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 : 5월 7일
출산일 : 5월 7일
3.02킬로 여아/초산/자연분만,무통
5월 4일
정기검진으로 병원 방문!
아기가 아직 작으니 운동도 하지 말고 많이 먹으란다.(이미 많~~~이 먹고 안 움직이는데...)
이제 날짜가 다 되었으니 아기가 밑으로 내려와야 하건만 초음파로 머리 꼭대기까지 보일 정도로 아주 위에 둥둥 떠 계신다.
다행인 건 자궁은 2cm 열렸다는 것...
일찍 나올 놈은 아닌 것 같으니 다음 주에 올 땐 유도분만 할 수 있도록 가방 싸 오란다. 갑자기 겁이 나고 알 수 없는 긴장감 설렘...호들갑이 절로 떨어진다.
5월 7일 오전 10시
오늘이 예정일인데...하면서 샤워를 하고 홀랑 벗은 채 방으로 왔는데 밑에서 뭔가 줄줄 샌다.
양수라고 하기엔 말로만 듣던 콸콸이 아니고...그렇다고 이슬이라고 하기엔 뭐가 이리 많나...싶은 정도의 양이었다.
에이 참.. 기껏 씻었는데...투덜대며 다시 욕실로 가 한 번 더 씻고 방으로 오니 또 줄줄..
왜 씻고 나오면 새는 거냐!!!! 이상해서 병원에 전화해 물어보니 겁나 답답해하는 간호사 “엄마! 양수 새면 병원에 와야죠!!” 요런다.
그니까...나도 이게 양수인지 이슬인지 헷갈려서 전화한 거잖아!!!
오전 11시
이제 아기가 나올테니 밥을 든든히 먹고 싶었으나 신랑이 급하다며 대충 먹자고 3분카레를 렌지에 돌리고 계신다.
고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맛있는 걸 준비해 주겠지 했는데 내가 싫어하는...지만 좋아하는 카레...것두 오뚜기 3분...
할 수 없이 우걱우걱 먹고 차 타고 병원 고고씽!! 신랑 겁나 밟음!!
이 때까지는 10분...7분....12분... 간격이 요래 지멋대로였다. 통증도 생리통 정도..
오후 12시
병원 도착해서 우선 진료실로 갔다..이것도 다른 산모들 제치고 먼저 들어가게 되었다..병원에서 나름의 배려를 한 듯..
누워서 분비물에 뭔 종이를 적셔 보더니 양수가 맞다며...아직 2cm라며...오늘 저녁엔 나오겠으니 분만 대기실로 올라가란다.
한층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로..난 계단이 싫다.
무슨 종이에 이것저것 작성하고...굴욕의 3종 시작!
제모...진통 중이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멀쩡할 때여서 쫌 민망...
내진...난 내진이 아프지 않다. 흐흐흐
관장...10분 참으라는데 15분이 지나도 아프지 않다...18분쯤 돼서 변기에 앉았는데 약만 쫌 나옴...젠장...안 아프면 30분이라도 참아볼 걸(진통 중에 이 일을 후회했다...무슨 말인지 아실는지..ㅜㅜ )
오후 1시
신랑이 잠깐 직장에 다녀와도 될까??한다.
아직 참을만한 진통이라 쿨하게 맘 편히 다녀오라며 전에 없는 착한 마누라 행세를 했다
신랑도 망설임 없이 나간다..나쁜!!!
오후 2시
좀 전에 놔 준 촉진제가 바로 효과 보나?
와우!! 2분 간격으로 막!!!아프다.
왼쪽으로 누워도 오른쪽으로 누워도 그냥 막 아프다
커튼으로 구분된 분만대기실이라 커튼 옆 산모의 소리가 들린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가족회의를 하시는지 6명 정도의 인원이 겁나 떠든다.
유도분만하러 왔다는데 진통이 걸리질 않는다며 친정엄마는 성질 부리고 친정 오빠는 자꾸 간호사한테 뭘 물어보고 산모는 즐거우시단다.
욕해주고 싶었으나... 나는 아프다...ㅠㅠ
오후 3시
남편이 오셨다.
많이 아프냐며 물어보는데... 응 많이 아퍼...조용히 대답했더니 내가 아직 살만한 줄 안다..
지 목마르다며 커피를 사러 편의점에 갔다 오신다..죽고 싶구나 ㅡㅡ^
생리통보다도 꽤 아픈 진통이길래 내진해보니 이제 겨우 3cm! 진통수치도 40??50??요 정도.
그래도 무통 맞을 수 있냐니까 된다고 해 준다..아싸!!
옆에서 신랑은 “무통은 안 맞는 게 더 좋다던데??” 요런다.
조용히 째려봐 주니 알아서 닥쳐주신다.
무통시술을 바로 해 주는 줄 알았는데 한...20분 있다가 휠체어가 들어온다.
