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란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현실이라는 아픔이 공존하는 과정일까? 누구에게나 두번째 기회라는 것이 주어지기 마련이지만 만약 사회가 정해버린 틀안에 갇혀버려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할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는다면?
여기 바로 그런 상황에 담긴 청년의 이야기가 있다.
영화의 오프닝....너무나 순수하고 따뜻한 웃음을 가진 한 청년이 등장한다. 그에게 불리는 호칭은 '보이A'. 10살때 친구 '필립'과 한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13년간 복역하다 석방되는 날이왔다. 복역동안 훌쩍 커버린 이 보이A는 '잭'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기대하던 새 삶을 살아가게되고.....새로 주어진 직장과 함께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생기고, 친구도 생긴다. 그렇게 그는 그동안 꿈꿔오던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살아간다. 게다가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에서 한 어린 소녀의 목숨을 구하며 영웅으로 인정도 받는다.
하지만, 잭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그를 인정해주던 주위 여자친구도, 주위 사람들도 싸늘하게 그를 외면한다. 따뜻한 내면을 지녔고 매 순간을 아끼며 '잭'이라는 새로운 두번째 기회를 누리고 있었지만 사회는 여전히 그를 '보이A'라 규정한 틀 안에 매몰차게 내버린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바꾸려해도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던 그는 결국 비극으로 치닫게 되고.......
너무나 음울하고 현실적인 영화였다. 어린시절의 보이A와 석방된 후 새 삶을 살아가던 잭은 동일 인물이지만 정 반대의 상황에 놓였던 주인공에게 두번째 기회라는 것은 없었다. 아무리 순수하고 따뜻한 내면의 소유자여도 사회가 정해버린 '살인자'라는 그의 틀에서 그는 오히려 사실을 숨겨야하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그런 그에게 현실은 너무나 냉정했다. '난 이제 그 소년이 아니야....'라고 아무리 울부짓어도 변하지 않는 그 틀...
영화는 모든 장면들이 암시와 여운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이A'시절의 과거와 '잭'의 현재 장면을 교차시키며 점점 갈등을 고조시켰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그 상황이 어땠는지, 무슨 일이 있던건지 스스로 해석하게끔 냅두며 자세한 장면을 보여 주지 않고 넌지시 연결 고리들만 던졌다. 소녀를 살해 하는 과거 회상에서도 과연 진짜 잭이 이 소녀를 살해한건지, 아니면 폭력적인 친구 필립을 막으려다 살해에 연관이되어 누명을 쓴건지 알수가 없다. 왜냐, 현재의 '잭'은 살인범으로 몰리기에는 너무나 순수하고 따뜻한 인물이였기 때문에.......사회는 너무나 모순적이었다. '과거가 그랬기 때문에, 넌 여전히 그 과거 속 인물일거야'라고 잭을 몰고갔고, 주위 인물들 역시 그를 감싸는 것 같지만 결국 이 모순으로 가득 찬 사회의 한 단면에 지나지 않았다. 참 씁쓸하지만 실제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교훈이다.
영화는 한번도 긴박감 넘치거나 소란스런 장면이 없다. 하지만 잔잔하게 흘러가며 비극을 암시했기 때문에 더 우울해지고 어쩌면 잭의 상황이 더 슬프게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간만에 너무나 괜찮은 영화였다. 그리고 앤드류 가필드라는 배우의 발견. 토비 맥과이어의 뒤를 이을 스파이더맨 역할로 확정되었다길래 궁금했는데, 앞으로의 미래가 너무나 기대되는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