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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333

오유님꺼 |2012.01.13 13:55
조회 548 |추천 0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수적으로 저들이 우세했고, 거절할 명분도 없었다. 옆에 있던 수정이 내 귀에 속삭였다.
“그렇게 해요.”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대답했다.
“좋아요.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우리가 선발대로 갔다가 위험에 처하면 모두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세요.”
군복이 만족한 듯 입가를 씰룩였다.
“그야 당연하지. 너희가 없으면 우리 중 하나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할 테니.”
지극히 계산적인 태도였다. 쓰고 버리는 물건 취급을 당한 것 같아 기분이 상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중년이 나서서 중재를 했다.
“너무 그러지 말게. 한다지 않은가. 자네들도 기분 풀고.”
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린 그는 안경에게 턱짓을 했다. 초조한 표정으로 문고리를 잡고 있던 안경이 말했다.
“그럼 이제 다 정리된 거죠? 문 엽니다.”
오래된 금속 특유의 마찰음을 내며 철문이 열렸다. 모두 숨 죽이고 문 너머를 주시했다. 그러나 나타난 것은 또 다른 철문이었다. 안경이 멈칫 하더니 고함을 지르며 주먹으로 문을 후려쳤다.
“지금 장난하나!”
중년이 그를 제지했다.
“그만두게. 이건 엘리베이터야.”
확실히 그의 말대로 문 옆에 화살표 단추가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고 성을 낸 안경이 머쓱한 표정으로 단추를 눌렀다. 잠시 후 차임벨이 울리며 문이 열렸다. 반 평 남짓한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우리는 차례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런데 안에는 닫힘 버튼 하나뿐이었다. 층을 나타내는 버튼이 보이지 않았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건가?”
안경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닫힘 버튼을 눌렀다. 그와 동시에 발판이 밑으로 푹 꺼졌다. 우리는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다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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