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할머니와 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는 말하고싶은데
마땅한 카테고리가없어 결시친에 올려봅니다.
우리 할머니는 아빠의 어머니로 친할머니 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이혼후 제가 갓난아기때부터 우리 둘을 길러주셨습니다.
할머니시대의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그렇지만 손녀딸보다는 손주에게 더 많은 신경을쓰셨지요
물론 저를 사랑하지 않으셨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할머니의 사랑이 향하는 방향이 조금 더 오빠에게 비틀어져 있었을 뿐이니까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제가 어렸을때 이혼하셨다고 합니다.
이혼직후 2살이전에는 저 혼자 친척집에 맞겨져 자랐다고해요.
다시 어머니와 아버지가 재결합하시고 다시 이혼하실때는 어머니께서 양육권을 주장하셨지만
할머니께서 반대하시며 딸인 저만 데려가라고 하셨답니다.
얼마나 엄마와 함께살았는지는 정확히 기억이안나구요.
엄마가 저를 외숙모집에 맞겨놓고 회사를 다니셨는데, 외숙모와 외숙모의 딸이 저를 조금 구박했어요
외숙모는 항상 딸에게 저를 꼬집고 때리라고 시켰고 그때 얼굴에 난 상처가 아직도 있네요
동네 아주머니가 준 아이스크림 등을 빼앗아 먹지 못하게하기도했구요...
외출할때는 저를 집에 가둬놓고 대문을 잠구고 나가기도 하셨구요.
그래서 제가 5살쯤에 집에가고싶다며 엉엉 울며 엄마에게 말했던것같아요.
엄마도 여자힘으로 혼자 저를 기르기 힘에 부쳤던거겠죠...
다시 할머니집으로 돌아온후에 잠이들었다가 깨보니 엄마는 이미 가버리고 없었구요
그렇게 다시 할머니와 오빠와 제가 함께 살게되었어요
조손가정의 일반적인 어려움은 물론 경제적인것이기 때문에
항상 오빠의 옷을 물려입거나, 단칸방에서 한겨울에 내복에 잠바까지 껴입고 잠이들거나 하는건
저에게는 당연한일이였고 그다지 어렵다고 생각하지않았어요.
제게 상처가되었던건 오빠는 누릴수있고 나는 할수없는일들 때문이였어요.
할머니는 매일 오빠의 책가방을 챙겨주고 학교에 갈때 데려다주고 하교할때는 데리러가셨어요.
저는 찻길을 2번이나 건너야하는 유치원을 혼자 등하교했구요.
집에 있는 음식을 말없이 먹으면 오빠 먹을건데 내가먹었다며 혼나는 일은 한두번이아니구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날 혼자 집에오는데 어린나이에 뭣도 모르고 그냥 눈물이 나더라구요.
7살때쯤에 매일 밤 자기전에 얼른 어른이되서 혼자독립해서 사는 상상을 매일하며 잠들었어요.
오빠가 수두에걸려서 앓을때 할머니께서 오빠를 붙잡고 매일 기도하셨어요.
오빠가 일주일간 앓은후 나은다음에는 제가 수두에 옮아서 앓는데
저는 기도를 안해주시는거에요. 그래서 할머니에게 왜 나는 기도를 해주지않느냐며 물었는데
넌 많이 아프지않으니 안해줘도된다고 말씀하셨어요.
밥을먹고있는데 오빠가 물떠와 이러면 무조건 물을 떠다주어야했어요.
물떠오라고했는데 그냥 밥을먹으면 할머니에게 혼이났거든요.
그외에도 오빠가 시키는일에 싫다고 얘기하면 무조건 화를내셨어요.
