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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 자전거여행 시즌 1 - [~D+48] 스페인 1편 - 산의 나라, 스페인 신고식

저희 동내는 눈발이 꽤 날리는군요.

밤에는 스키나 타고 와야겠어요 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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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3. 스페인 이동경로]

스페인지도
GPS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이동경로가 100%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첨부합니다.

 

[4월 16일, 여행 47일차, 맑음]

 

일어나서 짐을 정리한 후 산 세바스티앙을 다시 둘러보기 위해 내려온다. 밝은 낮에 본 도시는 어제 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뭔가 등이 엄청나게 켜지고 취객이 돌아다니던 유흥지에서 오래된 항구 도시같은 느낌으로 변해있다. 일단 관광 안내센터에서 지도와 설명을 듣고 관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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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빌딩 하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기자기 한 맛이 있다.

 

산 세바스티앙(정식명칭 Donostia-San Sebastian)은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기푸스코아 지방의 주도로 약 20만명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는 제법 큰 도시이다. 시청과 광장, 대성당 등 멋진 건물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골목 골목 어제 들어가고 싶었던 선술집들이 많이 보인다. 펍 앞의 청소하고 있는 길을 걷고 있으니 어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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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 국가인 스페인다운 웅장하던 대성당(Cathedral)

 

해변으로 나가보니 아직 정오도 되지 않은 시간인데도 벌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자전거를 세우고 물 근처로 가본다. 물이 엄청나게 맑고, 색은 에메랄드 빛이다. 앞의 섬들이 자연적으로 방파제의 역할을 하는 듯 파도도 잔잔하니 놀기 딱 좋다. 반나절을 둘러보고 이제 다음 목적지로 이동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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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나라 스페인. 해변에서도 축구판이 벌어져있다.

 

일단 메일체크를 위해 아이팟을 들고 맥도날드로 이동하려 하는데 와이파이가 잡혀버린다. 길 한가운데 이지만 이미 얼굴에 철판깐지 오래이고, 경로상 맥도날드 방향이 돌아가는 것이기에 자리를 펴고 넷북을 꺼내 메일을 체크한다. 몇 일 전에 웜샤워를 통해 구했던 게스트 신청 메일에 답장이 와있다. 그 때 2통을 보냈었는데 그 중에 이 곳에서 가까운 비토리아 Vitoria 에서 답장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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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한 구석에 자리를 깔고 인터넷을 한다. 남의 시선을 신경쓰면 할 것도 못 하게 된다.

 

계획 상 으로는 빌바오 Bilbao를 거쳐서 내려가려고 했는데 지도와 거리를 보니 직선으로 가면 오늘 도착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빌바오도 관광지로 유명하고 큰 도시이지만 일정 문제도 있고 괜히 마음이 조급해 진다. (쉔겐조약으로 인해 조약국 내에서는 90일 밖에 시간이 없음. 조약국은 서유럽 대부분의 나라로 유럽의 절반 이상이다.)

 

일단 호스트에게 전화를 하여 내일이 편한지 모래가 편한지 물어보기로 결정, 전화를 한다. 다행히 호스트가 전화를 받았다. 자신은 아무 때나 상관 없지만 그래도 일요일 저녁이 조금 더 편할 것이라고, 그리고 오늘 밤에 자신의 집에서 파티가 있는 데 올 수 있다면 오늘 오는 게 최고라고 한다. 오잉? 파티? 아까 네비로 본 거리로는 110km정도. 지금은 11시 정도로 갈 만한 거리이다. 오늘 도착 해보겠다고 말한 후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출발한다. 파티생각에 빌바오는 가볍게 패스! 달린다.

 

도시를 빠져나가니 자동차가 다니는 길은 전용도로로 자전거가 갈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언덕길에 진입한다. 달려도 달려도 언덕이다. 산 아래로 자동차 전용도로가 보인다. 파티를 생각하며 달리고 또 달리지만 언덕의 경사가 만만치가 않다. 거기다 실컷 올라가면 다시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고를 반복하며 진행이 안된다. 프랑스에서 만났던 그 친구가 말했던 Tough 한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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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용도로는 직선, 자전거 길은 능선. 다리를 건너고 다시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조금 달리다가 보니 쓰래기장에 깃발로 쓰면 괜찮을 듯 한 천이 보인다. 몇 일 전부터 깃대만 달고 깃발로 쓸만한 천을 찾아 다녔는데 딱 좋은 듯 하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챙겨둔다. 오늘 밤에는 깃발을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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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색 천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보자마자 이거다 하는 느낌이 왔다.

