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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Selective)11~15

왕보리 |2012.05.29 16:46
조회 1,425 |추천 1

출처 : http://web.humoruniv.com/main.html
< 웃대 : 무조건해라 님 >

 

11화 - 드디어 끊겨버리다.

 

 

 

 


“후후. 간단히 이번 관문도 통과군. 넌 내가 이방에 계속 있을 줄 알았나보지? 시작하자마자 파란색 문을 통해
가봤더니 아무도 없더군. 그래서 생각했지. 그 방은 분명 네놈의 방일 거라고. 이 어린년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방으로 갈 거라고 예상했었거든. 뭐 그 다음부터는 쉬웠지. 그저 너희를 뒤따라오다 기회만 엿보면 되는 거니까.”


피가 뿜어져 나오는 손목을 품에 감싸며 흐느끼는 초롱이.


그리고 그 옆에는 잘려진 손목을 든 체 서있는 그 놈이 있었다.


정신이 멍했다.


그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았다.


“그럼 난 이만 가보겠다. 관문에 필요한 손목은 얻었으니.”


그 놈이 보라색 문 쪽으로 향한다.


막아야 한다.


아니. 막는 게 아니라 죽여야 한다.


뚜벅뚜벅 그 놈에게로 걸어갔다.


“뭐냐? 지금 나랑 싸우겠다는 거냐? 이거 완전 또라이아냐? 어차피 저 년의 손목은 두 개니 관문은 통과한

거 아냐? 헛짓거리 하지 말고 너도 네 방으로 가서 다음 관문으로 가라. 귀찮으니까.”


“...인다...”


“뭐?”


“죽...인다...”


온몸이 뜨거워지며 점차 의식이 혼잡해 오는 것을 느꼈다.


이성이 마비되어가며 본능적 생각 한 가지만 남았다.


이놈을 죽여야 한다.

 

 

“오빠...하지 마...위험해. 아악. 아파...아파...아파 죽겠어...”


초롱이의 말을 애써 무시한 채 그놈에게로 다가갔다.


놈은 비웃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내가 걸음을 멈추지 않자 놈도 경계를 하며 낫을 들어올렸다.


“넌 날 죽이지 못해.”


대답할 가치도 없다.


이놈만큼은...꼭 이놈만큼은...


죽이고 싶다.


“멍청한 새끼. 이거나 먹어라.”


놈이 낫을 높이 들어, 내게 던지려고 했다.


거리는 대략 3m정도.


낫은 던져봤자 제대로 맞히기도 힘들뿐더러 맞는다 하더라도 그 정도로 죽지는 않을 터.


그 다음 놈에게 남는 건 죽음뿐이다.


그 순간 놈이 방향을 틀었다.


내게 던지려는 게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아...안 돼!!!”


놈은 있는 힘껏 낫을 던졌다.


목표는 바로 초롱이.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그 무엇을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난 최대한 힘을 주어 몸을 날렸다.


“아악!!!!!”


나는 왼쪽 어깻죽지에 낫이 박힌 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극심한 고통이 어깨를 타고 뇌로 전달되어 왔다.


“정말 병신이 따로 없네. 쯧쯧쯧. 그럴 줄 알았다니까. 하하. 둘이 사이좋게 잘 죽으라고. 그럼 이만.”


일어나서 저 놈을 죽여야 하는데...


그저 팔에 낫이 좀 박혔을 뿐인데...


왜 이렇게 몸에 힘이 없는 거지?


피와 함께 기운도 빠져나가는 듯 한 느낌이었다.


“으으윽...으윽...초롱아. 괜찮...”

 

 

간신히 고개를 돌려 초롱이를 봤는데 그 애의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눈물과 피로 얼룩진 얼굴이 나를 더욱 아프게 했다.


“흐흑...흐흐흑...흐흑...왜...왜 그랬어...흐흑...”


나보다 지가 더 아플 텐데.


내 걱정이나 하다니.


웃음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괜찮아...으으...사실 지긋지긋했어...이딴거. 이렇게 죽는다해도...후회 따윈 하진 않아. 내 팔에...이 낫이...

꽂혀있는 한은...하하...으윽...”


저 멀리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지만 이젠 신경 쓸 힘도 없었다.


난 초롱이에게로 조금씩 기어가기 시작했다.


아직 중학생일 뿐인데도...


많은 것을 나눠서 그런지 왠지 모를 아련함이 느껴졌다.