이거 타고 무통주사 꼽는 데로 가자는 거다 뜨등!!!
나 아픈데???
할 수 없이 휠체어로 다른 방으로 가니 또 높은 침대로 기어 올라가란다
나 아프다고!!!
할 수 없이 올라간다..아쉬운 놈이 말 들어야지 뭐...
새우처럼 꾸부리란다... 배는 남산만하고 진통은 오고...아오!!!
할 수 없이 한껏 몸을 말아줬다.. 주사가 꽤 묵직하게 아프다...쓰읍...
그러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누우니 뭔 주사를 연결해 준다...아 쒸원하다 흐흐흐
이게 무통이구나!
금방 다리가 저릿저릿해지면서 배가 안 아프다...흐흐흐 에헤라디야!! 웃음이 절로 난다 ㅋ
나를 보러 오시는 간호사님들에게 한껏 미소를 보이고 가시는 뒤통수에도 깍듯이 인사를 해댄다.
오후 6시
무통 맞은 지 대충 2시간이 지난 것 같다.
이젠 배가 다시 아파오기 시작한다...무통발이 떨어지거나 아님 진통 강도가 무통주사를 이기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인 듯하다.
아무래도 아까 간호사가 왔을 때 링거 쪽을 만지작만지작 했는데 아무래도 무통주사를 잠근 것 같다..때려주고 싶다!
남편한테 간호사 흉을 보다 아프다고 징징대며 진상도 떨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 진통수치는 40~50정도이다.
내진해보니 8cm가 열렸단다. 나름 무통의 효과를 잘 본 케이스!!! 흐흐
저녁 7시
이젠 아프다..아까 오후보다 훠~~얼~~씬 아프다. 참아지지 않을만큼??
땀도 질질 흐르고 몸은 떨리고 발은 나도 모르게 침대보를 비비고 있다.
자꾸 똥 마려운 듯 힘도 들어간다..
간호사가 그런 느낌 들면 힘을 줘도 좋다길래 막 힘을 줬다.
사실 좀 아까부터 계속 실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랑이 패드 갈아주느라 고생이다.
미안 신랑~ 관장약이 이제 효과가 있나봐 ㅠㅠ
이젠 힘을 줄 때마다 끙끙 소리까지 나온다.
배는 아프고 힘은 들어가고 ...나도 모르게 숨을 대충 쉬었더니 간호사가 뛰어 들어오길 몇 차례...
아기 심박수가 위험하다며 나보고 숨을 쉬라는데...
쓰~~~~~~~~~~~~읍!!!! 후~~~~~~~~~~~~~!!
요렇게 온 몸으로 숨을 쉬고 있는데도 나보고 참 못한다며...산소 마스크를 씌워 버렸다.
저녁 9시쯤?
사실 시간 기억이 약간 희미하다.ㅋ
너무 아프니 몇 시냐고 백만 번은 물어본 것 같은데 대답은 거의 10분 간격이었던 듯...
산소마스크가 너무 답답해 잠깐 벗었다가 간호사가 뛰어 들어와 대박으로 혼낸다.
엄마만 생각하냐! 아기가 얼마나 힘들지 생각은 안 하냐!! 심박수 엉망인 거 안 보이냐!!
(사실 심박수 보는 기계는 내 머리 위쪽으로 있어 안 보였다...억울...)
내진해보니 자궁은 다 열렸는데 아기는 아직 덜 내려왔단다..
힘을 열심히 주니, 내 힘 주는 소리가 커튼 밖까지 들리나보다.
의사가 밖에서 뭐라뭐라 한다 “저 산모는 아직인 것 같은데 왜 저러지??” 요런다.
난 아프다고!!! 힘이 들어간다고!!!
왜 그런가 했더니 내 진통수치는 아직 50대이다..
100은 찍어야 아기가 나온다는데 62를 찍은 게 최고이고..다 60미만의 수치일 뿐이다.
아!!!느꼈다..지금 여기 있는 모든 간호사와 의사들은 내가 엄살피우는 거로 생각하는 구나..
내가 여기 있는 산모들 중에 베스트 오브 진상이구나!
아픈 와중에 서운함과 민망함이 쓰나미가 되어 몰려온다..젝슨!!!
착한 간호사 한 분이 자꾸 들어와서 나를 봐준다.
내진을 해 준다...난 내진이 안 아프다. 내진 체질인가보다.ㅋㅋ
오히려 내진을 해 주면서 손으로 자궁 입구를 쫘악 벌려준다..
그럼 힘이 훨씬 잘 주어진다. 사실 간호사가 계~~속 그러고 있어줬음 하고 내심 바랬다 ㅋ
허벅지를 감싸 안으며 힘을 죽어라고 줘 본다..나보고 힘도 참 못 준단다. ㅜㅜ
미안하다 아가야... 엄마가 등치만 우람하지 힘은 보잘 것 없구나...
