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자입니다.
돌아보면 항상 저는 상대가 우선인 연애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연애가 끝나면 제 '일'도 끝이 났죠.
21살 땐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갑작스레 유학을 갔고
26살 땐 이별을 감당할 수 없어 첫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또 전
29이란 나이에 어렵게 들어갔던 회사를 제 발로 걸어나왔습니다.
어리석지만 그때는 매번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21살 때, 25살 때 그랬던 것 처럼
다시 일어나겠죠..
힘들지만 그럴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처음이 아니니까
덜 아파하자
짧게 아파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쯤하고 그 사람 놓아주고
다른 사람 찾자 했습니다.
그래서 용기 내어 나간 소개팅..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눈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그 사람은 날 뭐 먹을지 고민하게 하지 않았는데.
그 사람은 날 지루하게 하지도 않았고
그 사람은 날 배려하며 걸어줄 줄 알았는데..
그랬던 그 사람과 너무 다른 이 낯선 남자
그 사람과 제가 얼마나 운명적인 만남이었나를 이제와서 알게 해주네요.
지금은 늦었는데 말이죠.
돌아오는 길에 몇 번 고민도 하지 않고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엉엉 울어버릴까봐 몇 마디 나누지도 못하고 끊어버렸지만요.
한껏 멋을 내고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서른 먹은 여자가 길거리에서 울어버렸습니다.
오랜만에 신은 구두에 발이 너무 아파서
한참을 서럽게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