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 남기고 하는거 익숙치 않은데, 좋은 얘기도 아닌데 하려니까 더 막막하네요.
헤어진지 이제 3일입니다. 사실 헤어지자 라는 말에 직접적인 답, 저는 안 했는데.
아이는 그대로 끝으로 받아들였네요, 나는 그냥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없는 시간 쪼개서 어떻게든 닿아보려고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밤에 쓰면 너무 감정적일 것 같고, 그래서 아침부터 피씨방을 찾았네요.
누군가 보는 눈이 있으면 좀 더 절제하지 않을까, 그럼 덜 부담스럽겠지 싶어서요.
혹시 보고 있는 누군가가, 너를 포함해서 내 말투가 거슬린다면
이건 그냥 최대한 내가 감정을 억누르고 하는 말이라 그렇다고, 그냥 이해해주길 바래요.
원래 이렇게 말 자체가 건조하고 나도 건조하니까.
진짜 누가 봐도 무겁고 어두운 놈이었는데, 나를 그렇게 느끼진 않았었으면 싶네요.
그냥, 진짜 마지막이다 싶은 심정으로 쓰는 글이라서,
신파 같아도, 구질구질해 보여도, 감정낭비 같아 보여도 그냥 넘겨 줬으면 싶네요.
3일동안 생각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 이거니까, 길어도 읽어주길 바래.
말 놓을게요, 이제 너에게 하는 말이니까.
무슨 말 부터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 근데 가만히 있는건 진짜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이렇게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어.
내가 3일동안 느낀 바는 딱 이거야.
니가 지금 내 옆에 없는건 괜찮은데, 앞으로 내게 없을거는 못 견디겠다는거.
자주 만나지 못해서, 연락도 자주 못 줘서 그래서 나도 사실 신경 안 쓰인건 아니었어.
니가 힘들지 않을까, 꽤나 속이 여리고 그래도 나보다는 어린 넌데 괜찮을까.
니가 잘 버텨주겠다길래 얼마나 짠했는데. 잘 해주겠다면서, 근데 내가 그 말을 너무 믿었나봐.
너를 너무 믿어서 이렇게 있어선 안될 결과까지 갖고 오게 했네.
언제나 그래왔던 것 처럼
니 사진에 입맞추고 끌어안고 말걸고 웃어주고
그렇게 계속 혼자 사랑하면 되는데, 늘 해오던 일인데
이제 니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을거 생각하니까 그냥 슬프고 아픈거 그런 것도 모르겠고
아무 생각도 없어지고 아무것도 못하겠다.
펑펑 울 수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티내는 것도 할 수 없으니까.
웃고 고개 숙이고 돌아서고 몰래 눈물 닦고
그렇게 하루에 몇 번이나 화장실을 드나드는게, 이제는 눈치가 보여.
나는 몇 일에 한번 글자들로만 너를 보는것도 그냥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서
힘들다는 생각 한 번도 못 했어.
내가 힘들다고 했던건 그냥 다 외부적인 요인이었고, 너만 보면 그저 행복하고 너무 좋아서.
그냥 너만 보면 다 해결됐었어, 나는.
오늘이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내면 너랑 만날 날이 가까워지는 거니까, 그렇게 겼뎠어.
보고싶으면 엎드려서 니 생각만 하고
널 보면 뭘 해줄까, 무슨 말을 해줄까 하고.
나 원래 누구 만나면 사소한거 하나도 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고 그래.
말 할 때도 멋있는 말만 골라서 하고, 가끔 빈말도 하고.
근데 너한테는 그게 잘 안되더라.
너무 좋아서 감정 조절도 잘 안되고, 지독하게 계산적인 내가
겨우 두 세시간 너 볼 걸로 두 시간을 투자해서 버스타고 왔다갔다 하고.
계획이 다 틀어져도 그냥 기쁘고, 너무 행복하고 그랬어.
맨날 하려던 말도 까먹고.
한번 너 만나고 오면, 그걸로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이고 몇 달이고 버텨.
메일 받기 전까지만 해도 난 크리스마스하고 이브, 거기 기억속에 멈춰 살았어.
그냥 나는, 그 때 설레임 그대로 거의 한달이 행복했었어.
그때 니가 지었던 표정, 했던 말, 그런 것만 계속 무한 반복하면서.
날짜도 잊고 지냈어.
근데 니가, 단 몇 글자로 꿈을 깨놓더라.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 떨어졌는지도 모를 그런 나락, 추락, 그런거. 응.
나는, 솔직히, 헤어질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어.
딱 한번, 근데 그것도 그냥 혼자 슬며시 꺼냈다 접은거라 이렇게까지 너와 내 사이에
끝이라는 말이 오갈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같이 살자며.
안고 자자면서.
나 대학가고, 너 고등학생 되면, 시험기간에 도시락도 싸서 독서실에 같이 있어줘야지.
예쁜 옷 사서 깜짝 선물로 보내줘야지.
가끔 아무 말 없이 찾아가서 야자 째고 둘이 데이트 해야지.
맛있는 저녁 사줘야지 그랬는데.
왠지 우리 인정해 줄 것 같다는 생각, 너랑 살려면 진짜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
아니면 둘이 미국가서 살까 하는 생각.
대학 가면 정말 멋있게 꾸며서 니 폰 메인을 너와 내 사진으로 넣어줘야지 하는 생각.
나는 죄다 행복한 생각만 하고 있었고, 헤어질거라는거 진짜 어쩌다 한번 스쳐간 생각이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믿었어, 나는.
영원을 믿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내 상식 밖의 일이라고, 생각해 볼 가치조차 없는
너무도 터무니 없는 얘기라고.
힘들다며, 기다리는게 힘들다며.
