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umoruniv.com/
< 웃대 : 국사김선생님 >
요즘 들어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가끔씩 아무 이유없이 오한이 오고, 심박이 빨라지고, 호흡까지 가빠질 때가 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않게 여기고 넘기다가,
점점 잦아지는 기이현상에, 그러한 현상이 있을때마다
반드시 주변을 둘러보거나 내 나름대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결국 몸이 허해진 탓이겠거니..하고 회사에서 돌아온 후 ,
딸아이를 재우고 있는 와이프에게 내일부터 보양식좀 준비해달라고 말을 건넨 후,
땀에 절어있는 옷을 벗고, 몸을 씻은 후 딸아이를 마저 재우고 들어오겠다는 아내의 대답을 들은 후,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안방 침대에 편히누워 잠을 청했다.
`띠리리리리..띠리리리리`
7시에 맞추어놓은 알람에 깨어 안방에 딸린 화장실에서 씻고 말끔하게 정장을 입은뒤, 주방으로 향했다.
간밤에 한 말을 새겨들었는지,
앞치마를 멘 채로 피곤해보이는 얼굴의 와이프가 전복죽을 내려놓으며 내게 다가왔다.
"맛있게 드세요 여보. "
식탁의자에 앉아있는 나를 뒤에서 껴안는 그녀.
갑자기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느낌이다.
전복죽 내음이 코를 타고 밀려들어온다. 아마도 나의 뇌가 그녀를 사랑스럽다고 느낀탓일것이다.
심박이 계속 빨라지고있을 때 즈음,
그녀는 껴안았던 팔을 다시 빼며 내 귀에 속삭였다.
"전 혜원이 가방챙겨주러 갔다올께요 여보. 출근길 조심하세요"
그녀의 발걸음이 딸아이 방으로 멀어져가면서
내 심박수도 점차 안정되어간다.
매일마다 아내가 차려주는 한두가지씩의 보양식을 먹은지 몇일이 지나도,
여전히 규칙없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심박수는 변함이 없다.
병원에 가보라는 회사동료의 말에 이왕 갈꺼 돈아낄생각않고 큰 대학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모든 검사결과에는 특별히 이상이 없었고
의사는 밤에 편한 숙면분위기를 연출하고 깊게 잠을 자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다시몇일후 병원도, 보양식도 전부 효과를 보지 못한채
나는 더 잦아진 시시각각 올라가는 심박수때문에 점점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다시 병원에 들러봐도 검사결과는 그대로였다.
도저히 직장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는 비정상적인 심박에, 회사에 연차를 내었다.
나는 내가 어렸을적에 작두를 타시던 할머니를 생각해내고는, 근처에 용하다는 무당집으로 향했다.
도심지 가운데에 있는 전통한옥촌 안에 위치한 무당집은, 꽤나 그럴듯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었다.
원래 이 시간대가 바쁜 시간대인지,
한명한명 빠져나오는 사람을 관찰하며 내 순서가 오길 기다렸다.
드디어 내 차례가 오고 나는 드디어 명옥보살이라는 무당의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는 꽤나 진귀해보이는 골동품들이 많았는데,
그 사이에 늙은 노파무당이 자리잡고 앉자, 꽤나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사는 생략한채 대뜸 무슨일로 왔는지 묻는 노파의 물음에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렇단말이지..최근에 영매와 접촉한 일이 있었나 보구먼."
이어진 무당의 설명에 따르면 내 심박수가 평소와 달리 빨라지기 시작하면
그건, 내 근처에 귀신이나, 귀신들린 무언가가 있다는 소리였다.
"심박수가 느낄수 있을정도로 빨라지면 그건 근처에 귀신 들린 사람이나 귀신이 있단 소리지"
그러니까..내가 귀신이 있는장소에 가거나, 귀신이 내 근처로 오면 심박수가 빨라진다는 소린가..?
무당은 귀신은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에게 흥미를 가지고 자꾸 들러붙는다고 한다.
내가 최근들어 귀신을 미약하게나마 감지하는 바람에, 그것에 흥미를 느낀 귀신들이 갈수록 늘어난 탓이라고 한다.
늙은 무당은 내가 보는앞에서 부적을 휘갈겨쓰더니, 그것을 접은뒤
지갑에 넣어두고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라고 손에 쥐어준 다음,
다시는 이곳에
찾아오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뒤
무언가에 쫓기듯 나를 돌려보냈다.
무당집에 들른 후, 집으로 돌아와 도어락 번호를 눌렀다.
