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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께서 임신하셨어요

..... |2012.03.19 17:39
조회 170,071 |추천 418

안녕하세요, 초면에 이런 글을 쓰는 것도 누가 알까봐 두렵지만.. 익명의 힘을 빌려 써봅니다.

친한 친구들 사이라 해도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인정머리 없고 파렴치하다는 소리를 들을 까 두려워 고민을 상담하고 싶었어요.

 

저는 올해 스무살 대학생이고, 지방에 있는 간호대에 입학했습니다.

공부를 썩 잘하진 못해 장학금을 타진 못했지만, 저희집 형편상 등록금때문에 곤란을 겪는 등의 문제는 없었구요. 고등학생때도 잦은 음주, 흡연등의 문제 일으킨 적도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우리 엄마....... 작년 1월에 돌아가셨습니다. 심한 우울증이 있으셨고, 자살하셨습니다.

유서로 제게 미안하다고 엄마가 이것까지밖에 안되는 사람이라 네가 결혼하는 것도, 손주도 볼 만큼 살아갈 시간을 견디는 게 힘드시다고 남기시고요.

장례 치르고 나서 제게 직접 남겨주신 8천만원은 그냥 제 수중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엄마 대신 제게 남겨진 건 돈뿐이고, 그 돈을 쓰면 엄마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건드리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아빠.... 아버지는 작년 11월에 재혼하셨어요.

빠르죠. 알고보니 엄마 때문에 괴로워 하시다가 지탱할 버팀막으로 생각하신 지금의 새엄마와.. 돌아가시기 전부터 쭉 만났다고 하시더군요. 상식적으로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고. 용납되지 않고.

 

고3때 잠시 엇나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엄마를 생각하니 남은 건 저뿐이었을 엄마가 이모습을 보시면 얼마나 슬퍼하실까 가여워서......... 이악물고 공부하고. 담담하게 재혼사실도 받아들였고.

새어머니 자식인 여덟살짜리 남동생도 가족으로 생각하자 마음 꾹 먹고 아무런 티도 안내려고 애써왔습니다.

 

 

그런데 새어머니가 임신하셨대요. 벌써 3개월이고요. 임신하고 얼마까지는 저한테 별다른 터치도 없었고, 호칭도 그냥 어머니라고 부르도록 하셨고.

아빠가 용돈 주시는 것에도 별다른 불만을 표한 적 없으세요.

 

그런데 요즘 툭하면 짜증부리시고, 저에대한 모든 것이 불만이신 가봐요.

 

처음에는 설거지, 그담엔 빨래, 아침밥.......... 제가 도맡아 하게 되었습니다.

 

임신하셨으니 초기니까 조심하셔야 하는 것 압니다.

 

그런데 거실에 의자에 놓여있는 제 코트만 봐도 신경질, 식탁위에 잠시 올려놓은 전공책만 봐도 신경질, 아침에 밥먹으러 마주 앉는 것도 싫어하셔서 저 아침 차리고, 혼자 밖에 나가서 공원에서 빵이나 삼각김밥 사먹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거실에 티비보러 나오는 것 조차 못마땅해 하는 게 느껴져서 방 안에 죽은듯이 머무르다 이른 시간에 나오기 일쑤입니다.

 

제 방엔 멋대로 들어오셔서 서랍 뒤지시고, 요즘 담배를 피운터라(한달도 안됐죠) 라이터 발견하신 걸로 노발대발....... 집에선 절대 흡연하지 않습니다.

 

임산부가 있으니까요.

 

스트레스는 쌓이는데 저는 어떻게 풀 방법을 모르고, 혼자 해결한 방법을 찾은 것 뿐입니다.

 

 

 

이틀에 한번 꼴은 남모르게 넋놓고 울기도 하고............

 

 

 

 

저는 솔직히 임신하셨다는 사실 자체가 더럽고 역겨워요.

 

그래요, 욕하셔도 괜찮은데 전 아빠가 더러워요. 엄마 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또 그 전부터 만났다니. 불륜이면서 당당하게 재혼까지 해서..... 엄마도 이사실을 아셨던 건지. 엄마의 죽음도 다 그 사람들 때문인것 같고. 더러워요. 돌아가시자 마자 보란듯이. 정신상태도 이해 안가고. 임신했다고 히스테리 부리는 것도 최소한의 도리로 참아 왔는데.......

 

내 등록금도 왜 내주냐면서 역성들고 얼마전엔 싸우더라구요.

 

지 엄마가 남긴 돈으로 내면 되지 염치도 없다고.

 

밥벌레 같다고........ 기생충같다고........

 

저 기생충 아닙니다.

 

 

 

이런 소리 들을 수록 가슴이 미어지고, 엄마가 왜 나만 이런 지옥에 버리고 갔을까 너무 밉고....

 

 

 

친구들에게 새어머니 임신하셨다고 하니까, 미움받지 말고 잘하라고 하더라구요.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죽은 듯이 참으라고.

 

그때까지 참는 것 자체가 지옥일 거에요.

 

아빠랑 말하지 않은 지는 한참됐습니다. 입학허가 받고 자질구레한 금전적인 얘기나 일상적인 대화 몇마디 빼고는 주고 받지고 않았습니다.

 

아빠도 새어머니가 우선이시고, 임신했으니 잘 대해주라고. 동생도 잘 챙겨주라고.

 

간 쓸개 다 빼놓고 텅 비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사는 게 너무 버겁습니다.

 

 

절대로 엄마가 남겨주신 돈 쓰고 싶지 않고.

 

적어도 집에서만큼은 편하게 있고 싶은데 도저히 돌파구가 없습니다.

 

저한테 가장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 뭔지 가르쳐주세요.

 

부탁드려요..

추천수418
반대수23
베플나다|2012.03.19 21:42
절대 8천만원은 손대지 말 것. 무슨 일이 있어도 꺼내지 말 것. 아빠한테 새엄마년이 그러듯 살랑살랑 여우짓 좀 할 것. 무조건 대학졸업까지는 버틸 것. 졸업 후 취업하고 바로 나오세요. 그때까진 대학등록금이며 들어갈 돈이 너무 많습니다. 어머님 남겨주신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긴 한 부분이나, 왜 님이 모든 걸 다 해야 하나요. 더럽고 역겨워도 네놈이 내 아빠니까 이 정도는 내가 받아야지!!하는 맘으로 버티세요. 딱 졸업때까지만.
베플이ㅡ|2012.03.19 20:29
독립하라 그러고싶지만..여자가독립하기가쉽나요 진짜 그집에 나오신 이후엔 남남되시는거에요 선택은 글쓴이분몫이에요.... 독립해서 진짜남남처럼 살것인지 악착같이 그집에서 버티는지... 하나두 안파렴치하세요 그러니 주위친구분들게 도움청해보세요 그리구8000만원은 절대쓰시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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