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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우울증 환자란 놈입니다. 저 같은 병1신도..사회생활 할 수 있을까요??

바람이 분다 |2012.05.04 22:56
조회 6,958 |추천 38

안녕하세요

야구 중계와 음악 정보 검색만을 하기 위해 켜던

인터넷이라는 작고도 큰 세상에 처음으로 글이란 걸 써보려고 합니다..

믿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냥 아 저 병1신 같은 놈이 자기 이야기나 하려고 왔구나..

라고 생각해 주신다면 그보다 감사할 길이 없겠습니다.

 

 

이 게시판에 계시는 많은 형님들에게는 저 같은 놈의 고민은

별 것 아닌 놈이 배가 불러서 그러는 것이라 들릴 수 있겠지만

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제목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소위 말하는 우울증 환자라는 사람입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아, 왜 살아 있어..자는 동안 죽어버리면 좋을텐데..

등굣길에 쌩쌩 달려나가는 차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차도로 뛰어들고 싶고, 실제로

일 주일에 네 번은 그러는..그런 정상이 아닌 놈입니다.

나이는..올해 고등학교 일 학년 학생입니다.

중2 때 까지만 해도 친구들이 참 많아서 좋았는데,

지금의 저를 보면 정말 죽여버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말이 조금 엇나갔나요?

여하튼 중학교 때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사람들하고 멀어지고 나니, 혼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매일 방 밖에는 나가지도 않는 생활이 이 주 째.

그러다 어떻게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그 눈에서 경멸의 그림자가 스멀거리고,

나를 목부터 잡아 끌어내어 프랑스 대혁명 당시 파리 광장에서 단두대로

목을 자르듯 모두 앞에서 나를 욕하는 것 같아 토할 뻔 했습니다.

 

 

일부러 고등학교도 친구들이 얼마 안 가는

속칭 똥통고로 갔습니다.

중학교는 공부 잘 하는 수재들이 많았던 곳이였거든요.

그러나 한 번 병신은 영원한 병신이라고,

고등학교 가서도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난 공부해야 되는데..

이렇게 스스로 주문을 걸며 조금씩 다가오던 사람들과도 거리를 두고

일부러 혼자가 되고

난 공부를 해야 해. 대학에 가야 해.

대학을 가려면 놀면 안 돼.

또 이렇게 주문을 걸며 멀어지려 애를 쓰고....

 

 

저희 집, 아니 저희 집안은 제가 장손 중에서도 장손입니다.

고모부님 쌍둥이 딸이 저와 동갑이기는 하지만,

공부 못 한다 못 한다 학자 집안에 어찌 이런 애들이 나왔을까 하는 질타는

매 설마다 듣다가

이제는 한 애는 운동 선수가, 한 애는 실업계 가서 취직 한다며 아예 친척들 자리에는 오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가끔가다 볼 기회가 생겨도, 솔직히 저 아이들 앞에서는 주눅이 듭니다

운동 선수를 하는 아이는 대학 팀에서 컨텍이 올 정도고,

실업계 간 아이는 의류 쪽에서 나름 잘 나간다는데

저는 병신입니다.

친구 하나 없는 병신이라 그 아이들 앞만 서면 늘 소금 앞의 달팽이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다 올해도 결국 혼자가 됐습니다.

학교에서 적성 검사와 심리 검사를 하는데, 정신적 불안과 우울 지수가

99.89 프로가 나왔습니다.

학교 역사 상 고3도 이런 지수가 나와 본 적은 없었답니다.

이래 저래 상담에 불려다니게 되었습니다.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우울증 수치가 7.4배가 나왔습니다.

참고로 가장 위험하고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수준이 8배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너마저 왜 이렇게 병신이 됐냐며 뺨을 후려치시며 화를 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병신이고 망가져 있으니까요.

어머니께서는 밤 새 우셨습니다.

솔직히 그 때는 나 같은 놈을 위해 왜 우시는지 몰랐습니다.

 

 

그 날 이후로 집이 이상했습니다.

늘 맛있는 고기만 나왔습니다.

저희 집은 아버지께서 나름 공기업 간부시지만, 현금 서비스를 받고 사는

그닥 좋지 않은 형편인데도 말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제 앞에서는 늘 웃으셨습니다.

너는 강한 아이라고, 이겨낼 수 있을 거라며 웃어주셨습니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날 새벽, 저는 커터 칼로 손목을 그었었기 때문입니다

 

 

동생은 어려서부터 마음이 아픈 아이였습니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싶었습니다.

집안 어른들께서도 학자 집안에 저런 아이는 하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도 동생과 같은 인간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느라 혼자라는 생각에 공부가 미워졌습니다

하기 싫었습니다.

집안에서 정해준 고려대 영문학과라는 길도 싫었습니다

책상에는 여섯 시간 앉아 있었지만 공부는 사십 분도 안 되는 날이

매일같이 지나갔고, 이번 시험은 국어를 빼고는 말 그대로 망했습니다.

고 일 첫 중간고사가 중요하다고 누누이 들었는데, 집안에서는 무슨 말을 할 지 두려웠습니다.

중학교 때 그 날 이후,

가출만 일곱 번

자살 시도만 서른 네 번.

손목에는 이미 왼손 오른손 합해 흉터만 아홉 개가 넘습니다.

 

 

그런데도 또 자살 시도를 했습니다

집안 어른들을 보기가 무섭고 싫었습니다

동생의 검도 도장 띠를 사용해 천정에 목을 메달았습니다.

어찌 아셨는지 퇴근하신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들어오셨습니다.

제발 이러지 말라고, 살아만 달라고 우셨습니다....

 

 

이게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이제 와서 말씀드리는 것이 의미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178 / 75~76 에 안경을 낀 말 그대로 안경 돼지 체형입니다.

취미라고는 음악 감상, 야구 보기 밖에는 없습니다.

야구는 현대 유니콘스-SK 와이번스의 팬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척과 야구를 같이 봤는데, 박경완 선수를 제일 좋아합니다.

음악은 원래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집안의 반대와 싸울 힘이 없어서 결국 포기하고

듣는 수준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위에 적은 닉네임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소라 - 바람이 분다 에서 따 왔습니다.

요새 아이돌 음악보다는 60년대 음악부터 90년대 음악까지가 취향에 맞더랍니다

밥 딜런의 녹킹 온 더 헤븐즈 도어,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 오아시스의 원더월,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처음 느낌 그대로 같은 노래들을 즐겨 듣습니다.

아, 김광진 - 편지도 추가.

 

 

사실 이런 얘기를 하기 전에, 저는 오늘 지금까지 시도해 보지 않았던 방법인

옥상 투신을 시도해보려고 했습니다만

오늘 아침, 어머니께서 일을 나가시면서(맞벌이 집안입니다) 이런 말을 하고 나가셨습니다

엄마는 부귀도 영화도 다 필요 없고..그저 oo(제 이름입니다) 니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고..

그거면 된다고.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그 말씀에 눈물이 났습니다.

처음으로 이 세상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학의 정석을 펼쳐 공부를 해 보려고 했지만 한 장도 못 풀었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행복합니다

그 날 이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제 장황한 헛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같은 놈도, 어머니가 바라는 것처럼 환하게 웃고, 친구들과도 어울려 다니고, 여자도 만나 보고(이건 너무 큰 꿈인가요?), 제가 하고 싶은 일도 찾아 정상적으로 사회 생활 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댓글..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열 시 오십 오 분, 동생과 강아지를 재워 놓고 장황하게나마 제 이야기를 몇 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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