(니나 세이어스), 뱅상 카셀(토마스 르로이), 밀라 쿠니스(릴리)
줄거리
뉴욕 발레단의 니나(나탈리 포트만)는 연약하지만, 순수하고 우아한 '백조' 연기로는 단연 최고로 꼽히는 발레리나. 새롭게 각색한 '백조의 호수' 공연을 앞두고 감독 토마스(뱅상 카셀)는 니나를 '백조'와 '흑조'라는 1인 2역의 주역으로 발탁한다. 하지만, 완벽한 '백조' 연기와 달리 도발적인 '흑조'를 연기하는 데에는 어딘지 불안하다. 게다가 새로 입단한 릴리(밀라 쿠니스)는, 니나처럼 정교한 테크닉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관능적인 매력을 뿜어내, 은근히 그녀와 비교된다. 점차 스타덤에 대한 압박과 이 세상의 모두가 자신을 파괴할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니나. 급기야 그녀의 성공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던 엄마마저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한 상황에서 그녀은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면을 서서히 표출하기 시작하는데...
# '블랙 스완'에 대한 해석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네이버에서 검색해 봤는데 가장 먼저 뜨는 검색어는 블랙 스완 해석. 영화를 표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다른 것이 있을까 생각하여 이것 저것 찾아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나의 표면적인 생각 이외에 다른 그 무엇이 존재하였다.
그냥 보자면 선한 니나가 악한 니나로 변하게 되고, 자신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게 된다고 보이는데, 이것은 염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염체라는 것은 '사람의 사념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를 방사한 사람과 무관하게 고유의 수명을 지니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라 하는데, 역할에의 강한 몰입과 광기어린 집착으로 자신의 염체가 독립적인 자아로 발현하여, 백조, 즉 선한 니나가 흑조, 즉 악한 니나로 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 선과 악의 경계에 서다.
이 영화의 간단한 흐름을 보면, 백조가 흑조로, 아니 선한 니나가 악한 니나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런 영화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한 면과 악한 면 모두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악한 면은 자기 자신의 속에 숨긴 채, 선한 면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생각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니나는 이런 선하기만한 사람을 대표하고 있는데, 이런 니나에게 악한 면을 끌어내는 사람이 바로 토마스이다. 토마스는 니나의 흑조 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니나의 악한 면을 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한다. 그리고는 결국 자신의 숨겨진 악한 모습이 드러나게 되고야 만다.
# 자신에의 광기어린 몰입
니나는 어렵사리 백조 여왕이라는 위치를 따내지만, 이 발레의 기획자인 토마스는 여전히 니나의 흑조에 대한 연기에 만족을 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너무나도 불안함을 느끼게 되고, 니나는 자신의 역할에 광기어린 집착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강한 몰입을 통해, 결국 자신 안에 존재하는 악한 자아를 발현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니나는 결국 자신이 주어진 배역에 대한 강한 몰입이 이같은 결과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요새 여느 자기계발 서적들을 보면 강한 몰입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내고, 이를 통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라는 구절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영화는 이런 내용을 시각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고 본다. 이 영화는 그 자신에의 몰입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음에 대한 패착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 나탈리 포트만, 그녀의 무서운 연기
작년, 나탈리 포트만은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비롯하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휩쓰는 저력을 보여줬는데, 대체 어떤 연기를 했길래 상을 휩쓸었을까 그동안 궁금했었는데, 이 영화를 본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실 레옹은 너무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안 나고, 기껏해야 기억나는 영화가 스타워즈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정도 였는데 말이다.
이 영화를 보면 백조로 표현되는 선한 니나가 흑조로 표현되는 악한 니나로 점점 변하는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을 정말 섬세하리만큼 표현을 잘한 것 같다. 사실 초반에는 몰입도가 약간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빛을 발하면서 더 집중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 부분에서의 광기 어린 자신의 배역에 대한 집착은 보는 관객 모두를 놀라게 했으리라 생각한다.
# '블랙 스완', 전율을 느끼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으라면(아무래도 이 영화를 본 대부분의 관객이라면, 같은 장면을 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니나가 실제 공연 당시 흑조가 되어 연기하는 장면을 꼽고 싶다. 심지어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이 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니 말이다. 특히 흑조가 되어 연기할 때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나서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요새는 극장에서 제 돈 내고 영화를 볼 때는 뭔가 볼거리가 있는 영화를 추구하고(단지 눈요기로 시간 때울 수 있는 그런 영화라 표현을 해야 할까), 집에서 영화를 볼 때는, 생각할 거리가 있고 곱씹을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게 되어가고 있는데(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지만, 어쩔 수 없이 상업 영화를 좇아가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 '블랙 스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앞서 말했듯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에 정말 전율을 느끼며, 영화 자체에도 전율을 느낀다. 또한 집에서 보게 된 영화로 나에게 생각하고, 곱씹을 것을 많이 준다는 것에 대해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그 여느 영화보다 감상평이라는 것을 남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영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