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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의살인마5

왕보리 |2012.05.16 15:33
조회 1,562 |추천 4

출처 : http://www.humoruniv.com/
< 웃대 : 듀라라님 >

 

 

학교 정문에 서고 학교를 올려다보자 끔찍한 생각이 떠올라서 몸이 떨렸다. 거기다가 마침 달빛조차 내리지 않는 밤이라 그런지 학교는 마치 몇 년 전에 폐쇄한 병원 같은 느낌이었다. 목덜미가 닭 피부처럼 변해가는 기분이었다.

“아, 신발 후달려…….”

직접 잡으러 왔음에도 불구하고 후회되는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때마침 학교 운동장에 야구부가 쓰다가 깜박하고 두고 간 야구배트가 보였다. 그것을 집어 들자 떨리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 기세를 타고 학교 현관문으로 향했다.
대략적인 방범시스템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서도 은밀하게 안으로 숨어들었다. 이 학교 학생이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저께도 이 시간에 갔었으니까 만날 가능성이 높았다. 혹시 지금쯤 누군가를 쫓으면서 살인게임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꺄아아악!!"
"!!"

현관문에 발을 딛는 순간 찢어지는 비명이 고막을 때렸다.

"제길!"

급한 마음으로 야구배트를 들고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어갔다.

“잠깐, 지금 피해자에겐 미안하지만 완력으로 그 살인마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어.”

누군가를 쫓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체력과 힘이 필요하다. 그것만 봤을 때 평범하다 못해 체력이 저질인 고등학생 몸뚱이로 그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참아야한다. 참으면서 기회를 노려야한다.

"사……. 살려주세요!"

또 다시 들린 여자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 입술을 꾹 깨물며 빠르면서도 조심스럽게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어갔다. 온 신경을 시각과 청각에 집중했다.
어느 샌가 턱을 따라 흐르는 식은땀이 옷에 달라붙어 불쾌감을 들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근육이 떨리고 초점이 흐릿하다. 조금만 힘을 줬다간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다.

"하아…….하아……."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친 심장박동으로 인해 숨이 가빠졌다. 손에 들려있는 야구배트를 더욱 굳게 쥔다.

"여자다. 히히……."

"저…….저, 저, 저, 저리……. 사, 살려주세요."

광기 어린 강아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우리며 여성의 생존여부를 판단했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서 살인마의 대갈통을 수박처럼 부셔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으니까.
야구배트를 들고 있다고 한들……. 범인이 총을 들고 있을 수도 있고, 칼을 들고 있을 수도 있다. 절대로 흥분하면 안 되고, 어림짐작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곧바로 죽음으로 직결될 수도 있다. 난 지금 칼날 위에 맨발로 서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느 샌가 소리가 나는 교실에 도달했다. 최대한 소음을 줄이기 위해 신발을 벗고 맨발로 그 교실에 다가갔다. 그들의 대화를 듣기 위해 교실 문 옆에 섰다. 그러자 짐승의 거친 숨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렸고, 마치 그와 대면하고 있는 것처럼 아찔한 공포가 시각을 흐리게 만들었다.
그 때였다. 갑자기 폭도처럼 밀려오는 스릴감.아드레날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되면서 흥분감에 도취되어가고 있었다.

"그럼……. 다리부터"

돼지고기에 식칼을 꽂는 듯한 불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후.

"꺄아아아악!!"

권총소리처럼 터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서워서 당장이라도 방광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공포영화의 다음 장면이 기대되는 것처럼 작은 기대감마저 생겼다.

"이번엔 팔!"
"꺄아아으악!!"

비명인지 울음소리인지 알 수 없는 소음이 학교 전체에 울려 퍼져갔다.

"비명을 질러봐야 소용없어, 오늘 여기에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경비도 그저께 죽여 뒀으니까."

녀석은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었던 거로구나. 아무리 경비장치를 모두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신분으로 그것을 쉽게 넘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점차 길어져가는 긴장을 견디지 못해 녀석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문 뒤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교실에는 환한 달빛이 내리쬐고 있었고, 검은색인지 붉은색인지 알아볼 수 없는 액체가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청소하려는 녀석은 고생 꽤나 할 것이다.
범인은 실루엣만으로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피해자로 보이는 녀석은 창문을 등지고 앉아있었다.

"살려주세요. 뭐든 다 할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뭐든 다 하겠다고?"
"네!! 제, 제발 사, 살려주세요!"
"그럼 네가 직접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봐."
"네?"

여자는 잠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듯 멍한 표정으로 살인자를 응시했다. 그 말의 의미를 알아 가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는지 표정이 보기 좋게 구겨졌다. 피로 인해 더러워진 머리카락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뛰어내리라고, 혹시 알아? 뛰어내려서 살지도"
"여, 여긴 3층이라고요!!"
"그럼 찔려죽을래?"
"미, 미친 새끼."
“고마워.”

나지막한 욕설을 내뱉는 그녀의 얼굴은 울상이 되었다. 어찌해도 죽는다면 뛰어내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면 둘 다 죽는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라고!!! 신발 그냥 죽여 버리는 수가 있어!?"

녀석은 칼을 들고 당장이라도 찌를 기세로 달려들었다.

"하, 할게요!!"

화들짝 놀란 그녀는 미친 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표정이 정말 보기 좋게 일그러져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 그래야지, 자 빨리하라고!"

살인마는 칼을 쥔 손을 늘어뜨리고는 그녀를 응시했다. 오직 그녀에게만 온 신경이 집중 되어있는 듯 했다. 지금이다! 지금이야말로 저 녀석의 뒤통수를 후려갈겨야한다. 그렇게 마음은 먹고 있지만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몸을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가 없었다.

"으흐흑……."

그녀는 고통으로 인해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찔리지 않은 다리에 의존하여 어렵게 일어났다. 그리고는 천천히 창문가로 다가갔다.
멀쩡한 부위는 팔 하나도 다리 하나. 그런 몸으로도 용케 일어나 창문가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니 괜히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찬 공기가 교실 안을 가득 메웠다.

"빨리 뛰라고!!"

살인마는 기대로 가득 찬 눈으로 그녀를 음탕하게 훑어보았다. 그녀가 떨어진다는 흥분감에 오르가즘을 느껴졌는지 오직 그곳에만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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