저녁 10시쯤?
자꾸 간호사들이 나보고 진통수치가 낮다며 아직 멀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완전 짜증!!! 내가 아프다고 울면서 말하자..
“엄마! 이거 봐요...(내 배를 콕콕 찌르며)배가 말랑말랑 하잖아요.원래 자궁이 수축되면 배가 딱딱해져요 근데 엄마는 안 그래요. 여기 기계 숫자도 100을 찍어야 하는데 엄만 겨우 50이야..”이러면서 한심하다는 듯...나를 내려다본다. 정말이지 완전 서운했다.
그 때 난 분명히 들었다!! 내 동생이 위로랍시고 모기만한 소리로..“우리 언니는 원래 비만이에요.. 살이 많아 말랑말랑했는데...자궁이 수축한다고 그 살들이 어디로 가는 건 아닐텐데...”
이걸 위로라고 했다.. 동생아...눈물나게 고맙다... ㅆ!!
정말 나는 정신이 혼미할 만큼 아팠다. 원래 엄살이 심한 편도 아니었어!!!
배가 아프다가 마려운 느낌이 나서 힘을 두 번 정도 길~~게 주고 난 뒤 힘을 빼면 어김없이 몰려오는 허리 통증은 정말 괴로웠다.
눈물이 홍수가 되고 몸은 덜덜 떨리고...힘을 주기 싫다고 모깃소리로 무한반복했다.
왜? 힘주면 더 아파지니까 ㅠㅠ
그렇게 무한 힘주기를 반복하는데 드디어 들어온 간호사가 내진을 해보더니(이날 내진 백만번 한 듯) “지금 들어가요!!” 외친다
이 소리는 천상의 소리이며 아! 이제 나는 살았구나!!했다.
헉!!! 또 휠체어가 들어온다.
이 와중에 침대에서 내려와 여기에 살포시 앉으라는 간호사의 눈빛을 봤다..너무한 거 아녀??
낑낑대며 휠체어를 타고 분만실로 옮겨진다.
또 헉이다..수술침대로 기어 올라가란다..둘째는 다른 병원으로 가리라 맘을 먹은 대목이다.
힘들게 어찌어찌 누워 다리를 척척 올렸더니 웬걸...여기는 발을 받치는 쇳덩이도 있고 침대 양 옆엔 힘 주면서 잡을 손잡이(?)도 있다.
아까도 이게 있었음 내가 힘을 더 팍팍 줬을텐데...생각도 들었다.
의사가 들어왔다. 후광따윈 없었다. 당직의사가 남자였다는 것도 상관없었다.
그냥 어서 와서 나를 어찌해 주오!! 이 생각뿐이다.
간호사 셋이서 서로 내 배위로 쩜프하듯이 찍어 누른다. 죽게따..욕이 절로 나오나...힘들게 삼켰다.
힘을 주면서 배꼽을 보듯 윗몸일으키기를 하란다.
어이 이봐요들..내 배를 누르고 있으면서 어찌 일어나라는게요..내가 장삽니까? 하고 싶으나 말할 기운에 힘을 쓰는 게 좋을 듯...
간신히 목만 일으키며 힘을 줬다.. 한 3번 하니 만세하며 힘 빼란다...
오잉? 뭔가 쒸원하다..아기가 나왔다.
어느새 가운을 걸친 남편이 들어와 탯줄을 자르며 울고 있다...못났다 ㅋ
감격스러울 줄 알았는데 안 아프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아기를 봤다..헉...머리가 꼬깔콘이다!!! 미안해 아가야..엄마가 힘이....ㅠㅠ
후처치를 하는데...뭘 또 뺀다고 배를 누르는 것도 아프고 꿰매는 것도 아프다..
엉덩이가 움찔움찔 춤을 춘다.
병실로 올라오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머리는 대역죄인 포스...얼굴엔 실핏줄이 터져 붉은 점들이 마마에 걸린 듯하다.
야밤인데도 밥이 나왔으나 세 숟갈 먹으니 안 들어간다..
내 생전 이렇게 많은 밥을 남기다니!! 감격이다ㅜㅜ
잠은 안 왔다. 산소 마스크를 몇 시간씩이나 쓰고 있었더니 얼굴에 경련이 와서 아침까지 혼자 고생하다 잤다. 물론 남편은 코 골며..누가 보면 지가 애 낳은 줄 알겠네!
난 애기가 나올때까지 진통수치는 62가 최고였다.
궁금하다. 난 안 아팠던 것일까? 아님 기계가 이상했던 것일까?
정말 끔찍하리만치 아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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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찌 마무리하냐 난감해 하더니 나도 그렇다.
마무리는 힘들다..
사진이나 투척!!
태어났을 때와 최근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