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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알바

굿굿 |2012.04.19 14:37
조회 840 |추천 2

안녕하세요

 

알바 하시는 분들 힘든 일 많으신 것 같네요..

 

저도 알바생이긴 하지만 가게에서 정말 좋은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가게 자랑좀 할게요 ㅎㅎ 이제 편하게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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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1호선 대방역에 있는 Ti-amo 는 까페에서 일하는 알바생임

까페 알바.. 솔직히 스스로 키 외모 컴플렉스 모두 차곡차곡 모아서 부자된 상태이기도 하고

일이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기 때문에 대학생 되고부터 줄곧 눈치만 보고 있었음

근데 나의 절친 한 녀석이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곧 그만두기로 했다길래 박차고 달려감

원래 남자 알바생분이 한분 계셔서 여성분을 뽑는다고 했는데

내 친구느님께서 매니저님께 나에 대해 보증을 섰다고 함....ㅋㅋㅋㅋㅋ

결국 우리 까페는 저녁 시간 남자 알바생으로만 운영을 하게 되었음.

 

내 입으로 말하기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민망하고 송구스럽고 좀 그렇지만

난 좀 많이 성실하려고 하고 책임감이 겁나 큼.

어렸을 때부터 반장같은거 하면서 그렇게 되어버린 건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눈치는 좀 없어도 쩌는 노력파임.

 

여성이 아님에도 날 고용해주신 매니저님이 너무 감사했음

그리고 날 믿고 뽑아 주셨기 때문에 절대로절대로절대로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음

 

그래서

 

매니저님께선 친구 그만두기 하루 이틀 전에 와서 인수인계 받으라고 하셨는데

나는 친구의 마지막 한 주를 함께 일했음. (물론 무보수)

 

난 이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음. 그래야 가게에 민폐가 되지 않으니까.

돈주고 고용하는데 오히려 가게에 마이너스 되면 안되지 하는 생각이 너무 커서..

처음에는 커피라고는 아메리카노밖에 모르던 본인이기에 커피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겁나 잡일만 해댐.. 설거지.. 청소.. 유리창 닦기.. 쓰레기 비우기.. 심부름..

 

잠시 내 친구를 간단히 소개하면

이놈은 눈치가 겁나 빠르고 센스가 아주 그냥 갑임

단기적으로 보면 나보다 이놈이 훨씬 투자가치가 있는 놈임

근데 좀 스파르타식이라.. 나를 막 갈굼..

친구라고 봐주는것도 없음..ㅡ,.ㅡ 무튼 덕분에 한 주 동안 빡시게 거의 다 배움.

 

이제 이 친구는 떠남.. 나는 출근표를 찍고 근무를 하게 됨.

근데.. 친구가 있을때는 11시 마감 정확히 하고 칼퇴근이었는데..

남은 형 한분과 나는 둘 다 초짜였기 때문에 11시 20분 전에 마감을 끝낸 적이 없음....

 

그리고 실수도 겁나 함.. 와플에 휘핑 올리다가 휘핑크림을 물총처럼 쏴버려서 와플 뚫리고

스무디 만들다가 뚜껑 제대로 안닫아서 스무디 폭죽놀이 한적도 있고..

첫 2주는 정말 죽을 맛이었음.. 그래도 나님 열심히 하고 어서어서 익숙해지려고

출근 시간 3시간 전에 가서 연습하고 그랬음

 

한 번은 매니저님께서 너무 피곤해 보이시기도 하고 전날 나의 실수로 골치아프게 해드린게 있어서

뭔가 신용을 회복하고 싶기도 했고 또 도와드리고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불쑥 들게 됨.

같이 일하는 형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1주일 정도 나오지 못하셔서 혼자 마감알바를 하느라

내 몸은 이미 시금치 파김치 뭐 축쳐진건 다 닮을 지경이 되었지만

난 좀 남을 위해 고생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매니저님께 감동 한방 제대로 먹이기로 함.

 

우리 가게는 역 안에 있기 때문에 take-out 손님이 많으시고 오전 오후 출퇴근 시간이 하루 매출의 절정임.