집에 온통 불이 꺼져있었다.
심박수는 그대로다.
불을켜고 시계를보니 8시다.
와이프 핸드폰에 전화를 해보니 핸드폰이 꺼져있다.
딸아이 방에도 불이 꺼져 있다.
같이 어디라도 갔겠거니.. 하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따라마시며 밤새 자유를 만끽했다.
연차가 끝났지만 혜원이와 와이프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않는다. 여전히 연락도 없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 나는 회사에 다시 기별을 넣고 경찰에 실종신고도 접수하고 친가를 비롯해 외가, 이웃사촌에 자주가는 미용실, 심지어 근처 사우나까지 여기저기에 수소문 하고 다녔지만 그 어디에서도 딸아이와 와이프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독한 양주를 들이부었다.
짜증난다.
널뛰기하듯 오르락내리락거리던 심박수는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이래선 아무 의미가 없다.
내겐 지금 와이프와 딸아이가 전부다.
나는 풀린 눈으로 지갑을 응시하고,
떨리는 손으로 지갑안에 고이 접힌 부적을 꺼내들었다.
이것만 없애면 와이프와 딸아이는 다시돌아오겠지..
라이터를 꺼내 부적을 태운 뒤, 식탁 위에 엎어져 그대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도마위에서 분주히 뭔가를 써는 칼소리에 잠이 깨었다.
숙취에 쩔어 머리는 띵하고 부스스한 상태로 눈을 떳다.
"일어났어요? 해장국 준비중이니깐 거기 꿀물마시고 계세요 무슨 집에서 술을 그렇게 마셨담..."
난 일어나자마자 어딜 그렇게 연락도 없이 돌아다녔냐고 정색하며 다그쳤지만
아내는 어리둥절한 눈치다.
오히려 어제는 자신이 저녁에 삼계탕을 고아주지 않앗느냐고 또박또박 대꾸해온다.
휴대폰을 꺼내 달력을보니 오늘은 17일 정확히 5일전, 아내가 삼계탕을 해주던 그때다.
나는 참 이상한 꿈을 꿧다고 생각하면서,
아내에게 간밤에 꿈자리가 고약했었다고 미안하다고 고백하며 요리를하는 아내를 뒤에서 껴안았다.
심박수는 그대로였다.
심박수가 이상하게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던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이제는 아무 이상 없다.
회사에서도 문제없이 업무를 소화하며 더 쾌활해졌다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고쳐졌다.
꿈에서 노파무당이 준 부적이 없었다면 이렇게 고쳐지지 않았을거라는 생각과 함께
문득 머릿속에 꿈에서 한옥림 가장자리에 위치한 명옥보살당이라는 무당집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인사발령이나고, 내 승진을 축하하는 회식자리를 간단히 가진 후,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나는 문득 택시기사에게 도심의 한옥림으로 가달라고 주문을 한 뒤에 내려서
꿈에서 찾아갔던 기억을 되집어 무당의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홀린듯이 무당의 집에 들어서자,
마치 홍등가의 빛처럼 밝은 주황색조명이 명옥보살의 안쪽방에서 새어나왔다.
꿈에서 봤던 풍경이랑 많은 부분 일치한다.
나는 술에 취한상태로
주황빛이 새어나오는 방으로
흔들흔들.. 비틀거리며 다가갔다.
마침내 문에 다다라서 신발을 신은채로 밖에서 문을 열자 예의 그 기괴한 분위기의 풍경이 술에 취한 내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어이 무당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
"왜 대답이 없으시오~~~..당신덕에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
나는 대답하지않는 노파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술기운 탓인지 무당의 모습이 뭔가 이상하다.
늙은 노파주제에 눈은 있는대로 크게 뜨고있고..
목은 기괴하게 꺾여있고..
기이할정도로 쩍하고 벌려진
노파의 입에서는 기이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끄..끅...끅.....끄윽.."
심박수가 빠르게 올라간다.
-"심박수 빨라진게 확실히 느낄수 있을정도로 빨라지면 그건 근처에 귀신 들린 사람이나 귀신이 있단 소리지"
술기운이 확깬다.
섬뜩한 무당의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심장이 터질듯이 뛴다.
호흡이 가빠진다.
눈을 깜빡일때마다 무당의 눈이 기괴하게 커지며 목이 점점 돌아가는게 보인다.
"..여보..그그그극무슨..술을그렇게그극많이그그극마셨어요?크극갸각"
다가오는 무당의 기괴한 모습이 심장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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