제가 초등학교때 오빠는 중학교때 오빠가 화가나서 컴퓨터를 발로차서 부셨는데
너때문에 화가났으니 네탓이다 라고 말씀하셨구요(오빠가 피시방을가자고했는데 싫다고말함)
오빠가 취미로 40만원짜리 롤러브레이드니, 50만원짜리 프라모델용 에어브러쉬 등을 사달라고하면
군말없이 사주고, 저것들을 사주느라 생활비가없어 김치에 밥만 먹던 제가
할머니 나 빵이먹고싶어 라고했을때 돈이없다며 화내시던 목소리가 생생해요 아직까지
오빠가 순댓국을 먹고싶다며 집앞에 작은 식당에가서 저와 할머니는 안먹고
오빠만 한그릇 시켜서 먹고있었는데 할머니가 물을드시다가 사레가 들려서 입안에 있던 물이
테이블 위로 쏟아진거에요 그래서 내가 당황스러워서 할머니를 쳐다봤는데
오빠가 뭐하냐며 제 뺨을 때렸어요 식당 아주머니가 왜 애를 때리냐고 오빠에게 한마디 했는데
오빠는 기분나쁘다며 먹던걸 그대로 두고 셋이 집으로 온적도있구요.
중학교 2학년때는 처음으로 학원에를 다녔는데
한달 다니고 할머니가 학원비가 비싸서 그만 다니라고하셨어요
학원에 전화를걸어서 이제 학원 못가겠다고 말했더니 학원선생님이 돈 받지않을테니
그냥 다녀도좋다고했는데 어린마음에 자존심상해서 다시 가진않았어요...
복지관에서 할머니와 저를 상담전문선생님에게 무료로 상담받을수 있도록 해주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함께 상담을 받으러다녔는데
할머니의 상담이 먼저끝나고 그다음 제 차례가 되어서 들어갔어요
근데 선생님이 잠시 나가신틈에 할머니와 대화나눈게 궁금해서 테이블에 있는 파일첩을 열었는데
저는 여자니까 학교에 안보내도 되겠는데 오빠는 학비도없어서 어떻게 대학을보내겠느냐 하는
오빠에대한 걱정이 쓰여있었어요. 그 후로 상담을 거부하고 다시 가진않았네요.
저는 미술을 하고싶었어요. 할머니를 조르고 졸라서 월 5만원짜리 동네 미술학원을 다녔는데
그곳이 전문 입시 이런것과는 거리가 멀고 중학생들 미술시간에 수행평가점수 잘 나오라고
과제를 대신 해주거나 알려주는 곳이였어요. 선생님에게 그림을 그리고싶다고 말했는데
다른 애들 안나오는 시간에 선생님과 1대1로 석고소묘를 배웠어요. 처음에 선을 그리고
원을 그리고 선생님이 그림을 보시고는 생각보다 잘한다며 재능이있다고 칭찬하셔서
집에가서 얼른 할머니에게 그 그림을 보여줬어요. 선생님이 칭찬해주셨다고 보라고 말했는데
할머니는 갑자기 서랍에서 오빠가 그린 피카츄 그림을 꺼내며 오빠는 이렇게 잘그리는데
너는 왜 학원까지 다니면서도 이렇게밖에 못그리냐 말씀하셨어요. 하긴 할머니 눈에는 연필로만 그린
동그라미보다 노랗게 색칠해놓은 피카츄가 더 잘그린것처럼 보이나보다. 이해하려고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할머니에게 인정받을수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 후로 미술학원도 여러사정으로
그만두게되었구요. 지금 당장은 월5만원이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돈이많이드니까요.. 미술은
중3말쯤에 할머니가 저를 불러앉혀놓고는 실업계로 진학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친척들이 집에와서 왜 실업계보냈냐라고 할머니께 얘기하셨나봐요
할머니가 저를 불러서 묻더라구요 왜 실업계갔냐? 라구요 그러길래 그냥 요즘 실업계도 대학잘가요
이러고 말았어요.
고등학교 1년다니고 자퇴했어요. 그냥 그당시 마음에는 어차피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할거
2년 먼저 하겠다 생각으로 8개월간 아르바이트하다가 검정고시봤어요.
아르바이트 월급타서 일부 할머니드리고 그다음엔 제가썼는데 제가 옷을사면 오빠는 안사주고
저만사입는다고 욕먹고, 할머니 드린 돈은 오빠 용돈으로 다 주길래 얄미워서 그다음부터는 안줬어요.