따라서 매니저님께서는 꿀 타임을 위해 오전 6시쯤에 오셔서 폭풍 샌드위치를 만드시고 매장 준비를 하심.

(오픈 시간은 7시임)

 

그 날 나는 4시 30분에 정확히 눈을 떴고 모든 준비를 마친 후 5시 30분에 가게에 도착함.

가게 문을 열고 매장 영업 준비를 모두 마침.

매니저님은 그냥 오셔서 샌드위치만 준비하시면 되는거임.

출출해서 옆에 편의점 미니OO에서 컵라면 하나 흡입하고 우리 가게 BGM에 심취해서 흐느적거리는데

매니저님 등장 ㅋㅋㅋ

 

나를 보고 귀신에 홀린 듯한 표정을 지으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음ㅋㅋㅋㅋㅋㅋㅋ

바쁜 아침에 내가 간것이 오히려 방해가 됐을 수도 있겠지만 난 나름 최선을 다해 오전 영업을 도움

근데 나도 사람인지라 3시간 자고 일을 겁나 하니까 슬슬 배터리가 방전될라 함...

 

매니저님께서는 나더러 가서 좀 자고 근무시간 맞춰서 다시 오라고 '명령' 하심...ㅠㅠ

나한테 미안해하시는 게 딱봐도 보였음 ㅠㅠ

그러면서 2만원 주시면서 점심이라도 사먹으라고 하심......

난 진심으로 대가를 바란게 아니었기에 정색을 하면서 사양했지만.......

안받으면 월급이라도 깎을 것 같은 매니저님의 기세에 눌려 감사히 받음..!!

 

그리고 집에가서 두시간 정도 자고 출근시간 보다 한 3시간 빨리 또 감 ㅋㅋㅋㅋㅋㅋㅋ

가서 매니저님 도와드렸음. 근데 정말 몸은 힘들었는데 너무 재밌고 보람있었음.

 

그 후로 매니저님은 날 정말 믿어주심.. 잘해주심.. 실수해도 관대하게 봐주심..

뭐 내 미래의 실수에 대해서 쉴드치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었지만

뭔가 우리 가게의 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서 너무 신났음.

 

난 지금도 매일 한 2시간 정도는 초과근무를 함

지금은 일이 많이 익숙해져서 혼자서 마감도 할 수 있을 정도지만

초심을 잃으면 신용도 잃을 것 같아서 처음처럼 열심히 함

물론 한번도 내가 일찍 오고 늦게 가고 한 걸 근무표에 표시한 적은 없음

하지만 매니저님께서는 월급을 주실때 내 초과근무까지 고려해서 더 주심 ㅠㅠㅠㅠㅠㅠ

 

아 정말 날 인정해주시고 믿어주시고 잘해주시는 매니저님이 너무 좋음....

 

나님은 5.15에 강원도 102보충대에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함.

요즘엔 시한부 인생사는 기분이라 감정기복도 심함ㅋㅋㅋㅋㅋ

근데 그런 날 잡아주는 건 우리 가게임

항상 내 가게다 생각하고 일하니까 하기 싫은 일이 없고 열심히 하게 됨

앞으로 한 3주 남았는데 정말 열심히 할거임

 

단기 알바인데도 성실하다는 말 한마디에 날 믿고 고용해주신 매니저님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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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게는 앞서 말했듯이 1호선 대방역 안에 있구요, 아이스크림 커피 전문점입니다.

직접 만든 젤라또 아이스크림은 저희 까페 마스코트에요 ㅋㅋ

저도 솔직히 요 아이스크림들에 반해서도 이 까페 알바 꼭 해보고 싶었어요.

가격은 좀 비싼 편이긴 하지만 맛으로 치면 절대 아까운 값이 아니에요 ㅎㅎ

젤라또 외에도 샌드위치 와플 커피 스무디 생과일주스 맛있는 거 많으니까

혹시 대방역 오실 일 있으시면 꼭 들러주세요 ^_^

 

한창 벚꽃축제 기간인데 저희 가게가 여의도 바로 옆이라 요즘 굉장히 분주하네요 ㅎㅎ

저희 가게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 감사드리구요 ㅎ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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