하하. 나 취향이 원래 이랬던 건가. 하하.


어느덧 초롱이에게로 다가온 나는 초롱이의 얼굴을 매만졌다.


따뜻하던 살결은 어느새 조금씩 식어가고 있었다.


“오...오빠...흐흑. 자...잠깐. 손 좀 줘봐...손...”


이건 꼭 죽음을 앞둔 애인끼리의 마지막 인사 같잖아?


신발. 이런 영화 같은 일이 어디 있어.


젠장.


“커....커흑. 아...아니 그 손 말고...반대편...”


내 손의 체온을 느끼기 위해 달라는 줄 알고 오른손을 내밀었는데 반대편손이라니...


왼손은 지금 굉장히...아픈데.


“으윽...왜...왜? 낫 박혀 있어서..이손은 그렇게 안 예쁜데...히히.”


아파 미칠 지경이었으나 굳은 초롱이의 얼굴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기 위해 농담조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초롱이는 내 농담을 못들은 건지 아니면 무시하는 건지 계속 굳은 표정이었다.

 

 

내가 왼손을 내밀자 초롱이는 자신의 왼손에 차여있는 시계를 낫이 박혀 있는 내 어깻죽지에 갖다 대었다.


“뭐...뭐하는 거야?”


“.....”


말없이 시계만 갖다 대고 있는 초롱이.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서서히 고통이 없어지며 낫이 튕겨져 나가고, 살이 다시 붙는 것이었다.


나는 재생되고 있는 팔과 초롱이를 번갈아 보며 눈만 껌뻑이고 있었다.


팔은 완전히 정상적으로 재생되었고, 초롱이는 힘없이 손을 떨어뜨렸다.


“초...초롱아? 뭐한 거야? 응?”


“커헉...오빠. 꼭 살아...남아야해...흑.”


초롱이는 죽어가고 있었다.


내 팔은 재생시켜주면서 정작 자신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뭐하는 거야? 응? 뭐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뭐해? 너는 왜 안 고쳐? 너 지금 죽어가고 있어.

알고 있는 거야? 응? 초롱아?”


“커허허허헉...”


초롱이는 한 움큼 피를 내뿜었다.


온몸에 기력이 다한 듯 얼굴이 창백해지고 있었다.

 

 

“그건...한번밖에...쓸 수 없어...커흐...비밀...문구로 얻은...힘이야...”


비밀...문구?


그러고 보니 나도 아까 비밀 문구를 받았었다.


지금껏 경황이 없어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비밀 문구를 초롱이도 받았다고?


그 힘은 바로 재생이었는데 그것을 내게 썼다고?


“허어엉...이 멍청아. 그럼 그거 왜 나한테 쓰는 건데? 응...? 너는 꼭 살아야한다며...이씨...젠장.”


초롱이는 살짝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더욱 아파왔다.


“아까 떨어지면서...배에 충격이...윽...갔나봐. 거기서...피까지...나왔는걸. 내 몸은 고칠 수...있어도

내 아기까진...못 고쳐. 아기 없는 삶은...무의미해”


“흐윽. 멍청아. 그래도 살았어야지. 그래야 네가 좋아한다는 그 놈을 다시 만나던가 하지, 이 병신 같은 년아!!!”


초롱이를 잡고 오열을 해버렸다.


힘없는 초롱이를 잡고서...


“아기는...못살려도...오빠는 살릴 수...있었으니까. 그걸로...그걸...로...만족해...”


흐흐흐흐흑. 제발. 제발.


날 두고 가지마라...제발...


“꼭...살아줘...알...았지?”


“이런 개 같은...!!! 야 이 멍청아!!! 흐으흑. 젠장!!!”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가슴에서부터 뜨거운 기운이 마구 내속을 어지럽혔다.


더...이상은...더...이상은...


“고...마웠어...오...빠...”

 

 

털썩.


초롱이의 목이 힘없이 뒤로 꺾였다.


일순간 흐르던 눈물이 멈췄다.


그리고는 초롱이를 불러본다.


“초롱아...? 초롱아...?”


당연히 대답이 없다.


있을 리가 없다.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슬프지가 않다.


그 어떤 느낌도 없다.


그래. 그때도 이랬어.


아빠가 잔뜩 술에 취해서 돌아온 날.


엄마를 구타하고는 나도 구타하기 시작했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칼을 들며 내게 위협을 했던 그 날.


이성이 모두 마비되고, 격한 감정만 남았었던 그 때의 그 기분.


