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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게임]PART 3.(DATA8)

왕보리 |2012.06.12 16:46
조회 1,141 |추천 2

출처 : http://web.humoruniv.com/main.html
< 웃대 : berser13 님 >

 

Data 08. Turning Point(전환점) 1.


[2010년 7월 24일 토요일 22:05 경찰청 강력 5반]

김 형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구주구는 어때?”


“글쎄요. 일단 대륜 병원부터 조사하려는 모양이던데요.”


오 반장은 지금까지 조사했던 자료를 구 반장에게 넘겼다.

나머지는 구 반장이 알아서 할 일이었다.

분명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었다.

오 반장의 자료대로라면 이번 살인 사건에는 뒤에는 윤 총리가 있을지도 몰랐다.

상대가 너무 거대했다.


“쉽게 되지는 않을 거 같아요.”


“그렇겠지.”


“일단 수사를 다시 시작할 모양이긴 해요.”


“그렇군. 구주구가 좀 외골수이긴 하지만 추진력은 최고니 알아서 하겠지.”


“뭐 그렇다고 치죠.”


김 형사는 오 반장 책상위에 올려 있는 파일들을 살펴보았다.


“아직도 보고 계시네요.”


오 반장은 별 대꾸 없이 머리를 한번 긁적이고는 계속 해서 파일을 보고 있었다.


“아직까지 조성환은 잡히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이지우라는 여자도 행방불명이고요. 반장님

말대로 아니 반장님이 믿으시는 대로 누군가가 이지우를 납치하고 조성환에게 그것을 빌미로

살인을 시키고 있다면 이미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벌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겠군요.”


“서바이벌 게임 이벤트”


오 반장이 중얼거렸다. 조성환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었다.


“그 녀석이 우리에게 했던 말이죠.”


“응.”


“그렇다면 지금 반장님이 쫓고 있는 것이 그것일수도 있겠네요. 서바이벌 게임 이벤트.”


“모르겠어. 나도 그냥 나의 망상이길 바라는 중이야.”


오 반장이 파일들에 들어 있는 죽은 피해자 사진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만약에 아주 만약이야. 김 형사라면 어떻게 하겠어?”


“뭘요?”


“자네의 애인을 누가 납치했다고 쳐봐.”


“전 애인 없는데요.”


“또 말꼬리 잡지 말고. 그렇다면 만약 자네 어머니를 누가 납치했어. 그리고 모르는 사람 한명을

죽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오 반장은 잠시 얼굴을 찌푸렸다가 입을 열었다.


“나라면 말이야.”


“경찰에 신고해야죠.”


“경찰에 신고하게 되면 바로 죽인다고 협박을 한다면 어떻게 할 거야?”


김 형사는 잠시 얼굴을 찌푸렸다.


“음. 솔직히 말해 어머니를 살리려면 뭐든지 할 수 있을지도 하지만 역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너무 끔찍하네요.”


“그렇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죽여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죽이는 것쯤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게

사람이야.”


“그렇다면 이 이벤트를 시키고 있는 녀석은 그것을 실험 해 보려고 하는 걸까요?”


김 형사의 말에 오 반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뭐죠?”


“모르겠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지 말이야. 하지만….”


오 반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야. 이 파일들을 보면 살인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어. 물론 모든

사건들에 적용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범인은 한명을 더 죽였어. 그것도 말이야. 바로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말이야.”


“그런….”


[삐리리~~]


오 반장의 핸드폰이 울린 건 그 순간이었다.


“누구지?”


[발신자 제한 전화]


받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여보세요?”


“접니다.”


오 반장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떠올렸다.


“혹시 조성환?”


오 반장이 물었다.


“네 맞습니다.”


두 남자는 깜짝 놀랐다.


“반장님 위치 추적 하겠습니다.”


김 형사는 재빠르게 컴퓨터 앉으며 말했다.


“아 조성환씨. 용케도 내 번호를 잊지 않았군요.”


“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전화 했습니다.”


“난 당신의 믿고 있습니다. 죽은 남득구도 당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누가 죽였나요?”


