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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에 대한 성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때

애교작렬 |2012.02.22 06:36
조회 18 |추천 0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침묵하거나 옹호하고 두둔하는 세력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다. 이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한 말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발언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한·미FTA 폐기를 공언하고, 공개서한을 통해 이를 미국 대통령에게 통보까지 해놓은 마당이다. 여기다 한 대표의 확인 발언까지 나왔으니 민주당은 한·미FTA를 이번 총선과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차제에 한·미FTA 파기를 공식적으로 당의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고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기 바란다. 공허한 정치적인 수사와 선동적인 구호를 접고, 왜 한·미FTA를 파기하겠다는지를 놓고 국민을 설득해보라는 것이다.

 그러자면 민주통합당은 우선 자신들이 계승하겠다는 노무현 정부 때 타결된 한·미FTA 협상에 대한 입장부터 밝혀야 한다. FTA 자체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FTA는 찬성하지만 타결 내용에 불만이 있다는 것인지를 분명히 하기 바란다. 왜냐하면 한 대표의 발언에는 두 가지 판단이 뒤섞여 있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한·미FTA는 참여정부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그 내용과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것만 보면 노무현 정부 때는 한·미FTA를 할 만했는데 상황이 바뀌었으니 이젠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그는 또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는 굴욕적인 외교협상으로 만들어졌고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됐다”며 타결 내용과 비준 절차를 문제삼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FTA는 괜찮았는데 그것을 이명박 정부가 훼손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노무현 FTA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재협상 결과가 협정을 파기할 정도로 심각한 국익의 손실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또한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타결된 한·EU(유럽연합) FTA에 대해선 한마디 반대도 없다가 유독 한·미FTA만 줄기차게 거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밝혀주길 바란다.

  민주당은 한·미FTA 파기를 공언한 이상 국민들에게 그 이유와 근거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 다수결 원칙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을 부정하고, 국제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데 따른 국격의 훼손과 국익의 손실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국민들은 더 이상 한·미FTA 파기를 ‘굴욕 외교’니 ‘매국(賣國)’이니 하는 선정적인 정치구호만으로 호락호락 수긍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진정 총선과 대선 승리를 장담하는 수권정당이라면 정략적 이해를 내려놓고 한·미FTA에 대한 솔직하고도 성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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