바로 이 기분이야.


지금과 같아.


마음이 한없이 차분하고 조용하다.


난 놓쳐버렸던 칼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초롱이의 남은 손목을 잘라버렸다.


그것과 함께...


내 이성도 같이 잘라내 버렸다.

 

 


12화 - 새로운 인격.

 

 


시계를 보니 3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분명 이 방을 탈출하는 제한시간이겠지.


난 서둘러 내 방으로 돌아와 초롱이의 손목을 다음 방으로 가는 문에 집어넣었다.


잠시 후 문이 열렸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이 나타났다.


이곳은...


꼭 인형가게 같았다.


아니. 인형 가게였다.


이 방은 하나의 커다란 인형가게의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주위엔 수많은 인형이 있었으며 잔잔한 음악까지 흐르고 있어 굉장히 낯선 느낌이면서도 익숙했다.


“5번째 관문도 통과하셨군요. 축하드려요. 그럼 이제 6번째 관문을 시작해 볼까요?”


낄낄 낄낄낄.


의미 없는 웃음이 내 입가에서 맴돌았다.

 

 

“이곳은 인형을 파는 인형가게에요. 뭐 설명 안 해줘도 다들 아시겠죠?”


그 말에 주위를 둘러봤다.


신경 쓰이는 말.


다들이라.


또 다른 통과자들이 있다는 뜻으로 봐야겠지? 킬킬.


“인형가게에는 애들이 많죠. 이곳도 마찬가지에요. 다음 방으로 가는 관문은 간단해요. 인형을 고르고 있는

 아이들에겐 각각 보석이 하나씩 있어요. 그 보석으로 인형이랑 교환하는 거죠. 각각 인형마다 설정이

되어있는데 보석 없이는 절대 가져갈 수 없어요. 물론 아이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요. 어찌됐든 여러분은

그 보석을 재주껏 10개만 모아오시면 됩니다. 제한시간은 1시간. 자 그럼 시작해주세요.”


안내가 끝나자마자 주위에 아이들이 어디선가 생겨났다.


가지각색의 어린아이들.


하나같이 모두 천진난만하다.


여기저기 인형들을 살피며 신기한 눈빛을 하고 있다.


후훗.


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꼬마에게로 다가갔다.

 

 

고급의 옷을 입은 부잣집 딸로 보이는 꼬마.


난 최대한 웃으며 다가갔다.


“저기 꼬마야.”


“네? 누구세요?”


약간 경계하고 있다.


꼬마 주제에.


“보석 갖고 있지? 그거 나에게 주렴.”


“네? 이거요?”


아이의 손에 들려진 돌멩이만한 다이아몬드.


굉장히 아름답고 탐스러웠다.


“응, 그거.”


“안돼요. 이걸로 인형사야한단 말이에요.”


인형.


이곳엔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인형이 많다.


그래. 갖고 싶겠지.


하지만 나는.


갖고 싶다는 그런 게 아니라.


가져야만 한다.


이 빌어먹을 것들아.

 

 

“그럼 안 줄거니?”


“그럼요!!! 전 인형 사고 싶단 말이에요. 방해하면 싫어요!!!”


고개를 휙하며 돌리는 여자애.


난 왼손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


역시 아직 있군.


그렇다면 기꺼이 써줄 용의가 있다.


“에엥? 그게 뭐...예요?”


겁에 질린 꼬마 애를 보니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내 피가 반응하고 있다.


온 몸이 들끓고 있다.


난 칼을 고쳐 잡았다.


“응. 내 선물이란다.”


“선물...이요?”


“응. 선물.”

 

 

푸욱.


긴 칼이 꼬마 애의 몸을 뚫어버렸다.


이런.


울 생각도 못한 체 오줌만 지렸잖아?


하하. 참 더럽군.


다이아몬드는 피에 얼룩져 꼭 루비 같았다.


너희들이 뭐든지 간에, 설사 진짜로 죄 없는 인간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난 즐길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을.


피로 범벅을 한 내 모습에 아이들이 무서워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감미롭다.


높은 음의 하모니가 꼭 연주회에 온 듯 한 기분이다.


기분이 째진다.


“아악!!! 아파...아파...아앙...엄마...”


내 주위는 온통 피로 물들었다.


분노도 슬픔도 그 무엇도 아니다.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 체 내 손은 열심히 아이들을 죽여 나갔다.

