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날 오후.. 2시 광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향했다.
4시 비행기가 없어진 이후로.. 2시 비행기는 사람들로
그득그득 하다.. 돈도 많다.. 부자구나 라고 비행기를 이용하는
날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4만원 가까이 하는 케이티엑스와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시간을 고려 했을 때.. 시간약속이 생명이고
큰 수술 후 약해진 체력을 따져보자면..비행기만큼 편한 교통수단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 날도 다른날과 다름없이 탑승수속을하고 내 자리에 앉았다.
비행기는 전 좌석이 꽉꽉 찼고, 돌이 막 지났을 아이를 안고
부랴부랴 뛰어오는 아이의 엄마가 내 앞 좌석에 아이를 앉히고
그 옆에 앉았다.
이륙을 했다. 아이가 운다. 아이의 엄마가 달래더라.. 이윽고
아이는 잠이 들었다. 안전벨트를 풀어도 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기내방송이 이어졌다.. 늘 타는 비행기지만.. 맑은날
비행기에서 보는 구름은 날 어린시절 꼬맹이로 돌아가게 해 준다.
그렇게 구름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앉아
있던 의자가 젖혀지면서 내 무릎까지 닿는다..
아이를 눕힌 아주머니께서
의자를 쭉 젖힌다.... 순간 당황했다.. 얼굴이 찡그려진다.
그렇지 않은가... 국내선 비행기 틈이 얼마나 좁은데....
자기 아이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이가 자고 있으니... 인상을 찌푸렸다. 아이의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 이보세요 아줌니..나 지금 몹시 불편하니
약간만 의자를 올려주면 고맙겠어..'라는 무언의 부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의자가 다시 앞으로 튕겨 나갔다..
이상한게..원래 비행기 의자는 뒤로 약간 밖에 안 젖혀지는데
그 의자는 되게 많이 젖혀지더라고...알고보니..아이의 엄마는
힘으로 그 의자를 누르고 있었던거였다.. 그러다 힘이 빠지니..
반동으로 의자는 원상태로 돌아간거지...
그런데 이 아이의 엄마.. 다짜고짜..그 비행기 안에서
내게 소리를 친다.
" 아이가 자고 있는데 의자를 발로 차면 어떻게 해요?"
당황스러웠다.. 난 불편했지만 참고 있었는데?? 찡그린
내 얼굴을 보고 내가 그랬을거라 오해하는가??
" 저기요.. 제가 안 그랬는데요.."
" 아니 그쪽이 발로 찼잖아요. 그러니 의자가 다시 올라오잖아요"
비행기 안이고..뒤에 일본인 승객도 있어서.. 크게 말 할 수 없었다.
아주 작게.. 귓속말 하듯 말했다..
" 제가 안 그랬다구요..."
그래도 이 아이의 엄마는 계속 중얼중얼...
보다 못한 옆에 앉으신 중년의 남성분이.. 이 아가씨는
아무짓도 안 한것 같은데..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런데도 아이의 엄마는.. 나 들으라고 하는듯이..
승무원을 불렀다. 그리고 음료수를 나눠주는 승무원에게..
" 여기 비행기는 의자가 잘 안 젖혀지나요?"
그랬더니 승무원이..
"이상하네요 잘 젖혀질텐데...."
아이의 엄마는 스스로 행동으로 의자를 젖혀보이며...
이만큼밖에 안 젖혀진다고 불만을 쏟아냈다..그러면서..
뒷 사람 때문에 안 젖혀지는 게 아니냐고 한다.. 아하...
어이가 없어서....
승무원이 예쁘게 말한다.
" 고객님, 의자가 뒤로 더 젖혀지면 뒤에 계신 고객분께서
움직이시는데 많이 불편하셔서 그것밖에 되지 않습니다."라고
또박또박 친절하게 말했는데..그 아이의 엄마는...
그럼 아이가 자면 어쩌냐는것이다. 아이가 불편할것은
생각 안 했냐는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김포에 도착한다. 역시..아주 빠르다.. 35분만에
도착했다.. 난 울화통이 치밀었다. 아이는 약자지만..그 아이엄마는
아니지 않는가? 똑같이 비싼 돈을 주고 이용하는데..
무엇 때문에 내가 불편함을 겪어야하는가...
그렇게 큰 소리로 날 모함하고, 사람들 앞에서 천하에 둘도없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들었으면..사과라도 해야 되는거 아닌가...
사람들이 나가려고 기다리는데..
나도 모르게 " 아 재수가 없으려니..." 라는 말이 나왔다.
정말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별의별 사람들이 내게
시비를 거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럴 땐 귀도 더럽게 밝으신
아이의 엄마가 날 부르며..자기한테 하는 소리냐고... 묻는다.
주어도 없었구만.... 자신이 잘못해서 찔리는건가??
내가 아니라고 그 쪽에다 말한 게 아니라고 거짓말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맞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런데 이 아줌마..계속 들으니 내게 반말이네??
내년이면 나도 서른두살이구만....계속 반말이야..
하지만 내 성격상.. 나중에 욕들을 짓은 안 하니께...
난 계속 존댓말...
" 넌 나중에 결혼해서 애도 안 낳을 것 같냐?"
" 전 낳아도 아주머니처럼 남에게 불편함을 주면서까지
키우진 않을겁니다."
그리고 다른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 아이의 엄마에게
떳떳하게 말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오는말이 고와야 가는말도 고운거라고
웃으면서 미리 양해를 구했으면 이런일도 없엇을거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게 마치 혼자 하는것마냥 대단하게 여기며
어딜가나 아이로 인해 편함함을 즐기려고하는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그러지 않은 사람들이 욕을 얻어 먹는겁니다.
아이가 약자인 건 확실하나.. 어머니라는 사람은 편하게 앉아서
가고, 그 아이와 아무런 상관 없는 난 그렇게 불편하게 가야하는
이유는 뭔가요? 다른 엄마들은 보셨다시피.. 팔거치대를 올리고
아이를 눕혔잖아요. 자신의 무릎에 아이의 머리가 닿으면
무거울 것 같아서 그랬나요?
이렇게까지 말했으면... 자신의 잘못을 좀 뉘우쳐야하는 거 아닌가.
사람들이 이렇게 나오니까 점점 애 키우기가 힘들어진다고??
에휴.... 안 봐도 뻔합니다..당신같은 사람 밑에서 자라 날..
그 아이의 미래가.. 정말 보입니다..
더 대화 할 가치도 못 느끼겠고... 더 대화 했다간, 정말
내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아서.. 빨리 공항을 빠져 나오긴
했지만.. 어떻게 그렇게 자신의 아이만 생각하는지....
난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라는....아무리 가정형편이 어려웠어도..
저런 엄마 밑에선 자라지 않은 것 같아서....
우리 부모님이 꽤나 훌륭한 분들이셨다는 걸..또 깨달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