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취향 외면" 1년새 판매 29% 급감
사상 최악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에 대대적인 구조혁신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력모델인 SM5와 SM3 판매량이 뚝 떨어지고 SM7 신차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면서 회사 안팎에 심각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13일 현대차 출신 이성석 전무를 영입했다. 그의 직무는 국내 영업본부장.
업계 한 관계자는 "타업체에서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일은 그동안 종종 있어 왔으나, 국내 영업본부장과 같은 영업 총책에 외부 인사를 기용한 것은 조직 내부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치 않은 기류는 르노삼성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조직개편이든 구조조정이든 어떤 내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지난해 극심한 판매 부진을 고려해 볼 때 영업과 마케팅 전략이 실패했던 것으로 판명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극심한 내수 판매 부진이다. 지난해 SM5는 총 5만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35%나 줄어든 수치다. SM3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전년보다 판매가 40%나 급감한 것.
최고급 모델인 SM7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SM7을 1만7000대 팔았다. 표면상으론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신형 SM7 판매가 이뤄진 덕분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르노삼성은 SM7 신차 효과가 최소 6개월 정도는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3개월에 그쳤다. 작년 8~10월 월 2000~3000대가 판매됐으나 11월 886대, 12월 1133대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올해 1월엔 판매량이 850대로 떨어졌다. 월 평균 1000대 정도 팔리던 예전 SM7보다도 못하다.
전 차종을 합한 르노삼성차의 지난해 국내 총판매량은 전년보다 29% 떨어졌다. 르노삼성으로선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형 모델인 SM5는 골프백 4개가 넉넉히 들어가는 반면 SM7은 대형차인데도 골프백 4개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불편하다"며 "국내 소비자들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국내 영업본부장 자리는 지난해 10월 프레데릭 아르토 전무가 르노 본사로 옮긴 이후 지금까지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르노삼성은 올해 SM3와 SM5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두 차종의 부분변경 모델(Face shift model)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지난해 부진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분위기를 다잡으면 상황이 곧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