 

 

어느덧 30분의 시간이 흘렀고 나에겐 8개의 보석이 생겼다.


나의 광기어린 모습을 보고 도망쳐서 그런지 주위엔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찾자. 얼른 찾아서 죽여 버리자.


주위를 세심히 살펴보니, 저기 한 꼬마애가 보였다.


7살 정도의 평범한 남자애.


흰색의 커다란 곰 인형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크크큭.


나에겐 그저 인형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닌 존재로 보인다.


발겨찢어버려도 그저 솜뭉치만 날리는 그런 인형들.


아이들의 피나 인형의 솜뭉치나 내겐 다를 게 없었다.


난 서서히 꼬마 쪽으로 다가갔다.


“으응? 누...누구세요?”


내 존재를 눈치 챘는지 꼬마가 말을 버벅이며 묻는다.


물론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었다.


난 칼을 들어 올렸다.


“꼬마야. 어떤 인형을 찾고 있는 거니? 언니가 도와줄까?”


오른쪽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 난 곳을 보니 웬 여자가 인형을 들고 서있었다.


그 사이에 꼬마는 여자에게로 도망쳐 버렸다.


“응...? 여자...?"


여자와 나는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13화 - 또 다른 생존자.

 

 


이 여자가 그 많은 관문을 통과하고 올라온 생존자 중 하나인건가?


아니면 이번 관문의 또 다른 과제인건가?


“왜 애들을 죽이려고 하는 거죠?”


순진하고 청순한 이미지.


아무리 봐도 생존자 같진 않다.


그러기엔 옷이 약간 지저분하다는 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비켜라. 죽인다.”


“왜...왜...그렇게 다들 죽이려고만 하는 거냐고요!!!”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어이없게도.


“흐흐흑. 제발 좀 생각을 해보세요. 왜 우리가 이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 흐흑. 네? 왜죠?”


이 여자.


상당히 독특하다.


약간 흥미가 생겼다.

 

 

“훌쩍. 꼬마야. 언니가 인형 줄 테니...네 보석 줄래? 후...언니가 가진 인형, 이거 굉장히 예쁜 거야.”


공포에 떨며 뒤쪽에 숨어있던 꼬마에게 상냥하게 말을 건넨다.


그녀가 가진 인형은 분홍색 코끼리였다.


“네...네...알겠어요, 누나.”


꼬마는 나를 무서워하며 이 여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꼴이 참으로 우스웠다.


“그래. 자 이거 줄게. 참 예쁘다...흐...흑.”


여자는 눈물을 닦으며 꼬마에게 인형을 주었다.


그러자 꼬마도 보석을 꺼내더니 여자에게 건넸다.


난 그저 잠자코 바라보고만 있었다.


“착하지. 너 참 귀엽구나. 후훗. 자 이제 어서 가렴. 어서.”


“누...나는요? 누나는...안가요?”


“얼른 가. 얼른...알았지?”


“네...네...”


꼬마는 나를 의식하며 조금씩 멀어져갔다.


꼭 공포 영화 속 괴물이 된 듯 한 기분이군.

 

 

꼬마가 완전히 사라지자 이윽고 여자가 나를 보며 말했다.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는 여자의 얼굴은 굉장히 청순했다.


“봤죠? 죽...일 필요는 없다고요. 왜 다들 그렇게 서로 못죽여서 안달이죠? 네? 왜 그래야만 하죠?”


“.....”


꽤나 호소력 짙은 그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내가 반응이 없자 여자는 내게 슬며시 다가왔다.


“우린 싸울 필요가 없단 말이...”


“넌 생존자냐?”


더 이상 오지 말라는 표시로 칼을 살짝 휘둘렀다.


여자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여자로서 살아남기 힘들었을 텐데?”


“이해가 안가요. 모두 힘을 합치면 충분히 통과가능한데 왜 그렇게 폭력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거죠?”


“인형은 어디서 난거냐?”


인형은 보석 없이 얻을 수 없다.


아이들을 보면 인형을 집어올린다음 그 자리에 보석을 올려놓았는데 아마도 보석을 올려놓지 않으면

어떤 장치가 발생하는 듯 했다.


근데 이 여자는 인형을 갖고 있었다.


그 인형이 어디서 났는지 궁금했다.

 

 

“뺐었어요.”


“뺐었다고?”


“네...아이들에게서 뺐었어요. 하...하지만!!! 최소 죽이지는 않았으니까...”


