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로 내몰린 ‘진보정치’
2012-05-07 오후 2:07:22 게재
통합진보당 주류세력 권력놀음에
'반성없는 버티기'에 국민 냉소
대한민국 '진보정치'가 사지에 몰렸다. 사태의 시작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을 둘러싼 당내 문제였다. 그러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진보진영 전체가 외면받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특히 지난 주말 진보당 전국 운영위 등에서 드러난 '반성없는 권력다툼'에 국민은 냉소를 보내고 있다.
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 재조사 및 공청회'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지난 주말 현장 발의된 지도부 및 경쟁부분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 권고안은 진상조사위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여론에 맞춘 것"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그러나 진보당 안팎에서는 주류의 이런 주장에 대해 비판적이다.
민주노동당을 탈당했다가 통합진보당에 합류한 노회찬 대변인은 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지도부와 경선을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 14명 전원사퇴권고에 대해 "현 사태에 임하는 최소한의 대책"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노동조합 등 진보당의 뿌리 조직에서는 더 비판적이다.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 노동자 보호에 앞장섰던 부산지역 노동계 핵심 관계자는 7일 오전 "진보진영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당 내 일부 패권주의자들이 수습책마저 놓치면서, 노동조합 전체에 대한 국민 눈길이 점점 싸늘해지고 조합원들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는 '제 살을 도려내 듯 애끓는 심정'이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비롯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모습, 재창당 수준의 비대위 구성 등을 호소했다.
하지만 농민의 정당을 자부해온 진보당 주류세력은 이들의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일부 농민단체는 통합진보당과의 결별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번 기회에 통합진보당 내부의 고질적 문제를 뿌리뽑으면 국민은 다시 진보정치에 대한 기대를 보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30대 유권자 김 모씨는 유시민 공동대표의 비례대표 승계 거부를 긍정 평가했다. '의석 1석이 줄더라도 벌을 받아야 한다'는 유 대표의 주장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맞는 말'이라고 판단해서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진보정당'의 사멸이 아니라 환골탈태"라며 "당내 주류세력은 권력 다툼을 당장 중단하고, 이런 의견을 귀담아 들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당내 주류세력에게 들릴지는 미지수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