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위원장의 ‘FTA 폐기세력과의 全面戰’ 주목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뒤집기에 나선 민주통합당과의 일전불사(一戰不辭) 의지를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13일 ‘집권 후 폐기’를 주장하는 민주당을 겨냥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강경한 어조로 공박했다. 박 위원장의 사실상 전면전(全面戰) 선언으로 한미 FTA는 4·11 총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노무현 정권에서 한미 FTA 당위(當爲)를 외치던 민주당 인사들이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국익·국격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이율배반적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보수 집권당은 그간 상식과 이성을 벗어난 정치공세에 무력했다. 양국의 적법 절차를 끝낸 한미 FTA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주한 미 대사관에 몰려가 폐기 요구까지 하는 상황에서도 침묵했었다.
새누리당이 뒤늦게나마 방향을 제대로 잡았지만, 난관이 적지않다. 당장 한미 FTA 쟁점화를 두고 박 위원장과 비대위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은 “FTA를 총선 이슈로 삼기엔 적절치 않다”고 제동을 걸었다. 한미 FTA의 상징적 인물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영입에 대해 비대위원 대다수가 반대하거나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마무리지은 한미 FTA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대표할 뿐 아니라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미 한미 FTA 반대 여부를 공천 기준으로 삼는 판에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 새누리당은 당내 기회주의·패배주의 기류부터 극복하고 국민에게 당당하게 심판받는 게 정도(正道)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이날 한미 FTA에 대해 “민주당에서 밝힌 입장과 똑같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그는 지난해 10, 11월에만 해도 “참여정부 사람들로선 난처하고 복잡한 문제로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근본주의적 반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대권 후보로 급부상한 이후엔 ‘금융위기와 재협상으로 노 정부 시절과 상황이 달라졌다’는 군색한 논리로 말을 바꾸고 있다. 문 이사장을 비롯한 야권 총선 희망자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려면 노 전 대통령과의 절연(絶緣)부터 선언하는 게 최소한의 염치나마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