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저는 이별을 극복하는 중입니다.

피안 |2012.03.31 08:26
조회 889 |추천 3

 

 

저는 이제 1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래도 제 삶에선 꽤 길게 사귄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하고 극복하는 중입니다.

힘듭니다. 무척이나 힘들어요. 이별이란 것에 익숙하지가 않아 처음으로 겪는 이별이다보니 제 정신은 혼미합니다.

 

저희 둘은요. 누구 하나 바람나서 헤어진 것이 아니며, 누구 하나 질려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고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그가 저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저는 그를 생각보다 많이 필요로 했고 수요만큼 충족되지 않는 현실에 혼자 마음을 다쳐 울다 웃다 하다가 둘 다 손을 놓자 조용히 합의한 관계입니다.

 

조금만 더 참을걸, 조금 더 잘 할걸. 그렇게 후회하는 마음 잠시 가지다가 문득 오래되고 소중한 근 10년지기 남자사람친구의 말과, 얼마 전 본 모의면접에서 겪었던 일이 떠오르며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이전, 정말로 좋아했던 여자친구가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해와 헤어진 제 친구는 한동안 힘들어했습니다. 그렇지만 곧 기운을 차리더군요. 이제 괜찮으냐 물으니 그 친구 참 멋진 대답을 했습니다.

 

"나는 사랑하는 동안 후회없이 잘 했으니, 헤어진 것에 마음은 아프지만 더 이상 후회는 하지 않는다." 

 

문득 떠올려보았습니다.

사귀기 초만해도 저는 소위 남자들이 기피해야하는 '헤어져,헤어져'여자였습니다. 4달동안 3번인가를 이야기 했으니,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남자분들 중엔 저를 고까운 눈으로 바라보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더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헤어지자고 홧김에 내뱉는 그 말에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아프다며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아물지도 않은 상처에 칼질이라도 하는 듯 고통스럽다는 호소에 마음 깊이 반성을 했습니다. 헤어진다는 말은 쉽게 할 것이 아니구나. 내가 아픈만큼 이 사람도 아프구나. 나는 여자라 아프다며 울기라도 하지만 이 사람은 그렇게 표현도 못하고 속으로 썩어들어가는구나. 가슴깊은 반성을 하고 저는 지켰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되돌아온것은 비록 남자친구의 실천적 무관심이었으니 딱히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요. 결국 전 더 갈구하게 되었고, 남자친구는 압박받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결과를 부르긴 했으니까요.

 

결국 반년조금 안된 시간 지난 오늘날 마지막으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아낌없이 사랑했고, 아낌 없이 표현했고, 여태까지의 제 모습을 버리려 무던한 노력을 했습니다. 연애 초기 제가 속을 썩인것이 아직까진 미안하긴 하지만 그로인해 배움도 많았고 나쁜 버릇도 고쳤으니 그에겐 고맙습니다. 노력과 표현과 사랑이 의도치 않게 서로를 괴롭히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상대의 연애 방식 자체가 애초에 저의 것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어느 날 아침, 그가 행복하려면 보내줘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제 마지막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니 후회를 할 리가요.

 

그리고 두번째로 면접관이 그러더군요. "우리 회사에서 당신을 채용해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모의면접이었지만 그 질문엔 미처 답을 생각지 못한 저는 잠시 멍했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대답을 둘러대고 집에 오는 길에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누군가를 필요로 해서 옆에 있는 것 보단, 누군가에게 필요로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현명하겠다.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헤어진 아침 눈을 뜨고 다섯시간을 내리 울었고, 친구들과 있다가도 이름이라도 떠오를라 치면 눈물부터 나오고,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고, 잘 안마시던 술을 토하고 기절할때까지 마시고, 정말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하는 생각에 절망감도 들고, 이 사람만큼 괜찮은 사람 또 없을텐데 하는 생각에 하루에도 열두번씩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고.

 

바람등의 믿음과 관련된 이유가 아닌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헤어지게 되신 연인들이라면,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이라면 다들 그러실 거에요. 허전하고, 공허하고, 무기력해지는 기분.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사랑한만큼 아프다고 하니 이 이별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지내렵니다.

지난 사람의 상처 지금의 사랑이 아물게 해줬으니 제 마음이 비록 아파도 그 사람을 불행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그리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 많큼 많이 노력했으니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헤어진지 이제 곧 3일 아직은 아파도 됩니다. 아직은 혹시나 하는 연락 기다려도 됩니다. 아직은 펑펑 울어도 괜찮아요. 아직은 흐트러져도 됩니다. 저에게 시간을 줄 겁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주. 그만큼만 슬퍼할겁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길을 걷다가, 버스에 앉아서 혼자 중얼거려봅니다. 

 

이게 최선이야. 나는 잘 한거야. 잘했어. (본인)아.

 

그저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그 사람이 나이가 들어 다른 사랑을 하게 될 때, 나와의 경험에서 많이 배우고 느낀것들을 이용해,

훗날 그렇게 할 수 있게 해준 우리의 과거에게 그저 고맙다는 생각이나마 잠깐 했으면 하는 욕심이네요.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후회 없이 사랑하세요.

그렇다면 언젠가 다가올 이별조차도 견뎌낼 힘이 생깁니다.

 

이별하셨다면

다시는 못보는 슬픔보단 나는 괜찮은 사람과 사랑을 했지 생각하세요.

그러니 내 스스로가 아쉽지 않더군요.

 

그리고 그래도 정 힘들다면 가끔은 스스로에게 중얼거려보세요.

괜찮다고. 아직은 슬퍼도 된다고. 잘 된 거라고.

저는 이걸로 톡톡히 덕을 보고 있습니다.

 

아프지 말자, 아프지 말자, 억지로 누르지 마시고 마음껏 느끼세요.

시간이 지나면 내 빈 마음도 채워지리라 믿습니다.

 

그저 단 하나 가슴에 사무치는것은,

헤어지자는 제 이야기에 알겠다고 응수하며, 하지만 그래도 사랑한다던 마지막 한마디네요.

나는 참 멋진 남자친구를 잠시나마 내 사람으로 만든 멋진 여자에요. 그 생각에 하루를 더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이별을 극복하고 계신가요?

후회없는 사랑을 하셨나요?

 

 

별 생각 없이 판에 왔다가,

이별에 슬퍼하고 괴로워하시는 분들이 많아 제가 극복하는 방식의 것들을 이렇게 올려봅니다.

이별이 두렵다면 사랑을 시작하지 말라는 어떤 글귀가 오늘따라 가슴에 닿아옵니다.

 

추천수3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