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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그 전화....

오늘은아빠... |2012.04.08 15:51
조회 1,635 |추천 12

9년전 참 무서웠던 그 일...

이제는 한 번씩 술자리에서 안주삼아 얘기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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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때는 2002년도에 대학 입시를 실패하고 서울에 올라가서 재수 학원에 다니던 때였습니다.

남들 50점 80점 떨어지고 난리도 아닌 수능이었지만 저는 모의고사 대비 그닥 성적이 떨어지지 않아서 나름 원하는 대학은 가겠거니 생각 했었는데..

추가모집으로 광주에 모 대학에 합격하긴 했지만, 아버지의 부단한 설득으로 재수를 결정 했더랬지요..

그래서 아버지 눈을 피해서 놀기 위해 상경하여 고려대 앞에서 하숙을 시작했고 신설동으로 학원을 다녔는데..

아무래도 놀다보니 돈이 모자라서 학원이 끝나면 야자를 참석하지 않고 뚝섬유원지 역 1번출구쪽에 있는 리버xx라는 호프겸 BAR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사건-

그 일이 일어난 날은 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우리 학원은 모의고사를 봐서 반에서 3등 이내에 든 학생에겐 학원비를 일부 감면해주는 제도가 있었는데, 아들이 재수한다고 돈 대주고 계시는데 학원비 감면이라는 혜택이라도 받아야 얘가 올라가서 놀고만 있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아 시험 전날 밤새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니 4시 반? 정도 되었었는데 6시부터 알바를 해야했기 때문에 시간이 좀 어중간해져버린거예요.//ㅁ//

집에가서 한 숨 자고 가자니 못 일어날 것 같고 바로 출근하자니 뭔가 싫고.. ㅋㅋ

아시죠? 알바는 퇴근시간은 몰라도 출근 시간은 정시에 해야 덜 억울하다는거!

 

그래도 너무 졸리기에 지하가서 자야겠다 생각하고서 바로 가게에 갔습니다.

도착하니 다섯시정도..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전 파트 형님이 물었습니다.

 

형 : 뭐 이렇게 일찍 왔냐 나 일찍보내주냐?? ㅋㅋ

나 : 아뇨 저 졸려죽어요 지금 -_- 저 내려가서 눈 쫌만 붙일게여 안올라오면 내려와서 깨워주세여 징징

형 : 이새키 ㅋㅋ.. 알았다  자라

 

그렇게 전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우리 가게는 지하1층에선 BAR를 운영하고 1층에는 카운터, 주방, 단체석 2층,3층은 홀이 있는 상당히 규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별로 없어서 지하1층에 있는 BAR는 그저 술창고로 사용하고 있던 상황이었어요.

 

얼음 만드는 기계랑 냉장고 불빛만 있는 지하에 저는 의자를 다섯개정도 이어서 붙여놓고는 손에 핸드폰을 꼭 쥐고 자고 있었습니다.

 

zzzZZZZZ

zzzZZZZZzzzZZZZZ

zzzZZZZZzzzZZZZZzzzZZZZZ

 

얼마나 잠들었을까..?

손에 쥔 핸드폰에 진동이 오길래 핸드폰을 게슴츠레 쳐다봤습니다.

011-6XX-XXXX 번호가 액정에 떠 있었습니다.

무심코 받았어요

 

나 : 여보세요?

?? : 안녕?

나 : 어? 왜?

(그때 당시 사귀던 누나가 있었는데 목소리가 그 누나였기에 전혀 의심을 안했어요..)

 

?? : 뭐해?

나 : 아.. 어제 나 오늘 시험본다고 얘기했자나 그래서 밤 샜더니 졸려가지고 가게 미리 와서 자고있어

?? : 으응

나 : 어제 누나 저녁에 왔다 가고 나 밤새 공부했거든

 

( 중략.. 19금//ㅁ// )

 

나 : 하여튼 -_- 누나땜에 더 피곤한거 같어

?? : (꺄르륵)

나 : ?!

