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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과분한 그녀

아킬레스건 |2012.04.08 00:27
조회 18,129 |추천 37

제 생각을 털어놓을 곳도 없고 고민을 상담할 사람도 마땅하지 않아서

판에 글을 쓰네요.

길더라도 읽어보시고 제게 도움되는 댓글들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이제 26이고 제겐 1년 좀 넘은 21살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제가 부산, 여자친구가 서울인 장거리연애입니다.

 

 

둘 다 학생인데다 특히 전 집에 형편이 좋은것도 아니고 용돈 겨우 모아서 KTX타고 가니

여자친구가 데이트 비용은 자기가 내겠다했고

지금도 이런식으로 부담하며 데이트 합니다.

 

 

여자친구 집은 좀 부유한 편입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거 먹고 입고 배운 한마디로 귀하게 자란 사람입니다.

반면에 전 가진것도 없고 딱히 좋은 대학을 나온것도 아니고

집안 형편이 좋은것도 아닙니다.

 

 

 

그런 저를 위해서 자기는 받은 용돈으로 천원짜리 김밥 사먹으며 끼니 떼우고

저 만날땐 아귀찜이나 장어구이 같은거 먹이고..

제가 꾸밀만한걸 살 형편도 안되고 그런 생활이 오래다 보니 관심도 없는데

그런 절 위해서 남자 스킨이나 향수 등등 좋은게 뭔지 이리저리 알아보고는 선물해주고

그러면서 정작 자기는 눈썹그리는 펜 하나를 못 사서 친구들이 주는 쿠폰 모으고

제가 차비가 없어서 보고싶어 죽겠는데도 서울에 못가면 통장에 돈까지 넣어주고

그래놓곤 자기도 부산으로 내려가고 싶은데 외박하기 힘든것도 있지만

가는 차비와 데이트비용 다 부담하기엔 형편이 안된다며 미안해하고

헤어질 때 기차타서 지갑보면 항상 만원짜리 한 장 넣어줍니다..

그러지 말라고 아무리 말려도 자기 만나러오느라 용돈 탈탈 턴거 안다고

집에 갈 때 버스말고 택시라도 타고 가라고 바락바락 우기고

부산부터 서울까지 왔다갔다 하느라 힘든데 무슨 찜질방이냐고 오만원 쥐어주면서 모텔에서 자게하고

통화할 때도 제가 먼저했는데 통화가 길어지면 여자친구가 끊고 자기가 걸고..

다른 여자들은 뭐 백같은것도 선물 받고 한다던데 전 꽃다발 사줄 돈도 없네요..

 

 

 

저희 부모님이 고물상을 하시는데..처음엔 그 사실을 계속 숨기다 어쩌다 여자친구가 알아버렸고

전 실망할 줄 알았는데 왜 그런걸 숨기냐면서 되려 화를 내고

여자친구는 제가 처음입니다. 남들처럼 콘도나 좋은 곳에서 뭐 이벤트도 해주고해야하는데

전 한심하게도 허름한 모텔에서 안아버렸네요...

순종적이기만해서 제가 질리거나 부담스러운게 아니라 애교도 많고 여우같은 면도 있고..

생각하는것도 깊은데다 말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똑부러지고..

뭐 술도 못하고 클럽이나 그런건 가본적도 없고

혹시라도 친구들이랑 술 마시는 날에는 11시까지 집에 들어가서 저 걱정한다고 집전화로  전화합니다.

말이 길어졌지만 어쨌든 정말 저한테 잘해주고 제가 더 잘해줄 수 없어서 미안한 사람입니다.

비록 장거리에다 금전적 여유가 되는것도 아니라서 일년넘는 시간동안

데이트한 횟수는 고작 15번? 20번이 채 안됩니다.

그래도 매일 통화 1~2시간씩하고..