“아직 그것까지는….”


“그렇군요. 어차피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쉽게 밝혀질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무슨 뜻이죠?”


“저는 이미 사람을 죽였습니다.”


담담한 어조였다.

진심이 느껴졌다.

오 반장 표정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김 형사는 그 표정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렇군요. 저는 당신의 여자친구인 이지우씨가 납치되었다는 말을 믿습니다.”


“그렇습니까?”


조성환의 어조는 매우 담담했다.


“역에서 당신이 말했던 박동주라는 남자의 사건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저는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협조한다면…”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조성환은 고민하고 있는 듯 했다.


“혹시 몇 년간 사라진 여고생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사건이 있습니까?”


“여고생?”


오 반장은 조성환의 뜸금없는 이야기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16년간 16명의 여고생들이 살해당했습니다. 이런 사실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오 반장은 자신이 읽었던 사건들과 자신이 봤던 모든 사건들에 머릿속에서 빠르게 검색해 나갔다.

하지만 그 어떤 사건도 떠오르질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가 없었다.


"알고 있습니까?“


조성환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강하게 되물었다.


“잘 모르겠군요.”


사실대로 이야기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군요.”


조성환의 목소리에 미묘한 변화가 느껴졌다.


“당신은 저를 도울 수 없습니다.”


“무슨 뜻이죠?”


“당신들로서는 역부족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당신 역시 뭔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처음에는

당신 역시 내가 하고 있는 이 이벤트에 관련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이벤트에 당신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 반장은 조성환의 말의 뜻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저에게는 시간이 없습니다. 저는 또 한명을 죽여야 합니다. 어차피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은 저를 계속 쫓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도 나를 보고

있을 겁니다.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그럼 이만.”


“잠깐….”


통화는 끊어졌다.


“위치 확인 했어?”


“네.”


김 형사는 재빠르게 출력물을 하나를 가지고 달려왔다.


“여기서 정지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화 후 바로 신호가 사라졌습니다.”


“가지. 김 형사.”


두 남자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사무실을 튀어 나갔다.

 

[2010년 7월 24일 토요일 22:13 서울 서초구]


나는 핸드폰 통화를 마쳤다.


“갑자기 전화는 왜 한거야?”


신중이가 물었다.


“그냥!”


우리는 대로변에 차를 세우고 있었다.

아침에 차를 세워두었던 바로 그 장소였다.

차를 세워 놓은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 쭉 올라가다보면 그녀의 집이었다.


“간다.”


우리 앞을 유혜원을 태우고 하루 종일 돌아 다녔던 소속사 차량이 지나갔다.

스케줄을 마친 그녀를 집에 데려다가 주고 다시 소속사로 가는 차량이었다.

자료대로라면 이제 그녀의 집에는 그녀 혼자였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자료대로 3분 후에 경찰 순찰차가 골목으로 들어갔다.


“가자!”


우리는 차에서 내렸다.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으로 들어갔다.

자료대로라면 유혜원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었다.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은 경찰의 순찰도 사설 경비 업체의 순찰도 없었다.

문제는 방범장치가 장치된 4m 높이의 담이 둘러싸고 있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실수를 하게 되면 끝이었다. 시간도 없었다.


우리는 그녀의 집을 향해 골목을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침처럼 이곳은 인적이 그다지 없었다. 뒤에서 고급 외제 차량 한대가 다가왔다.

우리는 조금 쭈뼛거렸지만 차는 우리를 못 미쳐 코너를 돌아 사라졌다.

그녀의 집은 골목의 끝이었다.

우리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누가 오는데?”


신중이가 말했다.

녀석의 말대로 멀리서 누군가가 이쪽으로 곧장 걸어오고 있었다.

우리가 있는 곳부터는 코너도 없이 일직선으로 뻗은 길이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냥 태연하게 걸어가!”


내가 속삭였다. 우리는 최대한 태연하게 걸어갔다.


“무슨 이야기 좀 해. 그냥 걸어가면 이상하잖아.”


“무슨 이야기?”


“그냥 아무거나 해. 너 헛소리 잘 하잖아.”