검고 합격후에 백화점에서 일을했어요. 미성년자는 안받는다고했지만 면접보시는분에게 잘얘기했더니
일하라고 그래서 일하게됬어요. 오빠가 군대를 면제받으려고 서류를 작성하는데 제가 사회활동을 하고있는게 걸림돌이 된대요. 할머니를 부양할사람이 있기때문에 면제가 안된다고.. (근데 그 외에도 아빠가 살아계시고, 다른 친척들도 있기때문에 안된다고했었어요.)
저보고 갑자기 일을 그만두라고하네요? 그래서 난 일 그만두기 싫다고하니까
다 너때문에 내가 군대가야된다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내더라구요.
어찌저찌 오빠가 군대를 가게된다음에는 할머니랑 저와의 관계는 최고였어요.
할머니가 오빠주게 뭐좀해라 하면 하기싫다가도 할머니랑 저랑 함께 먹을음식이니까 내가 하고싶고
할머니가 끙끙대며 청소하는거 보기싫으니까 내가 하게되고... 할머니 옷도 한벌이라도 사드리고싶고
거친손에 핸드크림도 발라드리고, 목욕도 꼭 같이 들어가서 도와드리고..
이때 할머니도 안쓰러운 인생이라는거 알게되더라구요. 많이 늙고 약해지셨고...
그러다 오빠가 휴가를 나왔어요 일끝나고 집에들어갔는데 할머니가 너 칭찬많이 하더라 라더라구요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오빠 휴가가 끝나고 다시 복귀한후에 할머니가 막 울면서 화를내더라구요
들어보니 오빠 휴가나왔는데 왜 밥안차려주고 만두먹으라고하냐 이거였어요...
출근시간이되서 오빠한테 냉동실에 만두있으니까 그거 먹어라 이러고 저는 바로 출근했거든요
오빠가 냉동실 열어보고 그냥 냉동실 문을 닫았대요 그거때문에 할머니가 울고불고 화가났대요
니때문에 오빠가 군대갔는데 니가 챙겨야지 이러면서 펑펑우시네요
할머니도 오빠없으니 적적한건 아는데 나때문에 군대를갔다니... 이 후로는 다시 할머니와 관계가 틀어졌죠.
그리고 저에대해서 의심이 너무많으세요. 어느날은 김치훔쳐다가 누구가져다줬냐 이러시는거에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김치를 가져왔거든요. 제 사정 잘 아시는 친구 어머니께서 김치담궈다가 주셨어요
그래서 난 오히려 김치를 가져왔다. 김치냉장고 봐라 이랬는데 보지도 않으시더니 김치가 없다고
훔쳐다가 누구 가져다 줬냐고 그러길래 저 서러워서 울면서 김치있는거 다꺼내다 보여줬어요.
그러더니 김치가 왜 이렇게 많냐고 그냥두면 다 쉬어터져서 누가먹냐고 가져다 버리래요.
저는 친구OO이엄마가 생각해서 담궈주신건데 왜 가져다 버리라고 하냐고 소리지르면서 같이 싸웠네요.
결국 김치는 안버리고 다 먹었구요.
어느날 찹쌀을 봤는데 벌레가 한가득이고 다 찹쌀을 파먹어서 쌀이 다 바스라진거에요
그래서 그냥 내다 버렸는데 찹쌀훔쳐다가 어디썼냐고 화내시고...
원래 의심이 많으셔서 나라에서 일주일에 2번씩 집안일 도와주시러 오시는 아주머니계셨는데
빨래할때쓰는 가루세제를 퍼갔느니, 락스를 한통 훔쳐갔느니 말도안되는 이유로 나오지 말라고하시고
(가루비누는 없어진것은 모르겠고 락스는 집에 한통있었는데 청소하실때 사용하셨다고해요)
제가 아니라고 아무리 그래도 못믿으시겠다며 결국 내보내셨어요... 아주머니 나중에 울면서
그만두는건 그만두는건데 훔쳐갔다고 하는건 정말 말도안된다며 가셨구요...