왜 힘든지, 말해줄래.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거라면 진짜 노력할게.
곧 아이팟도 살거고, 안되면 친구한테 빌어서라도 매일 연락할게. 응?
나는 기다리는거 전혀 힘들지 않은데.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도 그렇다고 믿었으니까.
일년에 두 번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적어도 우리는 한달에 한 번은 봐왔으니까.
기다리는게 힘들다는거, 그렇다고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야.
근데 만약에, 그리움이나 외로움을 못 견뎌서 그런 거라면, 진짜 헤어지는건 아니야.
그립고 외롭다면, 그게 힘들 정도라면 너도 아직 나를 사랑한다는 거잖아. 그치?
가끔씩 흔들릴 수도 있어.
가뜩이나 사랑 많이 필요하고, 나에 비하면 니가 너무 아까우니까
잘 해줘야 한다는거 당연한데 니가 힘들만큼 내가 못 해준거, 내 잘못이란거 인정해.
근데, 진짜 금방이잖아, 이제.
2월되면 나 학교 다시 나갈거고, 매일 연락할 수 있고.
어떻게든 너 한번 만나러 가려고 했었어. 니 생일도 얼마 안 남았잖아.
아직 너한테 안경도 못 보내줬고, 반도 못 쓰고 끝맺어버린 일기장도 있어.
어둔운게 무서워서 스탠드 켜놓고 잔다길래 키티 조명등도 봐뒀고,
다음에는 꼭 이어폰 사줘야지. 못 불러준 노래 불러줘야지 했는데.
아직 못 준것도 너무 많고, 못 해준것도 너무 많아.
못 해준 말도 너무 많고.
아직 얼마나 너 사랑하는지도 못 말해줬는데.
늘 해줘야지, 해줘야지 하면서도 망설였어.
그래서 니가 많이 불안하고 서운했을거야, 알아, 미안해, 내가 보기보다 소심해.
아끼는게 아니었는데, 좀 더 열심히 표현해 줄 걸.
이제서야 그게 후회로 밀려오네.
남들 앞에서는 말을 참 잘하는 난데, 늘 니앞에만 서면 머리가 하얘져.
괜히 말투도 딱딱해지고, 내 맘대로 나오지도 않고.
그거 내가 얘기했나?
사랑한다고, 직접 말해준 거는 니가 처음이라는거.
니가 그랬듯이, 나한테도 니가 이전의 누구들과는 다른 존재라는거.
그러니까, 뭐라고 표현해야 될 지 모르겠다.
너무 늦은건 아닐까 싶어, 너무 예쁘고, 남들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너라서.
혹시나 벌써 다른 누가 생긴 건 아닐까, 지금 이 글을 띄우는 순간에도 일분 일초가 너무 길고
애가 타고, 정신이 없어.
웃다가도 눈물이 나고, 짜증내다가도 나고, 화내다가도 나고, 가만 있다가도 나고.
괜찮아 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더 심해져.
손이 떨리고 어지럽고 속이 메스껍고 또 너무 쓰려.
휘청거리다가 넘어지려고 한 게 몇 번인지 모르겠다.
내가 나를 잘 알지 못해서, 내 감정도 잘 몰라.
근데 아마, 지금 좀 많이 힘든 것 같다.
갑자기 큰 자극이 오면 뭐가 뭔지 모르는 것 처럼, 나도 그런 것 같아. 응.
고 3이 공부해야지, 그런 소리는 하지마.
나 니덕분에 희망 얻고, 다시 웃었고, 다시 일어섰어.
근데 그래놓고 가버리면 어떡해.
미안하다 해서 해결될 일 아니야, 이건.
너는.
이제 내가 싫어? 너무 아프게 했나, 내가.
싫다면, 싫어진 거면 내가 힘들어도 그냥 혼자 짊어질게.
근데 너는.
나 없는거 힘들진 않고?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나는 지금 미친듯이 후회중이라서.
왜 그 때 바로 못 잡았을까, 왜 내가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기댈 수 없을 것 처럼 보이면 내가 더 자세를 낮출게.
내가 먼저 가서 너 끌어안을게.
어려우면 좀 더 쉬워지고, 니가 원래 니 성격 나올까 걱정이라는거,
그런것도 필요없어.
너랑 나 퉁치고 다시 시작하자.
나 원래 그렇게 강하고 멋있기만 한 놈 아냐, 그냥 좀 다정하고
안아주고 그런거 좋아하는 성격이야.
나도 원래대로 할게, 조금 더 편해지자.
어깨에 힘 빼고, 서로 더 진실되자.
그러면 되잖아, 응?
니가 나보다 어리니까, 충분히 응석 부려도 되고, 징징대도 되.
울어도 되고, 짜증 나한테 내도 되고, 화내도 되.
무슨 말을 해야 도리 지 모르겟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너 못 보내겠다.
처음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진짜 총 맞은 것 같아서
그냥 모범 답안인 듯 싶은 말만 했는데 그게 정답이 아닌 것 같더라.
나는 너 아니면 안 돼, 적어도 나는 그래.
다시 시작하자, 우리.
넌 웃는게 제일 예쁘지만, 짜증내는 것도 예쁘고, 화내는 것도 예뻐.
슬퍼하는 것도 예쁠 것 같도, 우는 것도 예쁠 것 같아.
어떤 모습으로 와도 괜찮으니까, 그냥 다시 오기만 해.
거짓말, 빈말 그런거 아니고, 너는 모든게 다 예뻐.
겉으로만 보이는 그런 아름다운 말고, 그냥 이유없이 좋은 그런거.
그러니까, 저번처럼 그냥 니가 생각이 짧았다고, 하면서 돌아와.
처음부터 안 붙잡은 나도 참 생각이 짧았다.
사랑해,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