둘 다 나이가 어리고 특히 여자친구는..많이 어리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싶고 내 인생에 이 여자만한 사람만나서

이 여자 사랑하는 만큼 다른 누군갈 사랑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저에게 과분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이 사람이 절 붙잡고 통곡을 했습니다.

우는 것도 처음봤고(뭐 영화나 드라마 볼 때 우는거말고요) 너무 서럽게 울길래 무슨일이냐 물었더니

부모님께서 유학을 가라고 하셨다네요.

어머니 회사를 물려받기로 했는데 한국에서는 공부하기 좀 한계적인 부분이 있는 분야라..

그리고 자기도 가고 싶다고 합니다.

작은 한국에서 새장에 갇힌 새처럼 살기보다는 많은것들을 보고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고...

그러면서 A4용지 50장을 손글씨로 빽빽히채워 편지를 써왔습니다.

주 내용은 기다려달라, 자기는 이러이러한 마음으로 배우겠다, 유학생활동안 이렇게 하겠다

등등 저를 설득하는 말들이 가득 적혀있었습니다.

저는 물론, 기다릴겁니다.

오히려 기다리는건 제가 아니라 여자친구겠지요.

 

 

 

여자친구가 유학을 끝내고 돌아오면 저와의 차이는 지금보다 더 심해질거고..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절 만족 못하실 수도 있고

저보다 앞 날이 창창한 사람을 놔줘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제가 욕심좀 부려보려고 합니다.

유학 가있는 4~5년동안 열심히 벌어놓고 열심히 일 배우면 내 사람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다짐해봅니다.

아직 어린 여자친구지만 제가 이런 생각으로 곁에 있어도 되는걸까요?

작은 실반지라도 하나 해서 둘끼리 구두적으로라도 약혼같은걸 하려하는데..

제 욕심이 너무 큰 걸까요?

정말로 제 여자친구를 위하고 여자친구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추천수37
반대수1
베플변사체|2012.04.08 13:41
유학 가있는 4~5년동안 열심히 벌어놓고 열심히 일 배우면 내 사람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이다짐 꼭지키시고 4~5년동안 포기하지마세요 그리고 나쁜짓은 하지마세요 여자친구분이 너무 슬퍼하실거에요
베플루피|2012.04.09 10:22
걍 넘어가려다가..마지막줄이 동하게 해서 쓴다. 어린 친구니까 말놓을게. 나도 너보다 그리 더 많이 오래 산건 아닌데, 나와 내주변, 아는 남자든여자든 다 동원해서 찾아봐도 너의 여친같은 여자는 정말 하늘의 별만큼 잡기 힘들다. 앞으로 유학가서 그 아가씨가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장담못하는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그여자를 정말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은 돈이 아니다. 냉정히 말해 너따위가 4~5년간 암만 벌어봐야 그여자 유학비도 안나온다 그렇다고 사랑하기에 너를 떠나보낸다는 더더욱 아니다 최악의 선택이자 온갖 드라마의 폐해인 선택일뿐. 그여자를 최고로 행복하게 해주는 길은 니가 수능을 다시 치는거다. 내가 그 여자의 아버지라면 너란남자 청부살인을 해서라도 내 딸이랑 못만나게 한다. 집안이 볼품있나 학벌이 눈에 띄나 뭐하나 갖춘게없어 다시말해 니 여자를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은 니가 그꼴로 훗날 여친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거다. 아마 딸이 고집부리면 의절할 수도 있는 수준이니까. 그렇다면, 니가 내세울수있는걸 만들어야된다. 학교가 명문일수록 장학혜택과 학자금대출이 많다. 집안에 손벌리지 말고 혼자 이불속에서 엉엉울만큼 이악물고 공부해봐라 유학 다녀오는동안 너의 달라진 학벌은 너 스스로를 더 여친앞에서 당당하게 만들고 그 여친 부모님 앞에서 좀더 어깨를 펼수있게 만들고 결국은 너랑 니여친을 지키는 가장 좋은 무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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