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층...
7층...
6층...
5층...
4층...
3층...
2층...
아, 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림과 동시에
불길한 발소리가 내 귀를 파고들었다.
'탁탁탁탁탁탁탁탁'
패딩 주머니에 찔러넣은 손이 긴장하는 것도 잠깐이었다.
"헉헉...잠시만"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이미 내 머릿속은 직감적인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남자의 손끝이 닫히기 직전의 엘리베이터 문을 움켜쥐었다.
뉴스에서나 나오던 일이었다.
나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내 바람은 처참히 묵살된 것이 틀림없었다...
이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지금 내 뒤에 서있을 그의 거친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떡하지..?내가 뭘 해야 하지...?......왜 하필 나지?'
짧은 시간 안에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고 나를 어지럽혔다.
"학생 몇층살아?"
주머니 안에 있는 손이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꽉 쥐었다.
다리는 느낌이 없었다.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나를 간지럽혔다.
내가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었다.
아니야...내가 괜한 걱정을 하고 있는 거다...
요즘에 인터넷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침착하자 제발 침착하자...
그냥 같은 동에 사는 평범한 아저씨일 뿐이다...
그래..당연한 일이다...엘리베이터를 한두번 타본것도 아니다.
쓸데없는 생각이다...제발..제발 그랬으면...
내 심장에서 나는 쿵쾅거리는 소리가 내 가슴을 난도질하는 것 같다.
오늘따라 유난히 어두운 엘리베이터의 불빛을 응시하며 나는 머리를 굴렸다.
"저...오층 살아요......"
삑-하는 소리와 함께 내 앞에 있는 번호판 숫자 5에 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나는 숨이 멎을듯한 공포를 느꼈다.
바로 밑의 번호가 빨갛게 바뀌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나를 희롱하는 듯이..
나는 내 생각이 의심의 여지 없이 아주 정확히 들어맞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왜 아랫층을 눌렀을까...
이런 이야기는 수도없이 들었다.
나는 끔찍한 생각을 떨쳐내려 했지만
내 우려는 거의 확정되었다.
이제 나에게도 말로만 듣던 공포가 펼쳐진 것이다.
우리동 4층에는 노부부와 평범한 가정집이 있다.
내 뒤에 있는 이 사람은...4층에 사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왜 4층을 눌렀을까...... 답은 하나다...
내 손은 이제 무감각해진 듯했다.
나는 저절로 떨리는 머리를 고정시키려고 애썼다.
하지만 나는 뻔히 알면서도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고 싶지 않다...
시간이 지나고 있다. 곧 행동해야 할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그의 옷자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내 귀를 찌르는 듯하다.
식은땀이 흘러서 눈이 따갑다.
어지럽다...제발...제발......
1초가 1분같다.
제발...시간을 되돌리고 싶다...제발......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계단으로 가는 그의 발길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시선이 닿았다.
감정이 담기지 않은 눈, 그리고 괴기스럽게 치켜올라간 입꼬리...
아, 제발 누군가 여기서 나를 꺼내줄 수만 있다면...
내 모든것이 무기력해진것 같다...
공포라는 단어를 뛰어넘은 섬뜩한 무언가가 내 가슴을 짓누른다.
하지만 삶이라는 의지는 그것마저도 넘어서 버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 나는 떨리는 오른손을 들어
빠른 속도로 5층을 꺼버렸다.
그리고 꼭대기층인 14층을 눌렀다.
나는 사실 14층에 살고 있다...
아무리 달리기가 빠른 사람이라고 해도
10여층 간격을 계단을 이용해 엘리베이터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올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대로 집으로 가서 문을 잠그고..경찰에 연락을 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것이 끝났다.난 이제 살았다...
사람이 위험한 순간에 초인적인 기지를 발휘한다는건 사실이었다.
내 몸은 아직도 처참한 공포에 질려 있었지만
내 정신은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에 대한 기쁨과 만족감이 만든 일말의 희열을 품고 있었다.
그사람은...5층에서 날 기다리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고 올라가는 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일은 평생 내 기억속에서 몸부림 칠 것이다.
하지만 난 해냈다. 이제 됬다. 집으로 가서 가족들의 품속에 안기는 일만 남았다...
......
어...?
그런데 왜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엽호판 매일 구경만 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한번 써봅니다
자작글이구요 퍼갈 사람도 없겠지만 불펌은 아니됩니다...
반응 좋으면 다음에도 또 써보려구요 ㅎ.ㅎ......
부족하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이해 안가시는 분들을 위해↓드래그
여학생은 자신이 범인을 속여넘긴 줄 알았지만
사실 범인은 4층에 내려서 5층으로 간다음 올라가는 버튼을 눌러 놓았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도록...
ㅊ..추ㅊ....ㅓ.....ㄴ.....조......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