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청소년 유해 매체물 지정
23개 작품에 대한 청소년 유해 매체물 통보
지난 2월7일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공문을 발송하였다.
23개의 작품을 "청소년 유해 매체물" 로 결정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는 공문이었다.
각 작품은
미디어다음포털에 연재된 작품 '더파이프', '좌우', '전설의 주먹', '가론피', '땀' 5작품
네이버포털에 연재된 작품 '쎈놈', '나이트런', '2011 미스테리 단편', '지금 우리 학교는', '프로젝프X',
'살인자 o난감', '증거', '의령수', '몽타주', '악연', '우월한 하루', '고향의 꽃', '초록인간' 등 13작품
파란포털에 연재된 '하이스쿨 1학년', '하이스쿨 2학년' 2작품
야후포털에 연재된 작품 '헬', '엄마', '데드 오브 데드' 3작품이다.
출저 - http://nocut_toon.blog.me/
위의 작품을 포함한 24개 웹툰에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청소년유해매체물결정관련사전통지및의견제출안내>라는 공문을 보냈다. 내용은 주로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잔혹한 살상 또는 폭행 등의 장면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여 폭력을 조장하거나 미화할 수 있는 내용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청소년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3호 및 제4호 등에 해당하여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보호법 제10조는 다음과 같다.
제10조(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기준)
① 청소년보호위원회와 각 심의기관은 제8조의 규정에 의한 심의를 함에 있어서 당해 매체물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여야 한다.
<개정 2005.3.24, 2005.12.29, 2008.2.29>
1.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2. 청소년에게 포악성이나 범죄의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
3.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형태의 폭력행사와 약물의 남용을 자극하거나 미화하는 것
4.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의 형성을 저해하는 반사회적·비윤리적인 것
5. 기타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용함에 있어서는 현재 국내사회에서의 일반적인 통념에 따르며 그 매체물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예술적·교육적·의학적·과학적 측면과 그 매체물의 특성을 동시에 고려하여야 한다.
③청소년유해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심의기준과 그 적용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www.law.go.kr/lsInfoP.do?lsiSeq=113198#JP7:0)
[출처] 방심위 24개 웹툰 청소년유해매체물 사전통지(23작품확인버전.2.22)|작성자 ComiXParK
웹툰이 청소년유해매체가 된다면?
적용해 보자. 이번 방심위가 24개 작품에 대해 청소년유해매체로 판정을 냈다. 제대로 만화를 본 것도 아니고, 그냥 항의가 들어온 작품들에 청소년유해매체로 사전판정해 공문을 돌린 것이다. 그 중에는 애초에 19세 이상 구독용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작품도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작가들이 대대적으로 뭉쳐서 창작의 자유를 지켜내고, 1997년 체제를 끝장낸다면, 한국만화에 새로운 봄이 올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나는 연재가 바빠서, 뭐 어차피 내 만화는 19금이니까, 나도 뭐 19금 붙이고 연재하면 되니까, 라고 생각한다면...당신의 밥그릇이 사라진다.
웹툰은 트래픽을 위한 소재다. 콘텐츠를 유료로 파는 것이 아니라 무료로 공개하고 대신 포털은 트래픽을 얻는다. 그런데 트래픽을 얻게 해 주는 웹툰이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된다. 항의가 들어온다. 자꾸 공문이 온다. 시끄럽다! 귀찮다!
청소년유해매체물이 되면 19금만 붙이면 끝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선 '19세미만 구독불가'라는 표시를 해야 한다. 나중에 책을 내고 19세미만 구독불가를 붙여야 한다. 현재 책으로 나온 <살인자o난감>이나 <증거>, <더 파이브> 같은 만화도 모두 19세미만 구독불가를 표시해야 한다. 청소년이 볼 수 있게 홍보도 할 수 없다. 청소년유해매체가 되면 로그인해 성인만 그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19세로 바뀌면 트래픽도 줄어든다. 앞서 말한대로 방심위의 웹툰 압박 이면에는 (어쩌면! 가설이다!) 포털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을지도 모른다. 방심위의 청소년유해물 판정을 작가들이 고분고분 받아들인다면, 포털 입장에서는 구태여 귀찮게 위험한 만화를 연재할 필요가 있다. 없다. <주먹의 전설> 같은 청소년 폭력을 걱정하는 액션만화도, 수많은 상을 받은 <살인자o난감>도, 문화부장관상을 받은 <더 파이브>도 모두 구/태/여 무리하면서까지, 찍히면서까지, 피곤해하면서까지, 19세로 트래픽이 줄어들면서까지 연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투명하기를 원하는 포털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만화'를 연재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웹툰으로 그릴 수 있는 주제와 소재가 한정된다. 일상만화나 개그만화 아니면 전연령이 볼 수 있는 착한만화들. 독자들은 웹툰이 시시해졌다고 욕한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또 다른 무료 콘텐츠를 찾아 떠날 것이다. 웹툰이 빈자리를 노리는 콘텐츠는 수도 없이 많을 것이고, 그 중 하나가 포털의 사랑을 받아 간택된다면 웹툰은 사라진다.
바로 당신의 밥그릇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아직 창작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2011년 2월 18일 만화계의 임시 대책회의가 있었다. 문제는 아직 많은 웹툰작가들이 심의의 부활과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을 자신의 일, 자기 밥그릇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1997년 체제를 겪었던 작가들은 이번 사태에, 비록 자신이 웹툰을 연재하지 않고 있어도, 많은 우려와 분노를 표했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들은 너무 조용하다. 연대와 저항이 없으면, 이번 사건은 저들의 의도대로 풀려갈 것이다.
웹툰이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되고, 조선일보의 열혈초 사태처럼 언론은 크게 확대할 것이며, 포털은 자유로운 웹툰 연재를 주저할 것이고, 어쩌면 웹툰 연재도 줄어들 수 있다. "뭐, 좀 센거 그리고 싶으면 19세로 그리지! 게다가 지금은 연재 때문에 너무 바빠." 이 정도로 생각해서 연대와 저항에 소극적이라면, 그래서 이번 사태에 대해 또 아무런 저항도 없이 만확단체에서 성명서 정도를 발표하고 끝낸다면 반복하지만 당신의 밥그릇이 사라진다.
영화계의 경우 스크린쿼터를 조금 줄이겠다고 하자 모든 영화인들이 똘똘 뭉쳐 저지에 나섰다. 우리 만화계가 이번 사태에 똘똘 뭉쳐 이번 방심위 심의기도와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의 문제를 알리고 나아가, 1997년 체제의 문제를 공론화시켜 자율등급제를 가져온다면 웹툰 청소년유해매체물 사전통지가 한국만화 부활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니 제발 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은 버리고, 바로 내 밥그릇이라 생각하고 전면에 나서자. 대대적인 총파업, 이번 문제를 널리 알리는 만화제작과 배포, 독자서명운동, 모든 웹툰에 상징물 부착, 만화 묘사와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에 대한 심포지움 개최 등으로 실천에 나서야 한다.
다시 한번 간곡하게 이건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다. 내 밥그릇의 문제다. 지금 실천하면 내 밥그릇이 더 커진다. 하지만 지금 외면하면 내 밥그릇이 사라진다. 문제는 실천이다.
[출처] 방심위 24개 웹툰 청소년유해매체물 사전통지(23작품확인버전.2.22)|작성자 ComiX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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