아이들에게서 인형을 뺏은 후, 다시 그 인형을 보석으로 교환했다는 말인가?


꽤나 좋은 발상이다.


하지만 여자는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죄의식을 느끼는 표정이 굉장히 뚜렷하게 보였다.


“그건 그렇고 당신은 왜 그리 온몸이 피투성인가요? 어디 다쳤나요? 그럼 제가 좀 도와줄게요. 전 의사거든요.
나이는 어떻게 되죠? 좀 어려 보이는데. 아무래도 제가 누나인 듯싶어요. 히히.”


긴장감을 풀기 위해 내게 말을 걸고 있다.


난 집중을 하며 그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당신 눈.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네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하긴. 이런 상황에 정상인게 이상한 거죠.

하지만 당신은 굉장히 심해요. 꼭...사람이 아닌 것 같은...”


자신이 말을 해놓고 스스로 입을 틀어막는다.


실례되는 말이라고 생각했나보다.


“힘을 합쳐서 같이 나가요. 제발. 혼자는 무서워 죽겠단 말이에요.”


눈가에 눈물이 조금씩 고이고 있다.


대단하다 이 여자.


정신적으로 타격받을 수 있는 말들과 행동들만 골라서 하고 있다.


완전히 미쳐버려 딴사람이 된 지금의 내가 호기심을 느꼈을 정도니까.

 

 

난 칼을 내렸다.


“같이 갈 거죠? 이제 죽이는 일 따윈 안 할 거죠?”


“.....”


칼을 내리자 다시 다가오는 여자.


몸짓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보석 금방 구할 수 있어요. 같이 가요. 저랑 도와서 같이 빠져나가요.”


점차 다가온 여자는 손만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까지 왔다.


그 때.


무언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같이 가...”


차악.


쇠끼리의 마찰음.


여자의 낫과 나의 칼이 부딪힌 소리였다.


“어...어떻게...?”


화들짝 놀라며 거리를 넓히는 여자.


후훗.


즐겁다. 너무나 즐거워 미치겠다.

 

 

“말도 안돼.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분명히 방심한 상황이었을 텐데...”


아까와는 전혀 다른 표정을 하고 있군.


역시나 생존자라는 건가?


“바지에 차고 있는 주머니. 그거 보석인가?”


여자의 바지엔 꽤 두툼한 주머니가 하나 달려있었다.


“맞는데, 그건 왜 물어보는 거야?”


“좋은 방법이야. 상대방을 안심하게 해놓고서 허를 찌르는 방식. 재미있어. 이곳이 마음에 들기 시작하네.”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니 약간 웃긴다.


재미있어 미칠 것 같다.


“말도 안 돼. 어...어떻게 알았어? 이...이...!!!”


“그 주머니를 보고 알았지. 애들의 인형을 뺏고 그것을 보석으로 교환하는 방법. 좋은 방법이야.

하지만 네 주머니는 꽤나 두툼하더군. 그 방법으로는 절대 그렇게까지 모으지 못해. 나처럼 마구 죽여

나가도 겨우 8개가 고작이었거든.”


칼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여자를 향해 뻗었다.


“그건 네가 다른 생존자들의 보석을 뺐었다는 증거야. 나에게 했던 이런 방법으로 다가갔겠지.

뭐 아이들을 죽여서 얻은 것도 있겠고.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인형이 필요했을 테니까.”


“히히...히히힛...”


너만 즐거운 게 아니라고.


아무런 반항도 없는 꼬마새끼들을 죽이는 것도 이제 지겨웠는데.


나야말로 웃음이 다 나올 지경이란 말이다.


“그래. 맞아. 한 가지 더 알려줄까? 이제 내 보석은 8개가 더 생길거야. 호호.”


난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됨을 느끼며 여자에게로 달려들었다.

 

 

 

14화 - 조금 더 나아가다.

 


“자...잠깐!!!”


여자는 지쳤는지 멈추라는 표시를 했다.


이 여자 대단하긴 대단했다.


힘과 스피드 모두 여자의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나에겐 무리다.


물론 나에게 검술의 도 따위가 있을 리 없다.


그냥 본능적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휘두르는 것.


그것이 내 힘이었다.


“우리 같이 다니자. 응? 우리 둘이라면 살아남을 수 있어. 보석은 내가 좀 나눠줄게. 어때?”


사탕발림.


이 여자의 특기인 듯싶다.


“보석이 많나?”


“응. 충분히 있어. 그러니까...”


