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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표심의 굴레

씽씽카 |2012.01.17 07:13
조회 57 |추천 0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모바일 선거를 도입한 민주통합당의 전례없는 실험이 순항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선거인단 접수를 마감한 결과 시민 선거인단은 64만3353명, 당원 선거인단은 12만7920명으로 집계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참여로 민주당은 1차 목표인 흥행에서 성공을 거뒀다. 선거인단의 연령분포가 20 ~ 30대에 편중될 것이라는 예상은 기우에 그쳤다. 민주당에 따르면 시민 및 당원 선거인단의 연령별 구성비는 39세 이하가 38%, 40세 이상이 62%로 국민 전체의 연령별 구성비와 차이가 없다. 반대세력이 참여해 선거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역선택’ 우려 역시 선거인단 규모가 70만명을 넘어서면서 무의미해졌다. 모바일 투표기회를 3차례나 보장한 세심한 배려로 저조한 투표율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미 지난 10일 오후 10시 현재 모바일 투표자수는 39만명에 달했고, 11일에는 6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결과는 민주주의의 업그레이드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때론 무책임하게 표출되고, 때론 무분별하게 확산되던 시민의 정치적 의사가 보다 공개적이고 제도화된 정치과정에 수렴됐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의 출발이 소통의 지리적·시간적 한계에서 출발한 만큼 한계가 무너진 시점에서 대의민주주의의 수정·보완은 필요한 수순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하부구조(기술의 발전)와 상부구조(정치·제도 등)가 톱니바퀴처럼 조응하기까지는 상당한 파열음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SNS가 소통의 물리적 한계를 무너뜨린 대신 던져준 내용상의 난제를 풀어내야 한다. 140자의 단문이나 20초의 동영상을 유통시키는 SNS는 비판과 부정에는 뛰어나지만 대안 제시에는 무능하다. 짧은 글과 영상을 통해 호소력을 확보하려다 보니 논리보다는 재미, 이성보다는 감성을 겨냥하게 되고 표현은 선동적·선정적으로 흐른다. 그런 내용과 표현들이 빛의 속도로 전달되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나 ‘공동선’을 지향하는 사려깊은 토론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이념적·정치적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지도부 경선의 선두권 후보들은 SNS의 장점만 누렸지 이런 후유증을 책임진 적이 없다.

민주당이 향후 SNS를 통해 폭주할 시민의 날선 요구들을 ‘타협의 예술’이라는 정치과정으로 수용하는 것도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지난 2004년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진성당원과 네티즌들의 참여 수용이란 쇄신을 통해 국회 과반의석(152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승리의 동인은 곧장 족쇄가 됐다. 그해 12월 여야 지도부는 국가보안법 7조에서 단순 찬양고무는 삭제하고 적극적 선전·선동만 처벌하는 개정안에 합의했고, 열린우리당 중진들은 ‘우선 이 정도 개정하는 것도 진보’라며 합의를 지지했다. 그러나 진성당원과 열혈 네티즌을 의식한 강경파들이 ‘국보법 완전 폐지’만을 고집, 결국 개정은 무산됐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70만 시민들의 직접투표로 선출될 민주당 지도부가, 당론결정 과정에서도 시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한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제도권 정당으로서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의 직접 참여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눈앞의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득표용 전략으로 포퓰리즘적 정당개혁을 추진한다면 결국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다. 개혁의 결과도 함께 책임지겠다는 민주당의 진정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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