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남편과 이혼을 결정하고 친정에 와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왔으니 벌써 며칠이 지났네요.
결혼생활은 짧앗습니다. 1년 반..
객관적으로 문제가 많은 가장이었고, 내게 좋은 남편이 아니었구요...
수차례 감정에 호소도 해보고 제 나름대로는 노력해보았지만... 결국 전 결론을 내리게 되더라구요..
천성은 바꿀 수 없다- 로요..
술문제와 늦은 귀가로 대부분 큰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있었는데...시간이 가면서 생각해보니
남편은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구요...
결혼하고 생활비조로 받은게 1년반동안 150만원가량 됩니다. 처음엔 공과금이며 세금을 제가 내곤했는데
나중엔 될대로 되란 식으로 두어서 최근 2-3개월 정도 남편이 연체된 상태에서 납부하고..
작은 사업체를 운영중이었는데... 거짓말하고 낚시 다니고...
거래처 사장님들 만난다고 거짓말하고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노래방다니고....
친정이 4시간 거리라... 향수병에도 힘들엇는데 남편의 귀가시간 문제로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보니
향수병이나 그런 감정은 오히려 사치처럼 느껴졌었죠..
남편과는 대화자체가 어려웠구요... 제가 요령이 없는건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떤 불만이나 진지한
대화를 하려고 하면 회피하는 식이라 항상 벽에 부딪히는 기분이었어요.. 그러다 몇마디 더하면
듣기싫으니까 그만하자, 이런식이었고...
스트레스 때문에 최근 몇개월 사이에 몇번 졸도 했었는데... 처음 쓰러졌을때는 그 다음날에도 술마시고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들어오고.. 무엇보다 이때 가장 많이 실망했던 것 같아요..
남들 보기에는 사이좋은 부부였구요...
술문제나 귀가문제로 싸우지 않는 ..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제가 속으로 삭히고 참으면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보통 부부들 이상으로 가깝고 좋은 사이처럼 보였어요. 아마 남편은 제가 그 와중에도 가슴속에
응어리따위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앗던 것 같아요.
참다 못해서 부모님께 말씀드리고..아버지가 시어머니도 계신 자리에서 약속을 받아내거나 그래도 안되면
갈라서라..이렇게 결론이 났는데..그날 시어머니 집앞까지 오셨다가 그냥 가셨어요.
그런일로 사돈어른 뵙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였고. 후에 들으니 저희 부모님이 무시하셔서 그런거래요.
이부분은 지금까지도 이해가 안가네요. 이웃사돈도 아니고.. 밤새 운전해서 4시간 거리를 달려오신건
우리 부모님인데...
그렇게 부모님 가신 후에 결혼해서 정말 다시 희망을 갖고 남편을 이틀간 애정을 가득 담아 바라볼 수
있었구요...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어요. 3일째부터는 시어머니 문제로 다투기 시작했거든요.
저는 저대로 저와 우리 부모님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햇는데, 시어머니와 남편은 친정부모님이
시어머니가 얼마나 우스웠으면 아들잘못한 걸로 불러내느냐고 ...
그 3일째부터 남편의 여러가지 모습을.. 볼 거 못볼거 다 본 거 같았어요.
그리고 제가 시어머니한테가서 죄송하다 잘못했다 이런말은 안햇어요, 부부사이의 문제를 내선에서
해결못하고 집안 시끄럽게 한건 죄송하다- 이렇게 마무리 지었구요...
사실 시어머니는 결혼초부터 남편 술문제로 제가 많이 힘들어한다는 거 알고 계셨기 때문에 내편이
되어서 신랑이 달라질 수 잇게 도와주실 줄 알앗는데.. 배신감도 컸구요.
그 뒤로 저도 여러각도에서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도저히 저는 남편을 변화시킬 자신이 없구요... 남편의 문제는 단지 술과 늦은귀가라는 "나쁜습관"이
아닌... 그 나쁜습관이 왜 나쁜지를 모르는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 인생관의 차이, "라는 걸 인정하게
되면서 당장 남편이 가정적인 사람이 되어준다고 해도 머릿속에 박힌 생각까지는 내 능력 밖의 일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더라구요...
시댁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구요.
그 일 이후.. 제가 많이 아팠는데..그러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거였구요...
이차저차 해서 한차례 남편에게 안되겠다 이혼하자 햇는데..남편이 6-7시간동안 무릎꿇고 눈물로
잘못했다고 빌고 빌어서 다시 마음이 누그러지기는 했는데... 누그러진 것은 마음이지 저의 생각역시
달라지지는 않더라구요....그뒤로는 잠잠한 한 열흘을 보냈어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열흘이란 시간동안 남편이 제시간에 귀가하는 건 처음이었어요.
그런데..불편하더라구요.. 이제는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오는게..반갑지가 않고..불편하더군요..
1년남짓 결혼생활동안 그토록 바래왔던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그동안 쌓아두엇던 지난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맞벌이 나도 힘들다, 퇴근시간은 오빠가 더 빠르니 집안일좀 해라 정말 힘들다 이러면...
돈버는 게 유세냐 그렇게 유서떨거면 일하지 마 누가 너더러 돈 벌어오래 ... 했던 거..
50일동안 아침9시부터 저녁10시까지 야근하던 시절에 밤 12시에 친구들 데려와놓고 ..
잠깨놓고 일어나보지도 않았다고 화냈던 일...
며칠째 술만 마시고 2-3시 들어오고 몇마디 하다가 언성이 높아지니까...
집구석이 이모양이니 밖에서 되는 일이 없다고...했던 일...
그렇게 하나하나 가슴에 비수가 되어 상처로 남았던 말들...
하나하나 되새기던 며칠전에는 너무 화가 나고 주체가 안됐었는데..
친정에 와 있는 요 며칠 생각해보니...아주 많이 슬퍼지네요...
정말 사랑했다고 생각했었고...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하던 시절에도 이미 앞에 몇몇 연애를 해봤음에도
누구보다 내게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남자였는데...
반대하는 결혼이라 어떻게든 열심히 잘 살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하며 긴긴시간 스트레스와 싸우며
가슴속에 홧병으로 멍들어가도 악착같이 참아내던 나였는데...
그렇게 사랑하고 특별하다고 믿었던 사람과의 결혼생활이 결국엔 이렇게 끝난다는 것...
그리고, 나에겐 특별했지만 남편에게는 하찮고 우스웠던 나란 여자..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엿다면 남편역시 다를 수 있엇지 않앗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친정오고 당일에만 술취해서 전화해서 쓸데없는 소리들만 하곤..
그 뒤론 잠잠해요. 아무런 소식도 없네요 남편에게서는..
아직 짐이며 정리할 게 남앗는데... 남편이 이성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연락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항상 남편은 나를 남처럼 대한다고 생각했고.. 하늘아래 나는 남편에게 의지하고 기댈 수 없이
남편은 언제나 내게서 멀리에 있는 사람이고, 나와 한팀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혼에 더 힘이 실어졌던 건데..
시동생에게 전해들은 말은.. 남편이 울면서 그랬다네요, 자기는 다 필요없고 어머니고 형제고..결혼햇으니
다 남이고.. XX(저)만 중요하다고..
한번이라도 그런 믿음을 심어줬더라면 좋앗을텐데요....
시간은 걸리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 잘 추스리고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길 바라네요..
저도 이 힘든 시간이 지나고 마무리 깔끔하게 된 후에 일상으로 복귀해서 안정을 찾고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