“그럼 왜 나를 죽이려고 한 거지? 충분하다며? 어째 서지?”


여자의 연기와 몸놀림은 모두 수준 이상이었다.


그에 비해 머리가 딸리는 게 문제였지만.

 

 

“으이...씨. 나도 몰라. 처...처음엔 그냥 이 상황이 싫었는데...자꾸만 나도 모르게 이상해져.

점차 폭력적으로 변하고...막 죽이고 싶어.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미친년이군.


난 그렇게 단정 지었다.


“자...잠깐. 그만하자고 했잖아. 응? 제발 좀!!!”


“넌 나를 죽이려고 했어. 그걸로 이유는 충분하고도 남지.”


“너...너...너야말로!!! 너야말로 그렇게 폭력적일 필요는 없잖아!!! 내가 잘못했어. 죽이지 말아줘...제발...”


“난 원래부터가 폭력적이었어.”


나는 칼을 높이 들어 내리찍었다.


여자는 힘겹게 낫으로 막았으나, 얼굴을 보니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었다.


죽음을 앞 둔 인간의 표정.


참으로 아찔하다.


“허...커억...”


복부를 발로 걷어 차버렸다.


그러자 낫을 들던 손의 힘이 빠져버렸고 난 그대로 여자의 오른쪽 팔을 베어버렸다.


여자의 비명소리가 사방을 메웠다.


“아아악!!! 흐흐흑....죽기 싫어. 죽기 싫단 말이야. 흐흐흑...”


팔이 잘린체 발버둥을 하는 여자.


여자에게서 보따리를 뺏은 다음 발걸음을 옮겼다.


이 여자에게서 더 이상 볼일은 없다.


어차피 알아서 죽을 것, 힘들일 필요는 없겠지.


나는 다음 관문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사...살려줘. 제발...”


이 년은 비밀 문구도 받지 못했던 건가?


정말 쓸모가 없군.


“제발 좀...살려줘!!! 아악!!!”


촤악.


시끄러워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목을 칼로 베니 피가 뿜어져 나왔다.


이제야 좀 조용하군.


난 시계를 보며 다음 방으로 가는 문을 찾았다.


문에는 스위치가 있었고 그것을 누르자 문에서부터 네모란 상자가 나왔다.


그곳에 가지고 있는 보석을 모두 넣자 상자는 다시 문 속으로 들어갔고 문이 열렸다.


이번 관문은 대부분 살아남았겠지?


제발 그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특히 그놈.


그놈만큼은 내가 죽인다.

 

 

문으로 들어가 통로를 좀 걷자 다시 넓은 방이 나왔다.


“축하합니다. 그럼 이제 다음 관문을 시작해 볼까요?”


방금 전에 한 관문의 시간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다음 관문을 시작한다는 건 이번 관문은 개인적인 관문이라는 건가?


그 놈을 볼 수 없다는 것에 짜증이 밀려왔다.


“굉장히 배고프시죠? 당연히 그러시겠죠. 그래서 준비했어요. 자. 앞쪽을 보세요.”


텅 빈 강당 비슷한 공간에 갑자기 검은색으로 된 상자 7개가 생겼다.


각각의 상자 밑은 1m정도의 기둥이 받혀주고 있는 모양새였다.


“이 안에는 각각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들어있어요. 상자는 한쪽면만 작은 구멍이 있는데 그곳에 손을 넣어

음식을 꺼내시면 된답니다. 그리고 7개 중 한곳에는 다음 방으로 갈 수 있는 열쇠가 들어있어요.

먹다보면 나올거에요.”


이게 관문이라고는 생각도 안했다.


이렇게 쉬운 것이 관문일리 없으니까.


“대신 한 가지 주의하셔야할 것이 있어요. 이 검은 상자 안은 수많은 뾰족한 침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 중 가장 밑바닥에 음식이 있는 거죠. 물론 손을 넣으면 굉장히 아프겠죠? 그리고 또 하나.

시간제한동안 다음방으로 가지 못하면 무서운 귀염둥이가 여러분을 맞이할꺼에요. 조심하는게 좋을 거에요.”


역시나 그렇군. 하하.


시계를 보니 제한시간 30분.


갑자기 굉장한 배고픔이 느껴졌다.


이제껏 쌓인 것이 갑자기 느껴진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가 나의 배고픔을 조종하는 듯 급작스럽게 배가 고팠다.


그것도 미칠 지경으로.

