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공지영, 학습효과에 약발 뚝
김대업·김경준 학습효과 전철 밟을 듯
19대 총선이 당초 '여소야대' 정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152석을 차지하면서 압승으로 끝났다.
낙승을 예상했던 민주통합당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며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민주당의 패배는 이명박 정부가 차려준 밥상을 스스로 걷어찬 꼴이라는 점에는 더욱 더 뼈 아프다.
민주당의 패인은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 후보의 저질막말논란과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민주당 지도부의 무능,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는 없이 시종일관 '이명박 정부' 심판만 외친 선거전략, 그리고 한미FTA와 제주 해군 기지건설을 둘러싼 말 바꾸기 등을 꼽고 있다.
여기에 선거 막판 지난 정부에서도 있었던 민간인 사찰을 마치 이명박 정부만 한 것처럼 호도하고 뒤집어씌우다가 청와대의 '노무현 정부에서 80% 저질러졌다'는 해명에 제 발등을 찍은 것도 한 몫 했다.
이 과정에서 야권과 괘를 같이하는 개그맨 김제동, 소설가 공지영씨 등 소셜테이너들이 가세해 자신들도 현 정부에서 사찰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국정원까지 끌어들였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현상이다. 지난 2010년 열린 6⁃2 지방선거에서 김제동씨는 이른바 '김제동 외압설'을 유포해 정책 공약보다 감성적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젊은 층들을 대거 투표장으로 불러들여 야권이 압승하는데 기여했다.
2010년 7,28 재보궐선거전에는 방송인 김미화가 'KBS 블랙리스트'를 터뜨렸고 이는 정부에 의한 연예인 탄압으로 비쳐져 정부라는 절대 권력에 항거하는 젊은 층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았고 선거에서는 야권이 승리했다.
이들의 전략은 단순하다. 먼저 젊은 층들에게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예인이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킬만한 외압설 등을 유포하면, 일부 좌경화된 언론에서 이를 반복⁃확대⁃재생산하고, 어느 정도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 야권이 나서서 정치공세를 취하며 공조를 하는 것이다.
이는 정치보다는 연예인들에게 관심이 많고 여당과 정부에 비판적인 젊은층들의 특성을 이용, 보이지 않는 억압에 의해 이들이 탄압받으며 우리 사회의 정의가 훼손된다는 점을 부각해 의협심과 동정심에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 된다.
이번 19대 총선에도 이런 패턴이 반복됐다. 민간이 사찰논란이 한창이던 때 김제동씨는 국정원 직원이 집으로 찾아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의 사회를 보지 말 것을 제안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이런 일로 인해 '김제동씨가 약 없이는 잠들지 못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동정심을 부추겼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송인에 대한 사찰과 강제퇴출은 MB정부 방송장악을 위한 의도적 사찰이자 정치적 탄압"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서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과정을 좌경화된 언론은 연일 보도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효과는 미약했다. 이는 학습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김대업 학습효과로 인해 2007년 대선에서 BBK를 들고 나온 김경준씨의 약발이 먹히지 않았듯이 소셜테이너에 대해서도 학습효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들의 정치적인 행보와 발언들은 이미 먼저 경험한 학습효과에 의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가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권순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