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법적으로 ‘남성’인 한 성전환자가 임신과 출산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리적 논쟁이 일고 있다고 영국의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남자의 몸으로 엄마(male mother)가 된 A씨는 원래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성전환 수술을 통해 남성이 됐다. 이후 호르몬 시술을 계속 받아온 A씨는 지난해 임신을 해 최근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낳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전환자들을 지지·후원하는 단체인 영국의 보몬트 소사이어티(Beaumont Society)의 조애나 대럴 씨는 “30대인 A씨가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임신이 가능한 지에 대해 문의를 했었다”며, “약 6개월 전 그는 임신을 했다면서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전화를 했다”라고 전했다. 대럴 씨는 A씨와 아기의 신상정보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A씨가 임신과 출산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전 세계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뒤 임신·출산을 한 다섯 번째 사례이며, 영국에선 처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A씨의 경우처럼 성전환 수술을 받았더라도 자궁을 제거하지 않았으면 남자의 몸으로도 임신을 할 수 있으며 그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자신의 난자를 이용해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것이며, 기증받은 정자와 난자를 이용해 체외 수정을 할 수도 있다.
영국 잉글랜드 셰필드 대학교의 생식학 전문가 앨런 페이시 씨는 “A씨 경우와 같은 ‘남성 임신’은 아주 복잡한 듯 하지만 사실 아주 단순한 생명 작용이다. 누군가의 난자와 정자를 이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리적 논쟁은 뜨겁다.
아기가 자라면서 A씨를 엄마라고 부를지, 아빠라고 부를지와 같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전직 토리당(영국 보수당의 전신) 하원 의원 앤 위더컴은 “아이에게 끔찍한 혼란일 것이다. 아이가 어떻게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의학윤리 분야 강사이자, 전직 영국 누가회(Christian Medical Fellowship·의대생 및 의사들의 기독봉사모임) 회장인 트레버 스트래머스 씨는 아기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기의 ‘기이한 삶의 시작’이 평생 동안 이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생식 윤리 비평(Commenton Reproductive Ethics) 소속의 조세핀 퀸타발레 씨 또한 “생명 현상을 어그러뜨리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 현상이란 남성과 여성이 만나 아기를 낳고 이들이 아빠, 엄마라 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초로 임신·출산을 한 남성은 미국 오리건 주(州)에 사는 토머스 비티 씨. 그는 지난 2007년 처음 임신을 해 이듬해 딸 수전을 낳았으며, 이후 2명을 더 출산했다.
비티 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10여 년 전부터 성전환 수술 및 호르몬 시술을 받았으나 생식기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후 낸시라는 이름의 여성과 결혼을 했지만 낸시가 자궁절제술을 때문에 임신을 못하자 직접 임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비티는 기증받은 정자를 이용해 인공수정으로 임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비티 씨 외에도 스페인에 사는 루벤 노에 코로나도 히메네스, 미국에 사는 스콧 무어, 이스라엘에 사는 유발 토퍼 씨 등이 성전환 수술로 남성이 된 뒤 임신과 출산을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히메네스 씨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쌍둥이를 임신·출산한 남성’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