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짝이별하기(이니셜공개ㅠㅠ)

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네.

 

우리 벌써 얼굴 안 지 1년 반이 넘어간다.

 

그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그래서 이렇게나마 풀고 싶어.

 

그러니까 처음 너랑 연락을 시작한게 빼빼로데이 였던 것 같다.

 

용기 내서 준 빼빼로... 그래봤자 주위 사람들에게 다 돌리는 거였지만

 

고맙다며 내게 빼빼로 하나를 사주고 전화번호가 뭐냐고 물었었지?

 

나 그 때 괜히 알려줬나봐. 그러고 나서 너한테 매일 문자만 잔뜩 보내고...

가끔 먼저 문자 보내지도 않았는데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란 문자를 왜 보내서 착각하게 해.

좀 친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길래 선물 교환하자고 말했던 건 기억나?

갑자기 아리송한 말과 함께 거절만 했던 너...

기념일이면 사탕 초콜릿 다 주위 사람들한테 줬던 것도 너 혼자한테만 줄 용기가 없어서 그랬어.

며칠 뒤에 혼자 있는데 몰래 와서 사탕이랑 초콜릿 주고 갔던 건 무슨 의미야...?

그리고 나 먼저 집에 가도 되는데다가 횡단보도 하나 건너면 반대편에 살면서

 

같이 가고 싶어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너만 기다렸었는데.

그 때마다 내가 밖으로 나올 때까지 너는 말없이 문만 잡아주고 서있었지...

생일 축하해주고 싶어서 생일 선물 뭐 갖고 싶냐는 말에 네가 부담스럽다고 거절했지만

 

사실 나 편지 한 통쯤은 써서 가방에 넣어놓고 있었어. 못 전해줬을 뿐이지.

다른 여자한테 받은 선물 자랑하느라 여념 없는 너한테 초라한 편지를 어떻게 줘.

네 맘 한번 떠보겠다고 만우절 되는 새벽에는 장난으로 고백 문자도 보냈었고,

"내가 먼저 고백할 수도 있지"라는 네 말에 그 날 밤새 잠을 설쳤고,

다 같이 밥을 먹으러 갔을 때 네가 내 맞은편 자리에 앉아서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

내가 좋아한다는 반찬을, 꼭 내 앞에 갖다주고 물까지 따라주는 너를 보면서 얼마나 설레였는데.

그리고 나서 같이 돌아가려고 다 먹었는데도 끝까지 테이블에서 너를 기다렸고,

앞서 가는 너를 한참 뒤에서 쫓아가는데 내리막 계단에서 네가 다른 여자 손 잡고 같이 내려가더라.

하다하다 내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몇 달간 너 피해다니다가 홧김에 고백했고.

근데 넌 나한테 고맙지만 미안하다 또 거절해도 내가 다 참았어.

네가 나한테 잘해줄 때마다 그만 좋아하겠다는 약속 못 지켜 낼까봐 더는 잘해주지 말라고 했던 거 알아?

나한테 잘해준다고 생각한 적 없다는 네 말에 정말 죽고 싶기도 했었는데, 알아?

그것 때문에 다시는 연락 하지 말아야지 하고 일부러 너 더 피해다니기도 했지.

근데 병원에 들렀다는 SNS에 어디 아프냐고 나 걱정해 주는 척까진 안했어도 됐잖아.

그런데 얼마 전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나한테 문자 보냈더라.

나는 보낼까 말까 수천번도 더 고민했는데 너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나 신경 쓰는 척 안 해도 되. 이젠 네가 나 안 좋아하는 거 너무 잘 알아.

그치만, 내가 너한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다는게 좀 슬플 뿐이지.

그래서 이제 내가 그만하려고. 시작도 안했지만 그만하려고.

혼자 너 보내려고 엄청 노력중이니까, 이제는 나 같은 거 신경 쓰지마.

미안했고 또 고마웠어. 아프지 말고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 안녕.

앞으로 1년은 더 보고 지내게 될 테니까. HS야, 진짜 미안했어.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