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너무 충동적인 게 아닌지.... 조언이 필요합니다. 꼭 좀 냉정한 조언 부탁드려요.
저랑 남친은 1살 차이 대학생 커플입니다. 아 남친은 요번에 졸업하고 대학원 들어가구요.
남친이랑 만난지 6개월 됐고, 마지막으로 만난지는 한달정도 됐습니다.
제가 사정이 있어서 집에서 장기요양 중입니다.
이번에 모친상을 당한 남친의 친구는 남친과 매우 친한 사이입니다.
남친이랑 아주 친한 오빠들이 5명(고등학교 동창들)있는데, 그 중 한명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겁니다.
건강이 안좋으신걸 저도 예전부터 들었기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참 마음 아프고 그랬습니다.
그 오빠랑도 안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저, 남친, 오빠친구들이랑 같이 밥먹은 적이 한 번 있고, 술도 두 번 마신 적 있습니다.
남친이랑 남친친구들 모두 술자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어쨌든 어제 남친이 저에게 그 오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전화를 해줘서 그 사실을 알게됐고,
저는 제가 지금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니 저 대신 조의금을 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남친이 저한테 자기 계좌번호를 알려줘서 제가 5만원을 이체시키고,
남친이 저 대신 조의금을 내줬습니다.
사실 안면도 있고, 남친이 워낙 가족처럼 여기는 오빠라서 10만원 해야될 거 같았는데...
남친이 얼마전에 저한테 와콤 뱀부라는 걸 갖고 싶다고 얘기했었거든요.
(이름이 이상하죠..ㅠㅠ 태블릿에 사용하는 필기하는 기계? 같은건데 저도 첨들었어요ㅠㅠ)
저한테 뱀부얘기를 두번이나 꺼냈는데, 말투가 진짜 갖고싶어하는 것 같아서 알아보니까 30만원이 넘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사주려면 제가 지금 여유가 별로 없어서 5만원만 했어요.
상갓집에 조의금 내는 게 처음이기도 하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5만원만 해서 남친 친구들이 그랬나싶기도 하고...
어쨌든 그리고나서 쫌 전에 남친한테 전화가 온거에요.
남친이 말한 걸 옮기면,
어제 너 안온다고 애들이 왜 안오냐고 뭐라하길래
요새 아프고 몸이 안좋아서 나도 못본지 꽤 됐다고 얘기했는데,
애들이 저녁에 또 계속 많이 아픈거 아니면 그냥 오라고 하라고,
누구는 부산에서도 올라오는데 코앞에서 안오는 게 말이 되냐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너 라섹해서 눈에 붕대감고 있다고 했어.
처음에 저 말을 듣고는 웃었어요.
라섹하고 붕대감았다는 말이 웃겨서요. 라섹은 제가 예전에 했던건데 일상생활 가능한 수술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라섹하고 붕대감는 사람이 어딨냐 그랬더니 자기가 아는 바로는 붕대 감는거래요^^;;;;;;;;
그 말 듣고 피식 웃고나서 생각해보니까 갑자기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아파서 갈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말했는데,
남친 친구들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오라고 했다는 게 갑자기 너무너무 섭섭했어요.
앞에서 말했다시피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얼굴도 알면서 계속 그랬다는 게 진짜 갑자기 확 섭섭했어요.
제가 괜히 경조사 빠질 성격은 아니란 거 충분히 알면서....
(그런데 제가 남친이랑 전화할 때 잠을 못잔지 22시간째였어서
제정신이 아니라서 더 섭섭했던 걸수도 있어요.. 그래서 조언이 필요합니다.)
일단은, '계속' 그렇게 얘기했다는 거에 대해서 1차적으로 섭섭했구요.
'누구'랑 비교를 했다는 사실이 좀 꽁기꽁기? 했어요.
왜냐면 남친이랑 아주 친한 5명이 남녀공학 고등학교 동창들인데
'누구'는 그 중 한명의 부인이자, 부인이 아니라도 원래 같이 어울려지낸 고등학교 동창이거든요.
사실 그 정도 사이이면, 저라도 부산에서 올라왔을 거에요. 물론 제가 건강하다는 가정하에서요.
그런데 거기에 비교를 하는 건...
전 지금 집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게다가 남친이랑 만난지 이제 6개월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좀 격앙된 목소리로
"오빠들 너무 하는 거 아냐? 나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프다는데 왜 계속 오라고 해?
나도 못가는 게 미안하고 마음 안좋아서 일부러 조의금 꼭 내달라고 한거잖아.
그리고 그 언니랑 나를 비교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이랬어요. 근데 제가 화를 내니까 남친 목소리 갑자기 확 차가워지면서
"뭘 계속그래 그냥 한번 더 물어본거뿐이야. 걔네가 너한테 나쁜 소리한 것도 아닌데 너 과민반응 아냐?"
이러는 거에요. 자기도 기분 나쁘다면서......
분명히 처음 말할때는 '계속' 뭐라고뭐라고 했다고 그래놓고선
갑자기 아니라고 말 바꾸고, 왜 말바꾸냐고 하니까 내가 언제그랬냐고 신경질 내고...
그래서 제가 그래도 나 기분 나쁘다고, 사람마다 사정이 있을 수 있는 건데 너무한 거 아니냐고 했더니
야 전화끊자... 이래요.
(사실 이 사이에 남친은 저보고 계속 뭐라 하고, 저도 욕한번 하고, 그랬는데 조금 길어서 생략..)
제가 원했던 건 남친이 친구가 아니라 제 편을 좀 들어주는거였는데..
맞아, 우리 애기 못오는 걸 어떡해~ 걔네들이 나빴어 그치.
이랬다면 헤어지지 않았을텐데....
원래 남친이 자기 친구들에 대해 입바른 소리 하는 거 절대 못보거든요.
예전에도 한 번 헤어지기 직전까지 간 적 있어요.. 남친은 자기 친구들을 진짜 가족처럼 여겨서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오빠 친구들이 나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는 거 같은데...
오빠 친구들의 여친들은 (다들 사귄지 5~6년 되고, 심지어 결혼한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다들 부부같잖아.
나랑 다르게 오빠 친구들이랑 여친들이랑은 서로 진짜 오랫동안 봐왔으니까.
그래서 나한테까지 와이프로서의 역할을 원하는 거 같은데 물론 우리가 사랑하는 건 맞지만,
우린 아직 그렇게 오래 만난 사이도 아니고 나도 내 사정이 있으니까...)"
저기 괄호() 안의 얘기는 못했어요.
얘기하고 있는데 "야 뭐가 잘못돼??? 누가 너보고 뭐래? 전화하지말자~" 하더니 끊어버리더라구요.
그것도 막 큰소리로 제 말을 자르면서요..
누가 잘못됐다는게 아니라, 저에 대한 인식이 좀 잘못된 거 같다고 얘기한 건데.. 휴.....
그래서 저도 아까는 진짜 열받아서 "관둬 때려쳐"라고 문자 보냈어요.
하.... 써놓고 보니 진짜 한심한 이유로 헤어지는 거 같네요.
그런데 사실 요즘엔 자주 삐걱거리기도 했고, 저도 힘들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금은 진짜 이대로 헤어지는 게 낫겠다 싶은데
또 이렇게 쉽게 등돌릴 만큼 덜 사랑하진 않았거든요.
예전엔 진짜 좋았는데, 요즘엔 자꾸 실망을 하게 되고...
어떡해야 하나요.... 남친한테는 답장이 없습니다. 남친도 이대로 헤어짐을 생각하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