?? : (꺄르륵)

나 : 뭐가 그렇게 웃겨 ㅋㅋ 왜 웃는데 같이 좀 알고 웃자

?? :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나 : 어..?

(핸드폰 액정 다시 봤어요.. 그래요 다시 보니 분명 처음 보는 번호였습니다..)

 

나 : 저.. 혹시 누구야..요..?

?? : 너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통화를 그렇게 했냐?

 

점점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립니다.

그 공포영화보면 애기귀신 목소리 알아요?.. 혹은 인형에 빙의된 귀신 목소리..

분명 애교섞인 귀여운 말투인데 섬뜩하고 식은땀이 나기시작했어요.

 

나 : 누군데....

?? : 맞춰봐 맞춰봐 (꺄르륵)

나 : ....(헐..)

?? : 응? 어서? 응? 맞춰봐 (꺄르륵)

 

다시 핸드폰을 귀에서 잠시 떼고 봤는데 안테나가 한개 떠 있었어요.

지하라서 그런가...?

 

나 : 나 지금 전화기가 좀 이상한가봐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려 나 위로 올라갈테니까 잠깐만!

?? : 뭐야 어서 맞춰보라니까? (쿡쿡쿡)

 

복층 구조의 계단을 두칸씩 올라갔습니다 등골은 점점 섬뜩해졌어요

난 쫄지 않은 척 하려 했어요. 이래뵈도 저 공포영화 매니아거든요 정말 무서운거 잘봐요..

 

나 : 기다려봐 다 올라왔어..

 

지상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계단에 오른발을 얹고 나머지 발 까지 뙇 ..올려놓는 순간..

 

 .... 얼었어요 

왜 얼었냐구요..?

 

여러분 드라마 M 보셨나요? 심은하 주연의 낙태한 아이가 빙의되서 어쩌고했던 그 드라마속 귀신 목소리.

남자와 여자 목소리가 섞인 그런목소리로.. 외친 한맺혀 들리는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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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누군지 왜 몰라!!!!

?? :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 : 내가 누군지 왜 몰라!!

 

 

 

 

 

헐.... ㅠㅠ

헐..........ㅠㅠㅠ 나한테 왜 그래 이 여자가 ... ㅠㅠㅠ

 

 

한참을 아무말 못하고 얼어있다가..

 

나 : 저..저기 지금 모..목소리가 굉장히 이..이상하게 들려서요.. 조..좀 있다가 다시 전화해주세여

      (울먹울먹)

 

그리곤 끊었어요...

 

전 파트 형님이 와서 걱정스레 쳐다봐요 무슨일 있냐고.

 

온 몸에서 땀이 나고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힘겹게 터벅터벅 움직여 테이블 앞에 앉았는데

형이 무슨일이냐며 진정 좀 하라고 따듯한 녹차를 타 주셨어요.

 

힐끔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5시 45분..

 

나 : 형.. 전화 통신상태가 이상하면 목소리가 막 자유자재로 바뀌고 그런가?

형 : 음....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전화 잘 안터지는데서 기계음도 나고 그러잖아?

나 : 아...아.....후우..

 

시간은 계속 흐르고 5시 55분. 알바 교대하기 5분전

나는 너무 궁금했습니다.

이게 단순 통신망이 안좋아서 생긴 일인지

마지막 내가 누군지 왜 모르냐는 그 한 맺힌 말이 계속 귀에 맴 돌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휴대폰을 집어들어 전화를 걸어 봤습니다.

 

011-6xx-xxxx  통화버튼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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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다시 확인 하시고....."

 

 

 

헐................

뭐...?

나한테 전화 왔자나?..  뭐..뭔데..??

 

 

나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

벌떡 일어나서 가게 유선 전화로 다시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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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다시 확인 하시고....."

 

 

내 휴대폰으로 다시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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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다시 확인 하시고....."

 

 

 

...아 슈발..

 

 

 

끝..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 좋으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 또 올려줄게요~~~

추천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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