그외에도 실타래같은거 가위나 고무줄같은 작은것들 없어지면 무조건 제탓이에요
니가 어디다쓰고 없앴다고 혼자 생각하시고 김치같은건 잃어버릴수가없으니까 훔쳐갔다고 생각하시는듯해요.
왜그러나 혼자 생각해봤는데 제가 어렸을적부터 뭘 잘 잃어버렸거든요. 분명 챙긴다고 챙겼는데
깜빡한적이 많아서 절 더 의심하기도 하시는것같아요. 그런데 허무한건
할머니가 니가 잃어버렸다 하는건 거의 다 오빠방 구석에서 나와요...
그리고 제 친구는 거의 문전박대하세요...
제가 고등학교자퇴라서 친구가 별로없어요. 처음 자퇴했을때는 자기도 자퇴하고싶다고 그러면서
같이노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한명씩 한명씩 공부한다고 대학갈꺼라고 떨어져나가고
진짜 친한친구 2명있는데 친구들이랑 집에와서 가끔 라면끓여먹으면 친구보고 왜 설거지 안하냐며
작은방까지 쫒아와서 막 화를내세요. 남에집에와서 뭘 먹었으면 치워야지 이러면서 화내시는데
친구랑 놀다가 내가 좀있다가 한다고해도 막 기집애가 못배워먹었느니 가정교육이 어떻느니 하면서
화내시고 친구는 민망해서 쫓겨나듯이 가버리고 아무리 친구라도 손님이고 너무하다고 말하면
그냥 너는 딴데가서 그러지말라고 하세요
반면에 오빠 친구들오면 술먹고 새벽에 자러와도 아침이면 자장면시켜줄까? 하시고
시끄럽게 오후까지 있어도 꼭 밥챙겨먹이시려고 안달이 나시는 분이에요.
저보고 볶음밥좀해라 뭐좀해라 이러시구요. 다른집아들 홀대하면 집안이 욕먹는대시네요...
그외에도 사소한일 많지만 접어두고
제가 얼마전에 독립을했었어요. 제 꿈이였죠 이런집 내버려두고 혼자사는게..
자주 못보니까 애틋해지신건지, 아니면 오빠 챙겨줄사람이 필요한건지
가끔씩 집에 들리면 정말 너무 잘해주시는거에요. 그러면서 우리세식구 한집에 살아야지
셋이 살면 좋은데 왜 밖에 나가서 고생하냐고 다시 들어오라고하셨고
저도 집떠나니 할머니가 식사는 하시는지 지랄맞은 오빠가 할머니는 잘챙길지
걱정이되더라구요. 어디아파도 들여다볼사람도없고 오빠는 지대로 학교다니느라고 외박도 잦고...
그래서 고민끝에 다시 집으로 들어왔는데 할머니는 여전하시네요
저 집으로 다시 바리바리싸들고 들어오는날 갑자기 이불빨래를 하라고하시고...
저녁에 오빠가 돌아오는시간이면 밥차리라고하세요 본인저녁은 굶으셔도 손자는 꼭 챙겨먹여야
직성이 풀리는 할머니시니까요..
사실 이렇게 글을쓰는이유는 또래 친구들에게 아무리 진지하게 고민이라며 털어놔도
그런 할머니 니가 이해해야지 어쩌겠니 아니면 니가 사춘기 어린애도아니고 유치하다며 얘기해요
아무도 제 고민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 힘이드네요.
주변사람들에게 할머니는 굉장한 사람이에요
나이도 많으신분이 혼자힘으로 오빠랑 저를 길러내셨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더 할머니를 미워한다고 말할수없어요.
그치만 모든걸 다 잊을만큼 할머니를 사랑할수도없어요.
다시 집을 나가살고싶어요. 그런데 할머니가 눈에 밟히는건 고칠수가없네요.
지난날에대해서 아무리 잊으려고해도 할머니가 한마디만 하시면 하나하나떠올라서 마음이 아파요.
아무리 노력해도 할머니에게 인정받지는 못할것같네요. 서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