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공상 과학 소설[영화]의 요점은 '과학적인 상상'
이라는데에 있다. '과학적' 이라는 단어를 조금 너그럽게
사용해서, 논리적인 상상은 모두 SF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맨 프럼 어스는 영화 내내 우주선은 커녕 컴퓨터 한대 등장하지
않는, 심지어 한시간 반동안 집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말 그대로 '말'만 하는 영화다.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특별한 장치 없이 잘 짜여진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SF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정확한 지적이다.
극중에 나왔던 여러가지 인간상 중 종교인(특히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 영화는 다분히 신성모독이다. 따라서 애초에
종교인이 이 영화를 본다면 도저히 타협 자체가 불가능한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짜 묘미는, 단순히 내용으로써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SF를 공격하는 새로운 SF의 방식이다.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영화가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무엇이 SF인지, SF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본다면 불쾌하고 유쾌한 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