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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집단 아사동영상 관련 - 목장입장에서 너무 억울한 마음에 몇자 적습니다.

신동혁 |2012.01.14 23:21
조회 48,794 |추천 483

일단 저는 소키우는집 자식입니다.

 

최근 소 집단 아사 동영상이 올라와 난리죠. 개중엔 오죽했으면...이라는 말도 있지만 정말 근거도 없는 유언비어를 퍼트려서 안그래도 심난한 농민들 마음을 더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길래 안타까운 마음에 적게 되었습니다.

 

 

 

일단 구제역 이후 소값이 올라 시세차익을 노리고 농민들이 소를 더 늘려서 이모양이 되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구제역이 처음 발생된 2010년 11월 29일 이후 거의 6개월가까이 전국의 목장에 가축이동제한이 걸려 출하를 못하고 발이 묶여버립니다. 사실 이때 돼지나 젖소는 피해가 컸지만 육우와 한우는 평소 설대목에 도축되던 물량보다 적은 두수의 소가 매몰되어 직접적인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사이 나가야 할건 못나가고 있고 그 사이 출하해야 할 소들은 더 늘어났죠. 그러다 이동제한이 풀리니 그동안 출하하지 못했던 소들이 전국에서 한꺼번에 풀려버립니다. 이게 소값 폭락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시기에 소를 사서 목장의 몸집을 불리는게 말이 안되는게, 모든 목장에 발이 묶여 팔아치워야 할 개체수가 산더미인 것을 축산업에 관련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일인데 누가 이때 몸집을 불립니까.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며 현찰을 쓸 만한 자기자본력을 가진 목장은 국내엔 절대 없습니다. 그리고 시세차익을 노리고 소를 사들여 놓고 소값 오를때 되파는것보다 그동안 소들 입에 털어넣어야 하는 사료대금이 훨씬 비싸게 먹힙니다. 이건 절대 말도 안되는 얘깁니다.

 

구제역 이후 사료값은 30%가까이 올랐는데 소값은 40%가 떨어져버렸습니다. 최소 본전이라도 건질 상황이었다면 저렇게 소싣고 청와대가서 시위하고 그런 일은 있지도 않았을겁니다.

간단하게 지금 한마리 팔면 100만원이상 손해입니다. 가장 최근 예를 들어, 어제 저희집에서 나간 32개월령 육우 암컷 730kg짜리가 kg당 4500원을 받았습니다. 3,285,000원이죠. 그런데 보통 소의 하루 증체량은 1kg내외이고, 소가 하루 먹는 사료비는 보통 6000원꼴로 잡습니다. 이게 한달이면 18만원이고 32개월이면 5,760,000원입니다.

 

거의 250만원 손해를 본겁니다. 지난 1년동안 저희집이 소 150마리를 처분하고 사료회사 사료대금 값고 나니 정말 거짓말 안하고 남는게 단 한푼도 없습니다. 150마리가 그냥 증발해버린 셈인데 저희 집 뿐만 아니라 이게 국내 축산업의 현실입니다. 단순히 불경기다, 어렵다가 아니라 한국 축산의 궤멸이라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기업이 망하면 정부한테 책임 묻냐, 잘될땐 아무말 안하다 조금 어려우니 세금달라고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기업은 자기가 만든 상품이 수지타산 안맞으면 값 올려치기라도 하고 저렴한 원자재수급으로 돌리기라도 하죠. 국내 축산은 개인사업자, 영세농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짤없이 사료 만들어 파는 몇몇 대기업(CJ, 대한제당, 네슬레 등등)이 값 부르는대로 사다 먹여야 하는 형국입니다. 저들이 농민들과 공생할 생각이었다면 지금같은 상황에 옥수수같은 국제원료가격 상승분을 그대로 사료값에 반영하지 않았을겁니다. 저들이야 수지타산 안맞으면 사업 접고 발빼버리면 그만이니 아쉬울것도 없겠죠. 계열사 하나 쯤이야. 이건 각설하고,

정부측이 구제역 사태를 잡기 위해 목장마다 가축이동제한을 걸어버리니 목장들은 모르시는 분들이 쉽게쉽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개체수 조절같은걸 할 수도 없었습니다. 팔지는 못하는데 새로 태어나는 놈들은 계속 늘어나고, 사료값은 계속 오르고, 팔아서 없애야 할 것들이 한달에 사료를 18만원어치씩 먹어치우는데 환장하죠. 18만원이 6개월이면 그것도 거의 백만원돈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만든데 정부책임이 없다고 볼순 없지 않겠습니까. 구제역 발발시에도 멀쩡한 소들 예방차원이랍시고 다 파묻으면서 재산권을 침해했으니 보상을 해준거구요, 이번엔 목장주 사유재산의 처분을 구제역조기종식 명분을 내걸고 임의로 막았으니 이것도 재산권침해인 셈인데 이 문제의 책임을 그럼 누구에게 물겠습니까. 

 솔직히 정부측에서 불필요한 유통과정 축소를 장려하여 저렴해진 소값이 그대로 소비자가격에 반영이 되기만 한다면 소비가 촉진되어 이 상황을 타개하기 훨씬 쉬워질지도 모르곘습니다. 하지만 소값이 반토막이 날 동안 소비자가 식당에서 사먹는 고기값은 천원단위 하나 변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말그대로 손놓고 방치하고 있는건데 이상황에 뒷짐지고 있을 사업주가 몇명이나 되겠습니까.