 

 

일단 상자는 총 7개.


각각에는 음식이 있지만 열쇠는 한곳에만 있다.


시간제한동안 문을 열지 못하면 귀염둥이라는 생물체가 나타나는가 보군.


그렇다면 열쇠를 꺼내거나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도 박스에 손을 넣어야 한다는 말인데.


그것도 뾰족한 것들로 가득찬 상자를...


그것이 이번 관문의 미션.


그거라면 뭐 생각할 것도 없었다.


난 가장 왼쪽에 있는 상자로 다가가 덥석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역시나 설명대로 상자 안은 양쪽으로 뾰족한 바늘로 가득 차 있었다.


손을 넣자마자 쓰라림과 함께 피가 튀기는 느낌이 생생히 느껴졌다.


“키키키...키킥...”


쓰라린 고통이 오히려 나를 웃게 했다.


그렇게 나는 웃고 있었다.


손을 더 뻗자 물컹거린 게 만져졌다.


집어 올리자 빨간 액체가 떨어지는 무언가가 내 손에 들려져 있었다.


가만 보니 사람의 심장이었다.


아직도 팔딱팔딱 뛰는 것을 보니 금방 꺼낸 심장 같았다.


키키키키킥.


한입 베어 물자 선 붉은 피가 입안을 적셨다.


미칠 듯 한 배고픔.


그런 와중에도 난 음미하며 조금씩 곱씹었다.


구역질 같은 기분은 전혀 없었다.


그저 달콤했다.


다 먹고 나서야 이 상자에는 열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뭐 시간은 있으니까.

 

 

난 두 번째 상자로 다가가 손을 집어넣었다.


고통과 함께 꺼내든 것은 눈알이었다.


두 쪽의 눈알.


입안에 넣고 씹자 아무런 느낌 없이 툭하고 터졌다.


역시 이 안에도 열쇠는 없었다.


이제 남은 건 5개의 상자.


차례대로 꺼냈으나 계속 허탕이었다.


3번째는 사람의 손이었고, 4번째는 발, 5번째는 혀, 6번째는 귀였다.


내 오른손 피투성이였고 여기저기 살점이 뜯겨나가져 굉장히 웃겼다.


꼭 좀비 손 같군.


이제 마지막 남은 상자.


또 다시 고통을 느끼며 손을 넣자 이번에는 꽤 큰 뭔가가 만져줬다.


들어 올리자 웬 사람의 머리가 나왔다.


눈, 귀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이제까지 내가 먹은 모든 것은 한명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눈과 귀는 없었지만 대충 알아볼 수는 있었다.


바로 방금 전 관문에서 내가 죽인 인형 든 여자였다.

 

 

 


15화 - 그것의 정체.

 

 

아직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있다.


여자의 입속에는 혀 대신 열쇠가 들어있었다.


어째서 이 여자가 박스안에 들어가 있는거지?


워낙에 많은 일을 겪었기에 어떻게 방금전에 죽인 여자가 들어갈 수 있었는지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다만 왜 인육을 먹게 하는걸까?


그리고 하필이면 자신이 내가 죽인 이 여자인거지?


이제 배고픔은 느껴지지 않았기에 난 여자의 입에서 열쇠만 빼버리고 머리는 멀리 던져버렸다.


인육을 먹었든 그 인육이 내가 죽인 여자이든간에, 그런건 전혀 상관이 없었다.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았다.


난 문으로 걸어가 열쇠를 넣고 돌렸다.


“축하합니다. 이제 다음방으로 가시면 되요.”


안내는 무시한체 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하고 시계를 보자 10분정도 남았다.


아직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


내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난 문을 열어둔체로 방 한가운데로 다시 돌아왔다.


이유는 단 하나.


그 귀염둥이라는 생물체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니, 보고싶다기 보다는 죽이고 싶었다.


어떤 생물체일까...?


설명대로라면 제한시간동안 빠져나가지 못하면 ‘귀염둥이’가 나를 반겨준다고 했다.


그 말은 문과는 상관없이 시간이 지나면 그 생물체가 이곳에 오게 된다는 뜻이다.


예전 고대 사람들이 했었던 놀이.


인간 둘을 싸움 시켜놓고 시간제한동안 한명이 죽지 않으면 사자를 풀어서 둘 다 죽게 만드는 놀이.


그것과 같았다.


인간이 아닌 새로운 생명체라는 것에서 크나큰 흥미가 느껴졌다.


