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민하다가 이렇게 글을 올려봐요.
혹시 지나가다 이 글을 보사는 분 있으시면
조언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
다른 게 아니라 전에도 두 분이
소리를 높이시는 일이 가끔 가다가 있었는데,
요새는 횟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전에는 안 그러셨는데
작년 말부터 싸울 때마다 매번 아빠가... 욕을 하십니다.
시발년 개같은년 저번에는 ㅈ같은년 같이
제가 들어도 심하다고 생각하는 욕도 서슴지 않고 하셔서
아 이 분이 내가 알던 진짜 아빠라는 사람이 맞나. 하고 생각이 들어요.
또 손에 들고있던 물건을 엄마한테 던지려는 행동를 취한다던가,
부엌에 있는 식탁 의자를 들어서 던지려고 하세요.
사실 다른 집들도 다 그렇겠지만
저희 집도 옛날에 좀 힘든 일이 있었는데요.
아빠가 은행원이셨다가 IMF때 은행원을 그만두고 돈이 좀 있으니까 사업을 하셨어요.
근데 사업이 결국 망했고 생활비까지도 빚 내서 생활하고 그랬대요.
어찌어찌 힘들게 집을 팔고 빚을 갚고 지금 살고 있는 이 지역에 왔고,
아빠는 저희 외삼촌의 소개로 면접을 봐서
공단의 준공무원으로 일자리를 잡으셨어요.
처음 이 지역에 왔을 때, 5층짜리 아파트 1층 전세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좋은 위치에 있는 아파트 10층이 저희 집일 정도로
두 분이 옛날에는 정말 합심해서 돈 살뜰히 모으고 그러셨거든요.
근데 아빠가 2~3년 전에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셨어요.
거기서 주식을 배우셨나봐요. 이것저것 책도 사보고 강의도 듣고
처음에는 몇 종목으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몇 천 정도 버셨던 것 같은데
거듭 손해가 나서 지금은 그냥 조금 마이너스나 손해는 안 본 정도인 것 같고
이제는 그냥 가격이 낮은 주식들을 대상으로 소액투자만 하시는 것 같아요.
주식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장이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에 끝이 나거든요. 그래서 아빠가 휴가 쓰셨을 때 저도 몇 번 봤는데
그냥 정말... 모니터 앞에만 붙어 계시더라구요.
컴퓨터 게임 하는 것처럼 밥도 대충 빨리 드시고, 별로 좋은 인상은 못 받았어요.
또, 다른 지역에 계실 때 아빠가 졸업한 대학교 동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대학원에 등록하면 안되겠냐고
엄마랑 상의하시고 얼마 후에 등록을 했어요.
근데 졸업을 2년인가 앞두고 다시 저희 가족 아파트 있는 지역으로
발령이 나셨거든요. 그래서 일 마치고 저녁에 운전하면서 가서 수업듣고,
또 늦게 운전해서 다시 집으로 오고 그러셨어요.
한 번은 제가 늦게 들어온 아빠가 좀 안쓰러워서,
아빠, 대학원에 들어갔으면 공부를 하는 목표가 뭐야? 하고 물었더니
인맥 쌓고 사람을 만나려고 들어갔다고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그 때 정말 황당하고 좀 없어보인다고 해야하나? 굳이 그 이유 때문에
힘들게 왔다 갔다 해야한다니.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번은 제가 또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대학원 등록금도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저 정말 그렇게 비싼줄 몰랐습니다.
빚 갚는다고 힘들다고 엄마가 하시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제서야 이해가 가더라구요.
인맥 쌓으러 들어갔다는 그 말이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아빠에 대해서 생각을 다시 해 보는 계기가 되는 일이었어요.
인맥 쌓고 사람 만나기, 아니면 지적 허영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고.
아빠는 작년에 대학원 졸업은 하셨어요. 아직도 빚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아빠 이야기를 했으니까 엄마 이야기도 해야겠죠.
저희 엄마는 시집 올 때부터 고부갈등으로 속이 타들어 가고 계세요.
두 분 선보고 결혼하셨고, 할머니가 진짜 저 임신하셨을 때도
찬물에 빨래 시키고 그랬다고 하세요. 온갖 이년저년 막말도 하고요.
이정도면 아시겠죠. 공부하느라 세상 물정을 잘 몰랐던 엄마는
대꾸도 못하고 맨날 울기만 하셨대요. 저 가지고 자살할 생각도 하셨다고 하세요.
사업 실패하고 아빠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잠깐 다른 지역에 일자리 구해보라고 내려보내고
혼자 빚 갚느라고 많이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솔직히 할머니가 뭘 많이 아셨을 것 같진 않아요.
그래서 지금도 아빠랑 둘이서 이야기 할 때 할머니보고 할매, 할매 하시고
별로 말을 곱게는 안하세요.
어렸을 때는 이런 말이 듣기 거북했지만 크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좀 이해가 가는 것 같다고 느껴요.
할머니는 이 곳으로 저희 가족이 이사온 이후에도
계속 원래 살던 곳에 살고 계셨는데
아파트 10층으로 이사오고 난 뒤에 할머니가 이 곳에 이사를 오셨어요.
그 5층짜리 아파트에요.
이제는 엄마가 할머니께 제법 할 말도 하고
별로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 같지만, 그래도 명절 때마다
할머니가 왔다 가시면 피곤하고 몸이 아픈 것 같다며 꼭 앓아 누으세요.
지금 저희 남매한테 할머니는 매번 용돈도 주시고, 잘 해주시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들어 온 것 때문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할머니하고는 아무래도 점점 어색해지는 것 같아요.