 

최규웅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젖소농가의 한해 순익이 7700만원인데 소값 폭락으로 손해보는 금액은 300만원"이라고 말한 기사를 보고 정말 기가 차서 말이 안나왔습니다. 낙농 위주로 하는 젖소농장은 낙농이 주고 육우야 숫송아지 태어나는거 버릴수 없으니 길러다 파는 모양새인데 그걸 전체로 일반화하다뇨. 그럼 낙농을 하지 않고 육우, 한우를 기르는 수백여개의 비육목장이 입는 엄청난 손해는 뭐란 말입니까.

하기야 대한민국 농축산 관련 차관 장관급들이 발벗고 나서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입증하겠다"고 나서는 나라인데 뭐 말안될것도 없겠군요.

 

시위하는 사람들, 뭐 큰거 바라고 그러는거 아닙니다. 최소한 본전치기는 할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활은 유지할수 있도록 만들어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상태로 6개월만 가면 우리나라 축산업 다 박살납니다. 목장 다 깨지고 사육두수 급격히 줄어들면 다음 상황이야 불보듯 뻔하죠. 가격 폭등으로 국내산 쇠고기 품귀현상은 필히 뒤따를 겁니다.

뭐 그동안 돈 많이 벌었으면서 그러냐 하는데 소값 한창 좋을때도 한우 한마리 2년 뼈빠지게 길러다 팔면 이백만원 남길까 말까였습니다. 여기서 목장에서 쓰는 각종 장비며 소모품이며 폐사율 등등 감안하면 소값 좋을때도 농민들이 그렇게 사기꾼 뺨치게 돈놀음했다고 말할 수 있는 구석은 전혀 없습니다. 

 

 

솔직히 저 동영상도 전 이해가 안됩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론 사료값이 비싸지자 평소 주던 양보다 적은 양을 급여하자 약한놈들이 치여서 못먹다 날씨도 춥고 하니 탈진해 죽은듯 합니다.) 소먹일게 없는 목장주인이 공짜로 주는 사료를 마다하다뇨. 누가 시위한다고 보상해준다는 보장도 없는데 저런 리스크를 삼수하고 저 욕먹을 짓을 한다?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저 동영상이 대변하고 있는 주인의 입장이라고 해봤자 막판에 올라오는 텍스트 두어줄이 전부인 상황인데 어떻게 그것만을 가지고 모든걸 판단하시는지요.

일방적인 동물보호단체의 입장이지 않습니까. 최소한 육성이라도 들어보고 욕을 하든 뭘하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동물보호단체에서 무료사료를 100포대 지원한다고 했다는 말도 이해가 안되네요. 백포대면 돈이 백삼십만원인데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동물보호단체가 그렇게 돈이 많은 단체입니까 저런 개인사업장에 사료값을 거저 대주게- -;;

 

상황도 상황인데 여론마저 저런 앞뒤 잘라먹은 일방적인 선동적 동영상에 놀아나는게 너무 안타까워서 글좀 써봤습니다. 동물보호단체가 아무리 불쌍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나와도 굶겨죽여야 하는 목장주인만큼 가슴 찢어지진 않았을겁니다.

농민들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처럼 무자비하고 파렴치한 사람들 아닙니다. 살아서 눈 껌뻑껌뻑거리는 것들 굶겨죽이겠다고 가둬놓고 하루하루 말라비틀어져가는 모습 쳐다보고 있는거 웬만한 냉혈한 아니면 힘듭니다. 감정적으로 발끈하지 마시고 제발 이성적으로 판단해주세요. 이대로 가면 몇년뒤에 국내산 쇠고기 등심 1인분에 2만원에 먹을꺼 5만원,7만원에 드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 네이트 댓글들이 정말 가관입니다. 그래도 좀 뭔가 아는것 같은 사람들이 그런얘기 쓰는거라면 모르겠는데 이건 뭐 사료 없으면 볏짚이라도 먹이지, 풀어주기라도 하지,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나 하는 사람들이 댓글 달고 있고 그런게 베플로 올라가는 형국을 보니 정말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옵니다. 볏짚은 누가 공짜로 주고 풀어줬다가 온동네 다 짓밟고 다니고 집기 부수고 다니면 그건 누가 물어줄겁니까. 제발 잘 모르는 분야에 괜히 말보태가지고 여론 조장해서 괜한 사람들 마음에 못찍어박고 얄팍한 자기 밑천 보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속상합니다.  

추천수483
반대수12
베플|2012.01.17 02:05
이게 어디를 봐서 국민을 위한 정치인가 묻고싶습니다 이명박대통령님
베플한우|2012.01.17 04:15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2580에서 소값파동에 대해 하는걸 보고 정말 안타까웠는데.. 정부에서 사료값 지원같은 단기적인 대책이 아니라, 유통과정을 줄이던지 아니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해 소비자들에게 싼값으로 한우를 제공해서 소비 촉진을 시켜야될텐데요.. 현실은, 농가에서는 소값이 떨어지는데 글쓴님 말씀처럼 소비자가 소매하는 한우값은 그대로이고, 지난 4년간 수입산 소고기량이 70%나 늘어난데다가 경기는 점점 어려워져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소고기를 사먹는다해도 값싼 수입산을 사먹게되니 정말 답답합니다.. 정부에서 이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골두하고있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책임만 물고 단기적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는데다가, 수입산 소고기의 수입 및 소비를 촉진하고있는 수준이니.. 국민을 우습게보네요.. 전 수입산은 비린내가 나서 못먹겠더라구요. 그렇다고해도 한우를 자주 사먹을 수 있는 형편이 못되니 답답하고, 그렇다고 소비단계에서 한우를 사먹는 것도 농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너무 안타깝습니다.. 이나라가 대체 어떻게 돌아가려고 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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