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처음 글써 봅니다..
오늘 지하철 5호선에서 [지하철 OO녀]가 될 뻔 했습니다.
5호선 이용 중 갑자기 어떤 할아버님께서 저를 툭툭 치시더군요.
저는 '응? 내가 뭘 흘렸나;;?' 싶어 돌아보았고, 순간 할아버지는 지하철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시더군요.
"난 당신같은 사람을 보면 이해가 안돼!! 어떻게 머리를 그렇게 노랗게 물들일 수 가 있어!!!"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나한테 말씀하시는건가? 싶었는데 지하철에 머리염색을 한사람은 저뿐이더군요..
(전체 염색을 해서 머리가 노랗습니다. 노홍철 과거 머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너무나 당황스러웠지만 천성이 불의를 봐도 꾹참는 소시민인지라.. 그저"예;;예;;"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혼을 저버렸다는니 당신이 외국사람이냐느니.. 소리를 고래고래지르시는데 정말이지 얼굴이 빨개지더군요..
저는 이제껏 무난한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렇다할 나쁜짓은 해본적도 없을뿐더러 항상 우리나라 사람이라는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을 사랑하구요.. 되려 검은머리라고 다들 애국자는 아니지 않습니까?
항상 제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면서 남한테 피해한번 주지 않고 살아왔는데.. 내가 왜 여기서 이런꼴을 당해야하나 하나.. 싶더군요..
자리를 뜨고싶어도 만원지하철이었고.. 다음역에 도착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데..(역과 역사이가 그렇게 긴 줄 처음 알았습니다..)
어떤 용감한 아저씨(or할아버지)께서 그할아버지를 말리시더군요.
"어르신, 이러지 마세요. 요즘 머리색은 그냥 개인의 개성일뿐이지 나쁜게 아니에요.. 어르신이 이러시니까 요즘 노인들이 욕을 먹는거잖아요.. 참으세요.. 저 학생 머리는 그냥 저친구의 개성일뿐이에요."
저는 순간, 이때다,,싶어 황급히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열차 반대편으로 도망갔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겁많은 소시민.. 저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는데 지하철 막말녀처럼 대들고 싸울 용기도 없고, 그것이 옳다고도 생각하지 않기에..)
열차끝에서도 할아버님의 고함소리가 들리더군요.. 그 용감한 아저씨는 계속 할아버지를 설득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언성 한번 높이지 않으시고 침착하게 끝까지 설득하시더라구요..)
머리속에 오만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차라리 영어로 말할걸.. 그럼 상황이 좀 나았을까..아 근대 아는 영어가 없네.. 등등
지하철을 내리면서 마지막으로 했던 생각은..
얼굴조차 보지 못했지만 절 도와주신 그 아저씨께 고맙다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였습니다.
원래는 자리를 뜨면서 그분께 감사인사를 드렸어야 맞는데.. 그러면 그 진상 할아버님께서 아마 제 머리채를 잡으셨겠지요..
지하철에서 도와주신 아저씨.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꼭 이글을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