 

네비에 나온 길을 따라 진행한다. 아무 생각 없이 오르막 내르막을 반복하며 달린다. 그렇게 가다 보니 갑자기 길이 없어졌다. 포장된 길을 달리고 있었는데 비포장 도로로 바뀌고 이상한 산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주변은 민가도 안보이고 황당할 뿐이다. 돌아갈까 고민하다가 네비를 살펴보니 방향으로 봤을 때 이 산만 넘으면 다시 길이 나올 듯 하다. 오늘 비토리아까지 갈라면 갈 길이 먼데 돌아갈 수는 없다. 이렇게 된 것 끝까지 가보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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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길 내르막 길. 무한 루프.

 

산 정상까지 올라가니 경치는 정말 좋다. 멀리는 바다가 보이고 초원에는 소가 풀을 뜯어 먹고 있다. 금방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던 길은 몇 시간을 달려도 보이지 않는다. 미터계를 보니 몇 시간을 달렸지만 60km정도 밖에 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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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던 소들. 하지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산에서 헤매이다 드디어 큰 길로 나오게 되었다. 꽤 큰 마을이 보이길래 들어가 본다. 산 세바스티앙을 떠나자 마자 산으로 진입해서 장장 7시간 만에 만나는 문명이다. 시간은 어느 덧 6시. 네비를 검색해 보니 이 곳 부터 오늘의 목적지 이던 비토리아 까지는 60km 정도가 남았다. 라이딩 가능한 시간은 3시간 정도나 되지만 아무래도 체력도 그렇고 오늘 들어가는 것은 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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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길로 나와도 산을 넘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오늘의 호스트인 시몬에게 전화하여 사정을 설명하고 내일 쯤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친구는 많이 걱정하며 길을 못 찾겠으면 자기가 픽업을 나가 주겠다고 한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거의 다 왔고 내일 꼭 들어가겠다고 말한다. 전화 통화를 끝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잘 곳을 찾아 본다. 어짜피 60km 정도밖에 안 남았기에 오늘은 이 주변에서 좀 푹 쉬어야 겠다.

 

마을 마켓에서 부식을 조금 사서 나온다. 잘 곳을 찾아보지만 마땅한 곳이 보이질 않는다. 주변이 다 산이니 산으로 들어가서 자기로 결정. 적당한 곳에 자리를 펴고 들어간다. 침낭을 깔고 누우니 다리가 아직도 후들거리는 느낌이다. 오늘은 정말 여행 시작하고 가장 힘들던 하루였다. 5~600m의 고개를 오르락 내르락 몇 번을 한건지 모르겠다. 멍하니 누워있다가 바로 잠이 든다.

 

1. 이동San Sebastian에서Azkoitia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83.80 km / 6:18 h누적거리 : 4295.12 km3. 사용경비

커피 : 1.25 유로
쿠키 : 1.95 유로
부식 : 4.18 유로

총 : 7.38 유로4. 잠자리Azkoitia 근처 계곡 옆 작은 공터, 텐트5. 상태이상콧물이 조금 남

 

 

[4월 17일, 여행 48일차, 맑음]

 

깊은 밤 새벽. 자는 데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집중해 보니 동물이 뭔가를 뜯어 먹는 소리이다. 생각해 보니 어제 빵과 소세지를 텐트 밖에 두었던 것이 기억났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 근처에서 캠핑할 때 빵을 텐트 밖에 두고 잤더니 아침에 없어졌던 일이 생각난다. 하지만 너무 피곤하고 귀찮아서 다시 그냥 잠든다. 갸들(?)도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너그럽게 인심을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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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를 많이 기울이지 못한 어제의 잠자리.

 

아침에 일어나 어제의 피해를 점검해 본다. 어제 나의 캠프를 습격(?)했던 놈들은 작은 다람쥐과의 동물 이었나 보다. 빵과 소세지가 조금씩 없어져 있다. 먹을라면 다 먹고가지, 먹지도 못하게 먹다 남기고 갔다. 야생 동물의 병균등으로 감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빵과 소세지를 버리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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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사실 경미하다. 다람쥐들도 맛이 없던지 버리고 간 소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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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도 좀 털렸다.

 

뒤숭숭하던 잠자리를 정리하고 비토리아(Vitoria)로 향한다. 네비는 오늘도 나를 산으로 인도한다. 길이 원래 이런 것인지 네비가 내 체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초행인 이 여행길에서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역시 네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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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는 몰랐지만 유럽에서 스페인은 스위스 다음으로 평균 고도가 높은 고산 국가이다.