시계를 보자 3분 정도 남아있었다.


“왜 그곳에 계속 있는거죠?”


그때 들려온 목소리.


관문을 통과할때마다 안내를 해주던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내가 아닌 대화체로 말을 걸어왔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강당 같은곳에서 봤었던 그 여자.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사람이라고 보여지는 여자.


그녀가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상관하지마라.”


“이미 문은 열렸어요. 왜 다음방으로 안가시는 거죠? 포기인가요?”


“포기? 웃기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하하하하하!!!”


내가 웃자 잠시 말이 없는 그녀.


꽤나 황당했나 보다.


“난 니놈들이 준비한 ‘귀염둥이’라는 버러지를 죽여보고 싶을 뿐이다. 특별히 관문에 넣어주었으니

그만큼 내 욕구를 충족시켜 주겠지. 단순한 관문은 이제 지겹다.”


“.....”

 

 

난 칼을 꺼내 들고는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단 1분.


기대가 되고 흥분이 된다.


“좋아요. 그럼 이만.”


낄낄낄.


문을 닫지 않는 것을 보니 나의 행동을 인정해준다는 말이군.


그렇다면 뭐 마다할 이유도 없지.


이제 남은 일은 ‘귀염둥이’에게 집중하는 것.


점차 침이 고이고 땀이 흐르며 정신이 뚜렷해진다.


어디에서 나올것인가?


내가 지나왔던 통로와 다음 방으로 가는 통로빼고는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주위는 그저 막혀있는 방일 뿐.


다음방으로 가는 통로에서 올리는 없을테고.


그렇다면 남는 입구는 단 하나.


내가 거쳐왔던 통로.


난 낮게 웃으며 그 통로를 지켜보았다.

 

 

잠시동안의 정적.


드디어 제한시간이 모두 지나버렸다.


긴장감이 아닌 쾌락에 의해 심장이 떨려왔다.


평소에는 느끼지도 느껴서도 안되는 이러한 감정들.


이렇게나 마음껏 느끼게 해준 이곳에게 고마울 지경이었다.


내가 이곳을 좋아할것이라고 말했던 전나수 검사.


그 검사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크르르르륵...”


어디선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흡사 미친개와 비슷한 소리인데...


근데 이상한것은 방향을 전혀 잡지 못하겠다는 점이다.


분명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기는 했지만 어디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설마 바닥이나 천장에서?


황급히 자리를 왼쪽으로 옮기며 위아래를 경계하던 그 순간, 내가 거쳐왔던 통로의 문이 스르르 열렸다.


이런.


괜히 쌩쇼를 부린거군.


정직하게 문을 열고 들어올줄이야...

 

 

문쪽을 보니 어떤 생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르릉...크륵...”


이게 뭐지?


사람 팔만한 크기에 흰색의 털로 뒤덥혀 있었으며 4개의 다리 비슷한것을 가졌는데 그 중 아래쪽

2발로 서서 걷고 있었다.


쉽게 말해서, 곰 인형 같았다.


아니 곰 인형이었다.


방금 전 인형가게의 관문에서 본 곰인형 중 하나였다.


순진한 눈빛으로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여간 우스운게 아니었다.


“뭔가 다른 힘이 있는건가? 웃기네 이거 참.”


느려 터진 곰탱이가 지루했기에 내가 먼저 다가가기로 했다.


칼을 들고 거의 근처까지 왔음에도 곰탱이는 그저 으르렁거리며 천천히 내쪽으로 걷고 있을 뿐이었다.


난 지체할 것 없이 칼로 곰탱이를 베어버렸다.


촤아악.


솜뭉치 대신 피가 솟구쳐 올랐다.


반쪽이 된 몸에서 피가 나와 바닥을 적시며 주위의 벽까지 빨갛게 만들었다.


설마 이대로 끝?


정말로 끝인가?


5분 정도 참고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인내심이 한계가 되어버린 나.

 

 

“으아아아악!!!”


비명을 질렀다.


젠장할. 신발. 개같은.


허무한 감정이 소름끼치게 싫었다.


“이런 망할것들!!!”


으응?


내가 생각했고 내가 말하려고 했던 나의 목소리였지만...


분명 나는 입을 움직이지 않았다.


입밖으로 내지 않았단 말이다.


“뭐...뭐지...?”


곰탱이가 쓰러진 자리를 보자 허무함에 소리를 질러대는 내가 있었다.


나와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나.


그리고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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