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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사랑하지만 또 많이 지쳐버려서........

............ |2012.06.08 02:35
조회 3,791 |추천 0

백일을 갓 넘긴 남자친구가 있어요.

학원에서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해버려서 먼저 다가간 탓에 연인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죠.

 

아직 22살 밖에 안된 저이지만

저를 이렇게 설레이게 할 남자를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매일 하루하루를 감사히, 또 감사히 여기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올해 26살로 저를 만나기 전에 약 900일 가량의 긴 연애를 한 경험이 있었어요.

26살의 나이에 과거가 없는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니 그러려니하고 있었죠.

 

사실,

처음에는 다른 여자분들처럼 질투도 하고 혼자 속앓이도 많이 했어요.

한동안 많이 힘들어하다가 어차피 지금 오빠의 옆에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현재의 오빠와 저의 만남에 집중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오빠가 900일 가량을 만나던 사람과 헤어진지 채 한달 반도 지나지 않아

저를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오빠의 마음을 의심했습니다.

 

  (저도 연애를 안 해본건 아니니까 제게도 추억이 있습니다.

  그치만 앞선 사람을 잊기에 제게 1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까지 많이 힘들었다는 사실이죠.

  제가 1년만에 해낸 과정을 오빠가 한달 반만에 끝냈다는게 계속 마음에 걸릴 뿐입니다. )

 

오빠는 제게 항상 말씀해주세요.

너를 만나 너무 좋다. 니가 먼저 다가와줘서 너무 고맙다.

진정한 의미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너 없으면 못 살 것 같다. 라고

( 심지어 집에다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저를 소개시켜주셨어요.

오빠집에도 인사다녀왔고 자취하는 제게 어머님이 손수 반찬도 만들어서 챙겨주세요. )

 

물론,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한없이 행복해집니다.

줄곧 저 잘난 맛에 살아왔던 제가 태어나 처음으로 제 전부가 하찮게 느껴질 정도로

오빠는 저한테 과분하게 느껴졌으니까요.

 

제 모든게 아깝지 않을정도로

고작 130일 남짓이지만 제 전부를 달라고 하면 내어줄 수 있는 그 남자가

저렇게 사랑을 가득담아 얘기해주는데도 오빠의 과거가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오빠의 말에 의하면 ( 오빠가 얘기해주었어요. )

동아리 선후배로 만났고 여자 분은 작년 10월에 미국에 갔고 작년 12월경에 헤어졌다더군요.

( 제가 오빠를 학원에서 처음본 게 12월, 다가간 게 12월, 교제를 시작한 게 2월경입니다. )

 

900일을 만난 건 둘째치더라도

과연 한달 반이라는 시간이 그 여자분을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지가 의문이네요.

 

또, 그 여자 분을 잊기위해 저를 만난 것이 아닌가.

저를 만나면서 그 여자 분의 흔적이나 행동들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자가 필요한게 아닌가 등의 

잡념들이 저를 너무나 지치게 하고있어요......

 

저는 좋았던 안 좋았던간에 900일이라는 시간이

한달 반동안에 다 지워질만큼 가볍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빠는 그 여자 분을 다 잊었으니까 저를 만나고 있는거라고 안심시켜주지만요...

 

설상가상으로

오빠가 더 이상 관리하지않는 미니홈피에서 커플미니를 발견하고

그 분의 홈피에 들어가게되었습니다.

 

이러지말아야지 하면서 눈은 이미 그 여자 분의 사진첩을 보고 있었습니다.

싸이를 관리하는 것 같은데 대문 히스토리나 사진첩이나 사진첩의 댓글이나

오빠의 흔적이 지워지지않고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손이 덜덜거려 그만보려 했지만

행복해보이는 오빠의 모습에 두 눈을 뗼 수가 없어 결국 900일 간의 일들을 모두 보고말았습니다.

 

그간 상상만해왔던 일들을

제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과거다. 이미 지난 과거다.

오빠의 옆에 있는 사람은 나다.

이 말만 하루에 수 천번, 수 만번 되뇌인 것 같네요.

 

하지만 그 것도 잠시고

오빠를 볼 때마다 웃고 있는 그 여자의 얼굴이 계속 보였어요.  

 

오빠를 만나고 있어도

속으로는 너무 힘든데 지쳐서 너무 힘들다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데

겉으로는 너무나 쾌활한 척 즐거운 척.................. 이를 악물고 견뎠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혼자 오빠와 '헤어졌다 만났다'만 수 백번 반복했습니다.

 

결론은 오빠없이는 안된다 이지만

머리로는 너무나 쉬운 저 생각을 왜 마음은 따라주지를 않는건지........

 

진심으로 오빠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이런 제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런지 걱정입니다.

 

과거 얘기는 꺼내는 게 아닌 것 같아

오빠에게는 모른 척 얘기하고 있지않다가

얼마 전에 스스로 참지 못해 오빠에게 말해보기도 했어요.

 

너무 힘들다. 지친다.

오빠를 사랑하니까 오빠의 과거까지 다 사랑해야 되는게 맞는데 그게 잘 안된다.

오빠가 내가 흔들리지않게 잘 붙잡아 줬으면 한다라고.

 

오빠의 대답은

니가 무슨 행동을 하든 오빠는 네게 지치지 않을거다.

과거의 일들로 니가 상처받는다면 오빠가 더 못 견딜거다.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 사랑에 니가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너가 분명하고 이 사실을 앞으로 변치않을거다. 였습니다.

 

 

( 이 날 이후로 오빠는 미니홈피의 정리를 확실히 했습니다.

 귀찮아서 그까지 정리할 생각을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카톡 등 메신저 프로필의 사진은  저이구요..... )

 

 

힘든 제 마음을 어루고 달래기에 충분한 위로였습니다.

제 자신도 오빠에게 너무나 고마웠으니까요.

 

그치만 정리가 안되요. 

사랑하는 오빠를 계속 의심하는 제가 한심해서 미칠 것 같지만......

 

오빠는 제가 다 털어놓고 울던 날

힘들면 언제든지 다시 말해라. 오빠가 다 들어줄게. 라고 했지만

오빠보다 4살 어린 제가 징징대는 걸로 보일까봐 그러지도 못하겠어요.

 

끝난 과거얘기로 계속 힘들다고하는데 지치지않을 남자가 어딨겠으며

철없이 어려보일까봐서도요................

 

앞뒤전후 사정을 아는 제 친구들은

오빠가 너를 집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소개하고

오빠의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소개했는데

불안할 게 뭐가 있으냐. 니가 필요이상으로 걱정하고 있는 것이고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해주지만.......... 

제가 오빠를 너무 사랑해서 이런 걸까요?

 

 

지난 과거에 눈먼 제 질투심과 멍청하고 못된 생각에 치여사는 제게

따끔하게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한마디씩 해주세요.

 

( 두서없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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