 

마을을 몇 개 지나는 동안 이상하게 열려있는 마트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별 생각 없이 다음 마을로 이동하는데 경찰이 길을 막는다. 나는 여행자라고 설명하고 이동하려 하는데 고개만 끄덕이더니 다시 길을 막는다. 경찰이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는데 알고보니 자전거 경기 중이라고 가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관심도 가고 흥미도 생긴다. 둘러보니 나 외에도 교통 통제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자동차도 길 한쪽으로 모두 세우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불만이 있을 법도 한데 대규모 행사 인 듯 하다. 영어가 통하는 행인이 보여 대화를 나눠 보니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ce)같은 자전거 레이스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국내 대회로 유명한 선수들도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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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던 사람들이 전부 차를 세우고 응원을 한다. 생소하면서도 멋진 장면이다.

 

조금 기다리니 선두그룹이 달려온다. 엄청난 속도이다. 눈 앞에서 로드 바이크 경주를 본 것은 프랑스에 이어 2번째 인데, 1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봐서 그런지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처럼, 자전거가 지나가는 데 바람이 불어온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박수를 쳐준다. 상당히 멋진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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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에서나 보는 다리 모양. 자리를 잘못 잡아서 선두 선수가 나를 정말 스치듯 지나갔다.

 

선수들이 모두 지나가고 교통통제가 풀린다. 나도 이동하기 시작한다. 달리는 데 아까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던 관중들이 나에게 박수를 쳐주며 몇몇은 Japon 을 외친다. 아… 나 참…. 나에게 향하던 박수에 기분이 좋다가 묘한 느낌이 생긴다. 여행을 하면서 얼마나 더 일본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일까? 북미에서는 그래도 한국이 꽤나 알려져 있다는 느낌인데 유럽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듯 하다.

 

오늘은 라이딩 거리가 적기에 여유를 부리며 달려본다. 길가다가 괜찮은 넓은 공터(사실은 안쓰는 주차장)가 보여 불을 피우고 어제 끓여먹으려고 샀던 닭고기를 궈먹는다. 어제 구했던 천으로 깃발도 만들어 달고, 텐트도 말리고 짐도 한번 정리해 본다. 깃발은 밴쿠버에서 원래 준비했던 깃발과 유사하게 괜찮은 모양이 나왔다. 깃발을 달고 나니 이제 진짜 준비가 된 자전거 여행자인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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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통과할 때 마다 인사말을 하나씩 늘려가려는 것이 계획이다.

 

시간을 조금 보내다가 비토리아에 도착하니 3시 경이다. 오늘의 호스트 시몬과 통화 한 후 역에서 그를 만나 집으로 간다. 시몬은 이태리 친구로 스페인에서 이태리어를 가르치고 있다. 29살로 영어, 스페인어, 이태리어, 프랑스어 까지 가능한 멋진 친구였다. 웜샤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과거 자신들도 여행을 해봤기에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의 느낌과 심정이 어떠한지 잘 알고, 이야기도 잘 통한다. 이 친구 역시 과거 스페인 부터 이태리 자기 집까지의 자전거 여행을 해 본 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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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릴까 말까 하다가… 시몬 얼굴이 나온 사진이 이것 밖에 없다. (-.-;;)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제 파티 이야기가 나왔다. 어제 술을 너무 과하게 먹어서 아직도 어지럽다고, 자기가 대학생들과 같이 사는 이유는 파티를 좋아해서 라고 한다. 이 나라나 저 나라나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남자의 본능인가 보다. 파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제는 광란의 밤이었다고 한다. 어제 도착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맥주를 좀 사다가 그의 룸메이트들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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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이 생각나던 시몬의 룸메이트가 디자인(?) 한 거실. 나름 예술적(?) 이다.

 

1. 이동Azkoita에서Vitoria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71.59 km / 4:59 h누적거리 : 4366.71 km3. 사용경비맥도날드 치킨버거, 커피 : 2 유로총 : 2 유로4. 잠자리Vitoria, 시몬의 집5. 상태이상콧물, 꽃가루 알러지 느낌


[~D+48] 스페인 1편 - 산의 나라, 스페인 신고식[~D+46] 프랑스 7편 - 산을 넘어 스페인으로! 프랑스 안녕![~D+44] 프랑스 6편 - 보르도와 그리고 거대한 모래사구 Dune du Pyla[~D+42] 프랑스 5편 - 보르도까지 달려보자. 150km 달리기![~D+40] 프랑스 4편 - 우연한 행운, 낭뜨와 일드레[~D+38] 프랑스 3편 - 샤또와 양조장의 관계는?[~D+36] 프랑스 2편 - 다시 만난 성효 형과 길거리 마술 공연 묻어가기[~D+33] 프랑스 1편 - 몬트레윌에서 생긴 일[~D+30] 영국 2편 - 런던에서 도버로, 도버에서 유럽본토로![~D+28] 영국 1편 - 유럽입성! 난데없이 런던에서 시작된 렌트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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