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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의살인마6

왕보리 |2012.05.16 15:33
조회 1,593 |추천 3

출처 : http://www.humoruniv.com/
< 웃대 : 듀라라님 >

 

 

잘 익은 수박을 터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뇌수가 터져 나오거나 그런 불쾌한 장면은 아쉽게도 나오지 않았다.
그가 바닥에 쓰러졌다. 당황하지도 웃기지도 않았다. 그저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워들었다.

"모, 못하겠어요."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날 보며 도와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고작 한다는 소리가 못하겠단다. 하지만 난 괜찮았다. 묵묵히 뛰어내리려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서 아무런 미동도 없는 녀석을 내려다보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복장이지만 그냥 무시했다. 일단 다른 것에 흥미가 있었으니까.

“제발, 살려주세요. 흐윽”
“내가 왜 너를 살려줘야하지?”
“그, 그게…….”

저 망할 암캐가 멍청한 목소리로 말했다. 머릿속에선 그녀의 위장을 마음껏 휘저으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일단은 참아야했다. 어째서 날 보고 저리도 불쾌한 눈빛을 하고 있는 지 알아야했으니까. 원래는 그래야만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게 아니다.
때리고 싶다. 욕하고 싶다. 죽이고 싶다. 오장육부를 마구 도륙하고 싶다. 이제는 한계다. 그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모든 감각이 모든 혈관이 !!
죽여야 한다.

"오, 오지마!"

칼을 들고 그녀에게 걸어가자, 그녀의 표정은 더욱 아름답게 일그러졌다. 먹다 남은 캔을 밞아도 저 정도로 찌그러지지는 않을 것이 틀림없다.
방금 사용한 칼이라 그런지 기분 좋은 액체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미쳐버릴 것만 같다.
어느 덧 그녀의 눈앞에 도달한 나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녀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녀의 공포어린 눈동자는 나의 오르가즘을 마구 자극하고 있었다.

“자~”

아주 천천히 칼을 그녀의 옆구리로 찔러 넣었다. 칼은 마치 스펀지를 찌르듯 살결을 파고들었고, 기분 좋은 감각이 손끝에 느껴졌다.

"꺄아아아아악!!!"

그녀의 터지는 듯한 비명은 학교를 온통 울려 퍼졌다. 아직 내장을 제대로 파고들지 않은 모양인지 목구멍 사이로 피가 터져 나오지는 않았다. 아쉬웠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찔러 넣어야지.
그 때 기분 나쁜 소음이 고막을 때렸다. 그리고 갑자기 숨 쉬는 것이 힘들어졌다.

"컥!"

가슴에 뭔가가 관통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찔한 고통이 물밀 듯 밀려왔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숨을 쉴 수가 없다. 폐를 관통한 모양인지 물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이런 신발……."

억지로 숨을 쥐어짜내며 욕을 내뱉었다. 뒤를 돌아보니 거기엔 병원에서 봤던 형사가 권총을 들고 서있었다.

"이런 신발 새끼!! 당장 칼 내려놔!"
"……."

뭔가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산소를 마시고 싶다. 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이대로 죽는 것일까. 만약 살아난다면 변명이라도 좀 하고 싶다. 갑자기 이 여자를 찌르고 싶어서 찔렀다면 누가 믿을까?
방금 전까지 나를 지배하던 쾌락과 흥분은 모래바람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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