고부갈등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과거 힘든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희 엄마가 옛날에는 히스테리? 같은 게 좀 있으셨어요.
저희가 잘못하면 체벌을 좀 심하게 하고 과음도 막 지르시고 그랬는데
10층 아파트로 이사오고 나서는 뜸하더니 이젠 동생이 잘못하면
그래도 대화로 푸려고 하시네요. 체벌하는 모습을 한동안 못 봤어요.
가끔 동생이 그 때 엄마가 미웠다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면
엄마도 그 땐 엄마가 미안해. 하시면서 씁쓸하게 웃으세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는 우울증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다고 하시네요.
엄마가 고부갈등으로 힘들 때 아빠는 뭐하셨나구요?
한 번은 엄마 아빠가 할머니 때문에 싸울 때
제가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 글 읽으니까 고부갈등 있을 때는
남편이 중간에서 잘 조절해 주는 사람이 많던데, 아빠는 뭐야?
하니까 옛날에는 할머니같은 시어머니들이 많았다고 그러셨네요.
제가 올해만 지나면 내년에는 대학교에 입학하는데,
요새 뉴스에서도 그렇고 다들 등록금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하잖아요.
근데 위에서도 제가 말했듯이 아빠 대학원이랑 또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옛날에 했던 사업에 관련된 일인것 같은데,
아빠 월급을 차압하려고 하는 저축은행에 빚을 갚은 적이 있어요.
이건 한 3년 전 쯤 일인 것 같구요.
그래서 얼핏 들은게, 집에 저축해 놓은 돈이 많이 없어서,
제 등록금을 대고 나면 두 분 노후자금이 걱정되는 상태라고 하십니다.
또 동생도 자라고 있구요.
예전에는 엄마가 일을 안 하시고 집에서 살림만 하셨는데, 2년 전부터
동생 초등학교에 배식하러 아르바이트 비슷하게 가고 계세요.
아무리 아르바이트라고 해도, 집안일이랑 병행하면 그래도 더 많이 힘드실텐데
그냥 운동하는 셈치고 나가서
너희 먹고 싶은 거라도 하나 더 사줄거라는 엄마 말에 가슴이 너무 먹먹했어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그 돈을 모으고, 또 아빠 월급 받은 걸로
최대한 저축하면서 생활하면서 돈을 모아
300만 원? 400만 원?을 아빠한테 대학원 등록금 갚으라고 드렸는데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주식하는데 쓰셨다고 하네요.
거기다가 이것도 주식하느라고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맞는 것 같아요.)
회사에 대부?를 쓰셨다고 들었어요.
엄마는 당연히 난리가 났죠. 이 일로 두 분이 싸우시고
어찌어찌해서 아빠가 그 돈을 전부 다시 엄마한테 드리고
엄마가 직접 은행에 가셔서 갚으셨어요.
그 이후로 엄마는 아빠가 더이상 못 미덥다고 하세요.
방금도 욕하면서 싸우셨네요.
동생이 설 지나면 초등학생 6학년이 되는데요,아무래도
남자아이고 또 방학이다보니까 컴퓨터 게임 하는게 좀 많이 심했어요.
그 전에도 컴퓨터 시간 때문에 부모님이 한 소리씩 하고 그랬는데
오늘은 엄마가 혼을 내셨어요.
근데 엄마가 혼을 내시면서 지 아빠가 컴퓨터를 많이 하니까 자식도 그런다.
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아빠가 안방 문을 열고 나오더니
대뜸 내가 뭐했는데 시발년아 이러시네요.
아빠 입장에서는 가만히 티비만 보고 있었는데 왜 걸고 넘어지냐 이거겠죠.
근데 솔직히 이번 주에 휴가를 쓰시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내내 주식 하셨거든요. 그거 끝나면 자거나 티비보고.
딸인 제가 보기에도 좀 그만하고 다른거 하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엄마가 참다가 그러셨던 것 같은데.
시발년 개같은년 미친년
저도 이젠 제 친구들도 자제하는 욕을 쓰면서 식탁 의자를 들더니
엄마를 치려는 자세를 취하더라구요. 깜짝 놀랐습니다.
잠깐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다가 아빠는 안방 문을 닫고 들어갔어요.
근데 저희 엄마가 한 번 화나시면 딱 그 시점에서 그만하지 않고
그 뒤에도 조금 있다가 두, 세번 더 혼잣말처럼? 그 일을 언급하시는 그런 게 있으세요.
부엌에서 그러니까 아빠가 다시 나와서 또 미친년 개같은년...
얼마 뒤면 설날이라서 집에 할머니도 계시는데도요.
저는 할머니 앞에서도 이런 쌍욕을 내뱉는다는거에 대해
정말 놀라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좀 전에 제가 큰 맘 먹고 용기를 내서 아빠만 있는 안방에 들어가서
아빠, 아무리 싸워도 욕은 하지마세요.
아무리 엄마가 잘못했다고 해도 욕은 하는거 아니에요.
동생이 보고 배울까 겁나요. 라고 하니까
저 시발년이 지금 정신이 나간 년이야. 지금 뭘 잘못하고 있어.
라고 하네요. 제가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아빠가 더 정신나간 것 같다고 안방 문을 닫고 나왔는데
눈물만 납니다... 저는 도데체 이 분이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알아갈수록,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아빠라는 사람이 너무 한심합니다. 지금도 다 쓰고 보니까 화가 나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가 이런 대접을 받을 분은 아닌것 같아서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현명한 토커님들,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드릴게요.
너무 심한 욕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아빠라는 생각의 끈이 가느다랗게 있어서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