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표, 제주 해군기지 '안보 가치' 동의하면 설득 나서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1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 중인 해군기지에 대해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공사를 중단한 뒤 주민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사실상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론 "사실상 주민이 반대하고 절차적 하자(瑕疵)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대표 말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파는 한 대표 말과 달리 이 기지가 들어서면 미 해군이 이용하게 될 것이고 이게 중국을 자극해 오히려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고 해왔다. 민주당의 내로라하는 정치인들도 틈만 나면 현장으로 달려가 이런 무책임한 선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총선 연대의 민주당 파트너인 진보당 청년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나선 젊은이는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부르고 있다. 한 대표가 정말 제주 기지가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 앞서 민주당과 진보당에서 엉터리 주장을 하는 사람들부터 설득하는 것이 순서다.
한 대표가 '절차적 하자'를 거론한 건 분명 잘못이다. 한 대표가 노무현 정부 총리로 있던 시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 54.3%와 강정마을 주민 56%가 이 사업에 찬성해 기지 건설이 시작됐다. 이후 반대파는 '절차상 하자'를 물고 늘어지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반대파가 주민 뜻과 달리 기지 건설을 추진한다며 요구해 실시된 제주지사 소환 주민투표는 투표율이 투표 성립 요건인 33.3%에 한참 못 미치는 11%에 그쳤다. 지나온 과정이 이런데도 절차상 하자가 많고 사실상 주민이 반대한다니 무슨 소리인가.
기지 반대파는 약속과는 달리 15만t 크루즈선 정박이 어렵게 설계돼 있다는 걸 주장하고 나섰다. 야당은 이걸 이유로 예산 동결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국회 요구로 설계 검증을 해본 결과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한 대표는 총리 시절 "제주 해군기지는 군사전략상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주 기지의 안보 가치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건 그 생각의 연장인 셈이다. 한 대표는 어떤 트집이라도 잡아서 기지 건설을 막으려는 세력에 '절차상 하자'를 들어 그들과 입장을 같이 한다고 적당히 비위를 맞추는 것과 국가 안보에 필요한 해군기지이므로 이쯤 우리 뜻을 표시했으니 물리적 저지 행동을 접자고 설득하는 것 가운데 어느 길이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켜 민주당 집권에 도움이 되겠는가를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