“헛소리는 네가 잘하잖아.”


우리가 헛소리를 하는 동안 행인과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30여 미터. 20여 미터.

나는 일부러 모자를 눌러썼다.


[우뚝!]


신중이 녀석이 갑자기 우뚝 멈춰 섰다.

나는 속으로 멍청한 녀석이라고 외쳤다.

태연하게 걸으라고 말했건만 걷다가 놀란 사람처럼 갑자기 멈추는 것이 태연하게 행동하는

것이란 말인가?


“유혜원!”


녀석이 큰소리로 외쳤다.

우뚝 멈춰선 것도 모자라서 이제부터 죽여야 하는 사람의 이름을 길 한가운데서 외쳐 대고

있었다.


“너 미쳤냐?”


나는 녀석에게 한 마디하고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혹시 지나가는 행인이 우리를 이상하게 볼까 염려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나도 녀석처럼 제자리 멈춰 섰다.


“이런….”


그녀였다. 유혜원.

가까이 보니 TV나 잡지에서 본 것보다 훨씬 예뻤다.

아니 예쁜 것보다는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우리들과 그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네온등 불빛에 비친 그녀는 형언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은 꽤 떨어진 거리에서도 확실하게 나를 파고들었다.

그녀는 점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조성환씨?”


우리 앞에 가까이 다가온 그녀는 나의 이름을 불렀다.

이미 그녀는 나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녀가 나를 알고 있는 것일까?


“나를 만나러 오는 길이시죠?”


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번 이벤트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따라오세요.”


“잠깐만요.”


나는 그녀를 불러 세웠다.


“당신 어떻게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거죠?”


나의 질문에 그녀는 말없이 한동안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나를 옭아매는 것 같았다.


“단순히 저를 만나기 위해서 온 것만은 아니죠?”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을 그녀는 알고 있는 듯싶었다.

그런데 어떻게 저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문득 내가 죽인 그 남자가 떠올랐다.


힘이 있는 자가 그렇지 못한 자를 대할 때의 여유? 그런 것인가? 아니었다. 그것과는 달랐다.


“일단 집으로 가죠.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곤란하니….”


곤란하다니? 누가 곤란하다는 말인가? 그녀 아니면 나?


그녀는 다시 앞장을 섰다.

하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내가 자신을 죽이러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태연 할 수가 있을까? 뭔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집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몇 걸음 걸어가던 그녀는 우리가 따라오지 않자 그녀는 다시 우뚝 멈춰서 우리를 돌아보았다.


“왜 안 오시는 거죠? 이러고 있다가 사람들 눈에 띄면 곤란해요. 그리고 집에 함정 같은 것은

없어요. 저 집에는 아무도 없어요.”


‘그 말을 어떻게 믿죠?’라고 물어보려 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솔직히 그녀의 얼굴과 눈빛에는 거짓하나 없어보였다.


“어쩔 수 없네요.”


그녀는 위에 입고 있던 얇은 재킷에 손을 넣어 무엇인가를 꺼내 들었다.


총.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총이었다.

게다가 어젯밤에 지하철역에서 김 형사라는 남자가 들고 있던 6연발 권총이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보는 총이었다.


“가짜라고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제가 미국에서 살다 온 것은 아시죠. 미국에서 수 백발도 더

쏴본 총이에요.”


총을 들고 있는 신비한 매력의 여자.

영화 속의 장면이라면 멋진 엔딩 장면이 될 것도 같았다.

하지만 저 총은 가짜 총도 아니었고 영화 속의 한 장면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나는 영화에 나올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신중이 녀석이 내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


“멋진 남자네요. 친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신중이 녀석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을 거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되요.”


그녀는 권총을 자신의 머리로 가져갔다. 자신의 오른쪽 귀 위 2cm지점에 가져가 멈췄다.


“따라오지 않으면 총을 쏘겠어요.”


그녀는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게 끝이죠? 당신 조성환씨의 미션은 저를 죽이는 것이죠. 하지만 그전에 내가

죽어버린다면 당신은 미션을 실패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모든 게 끝 아닌가요?”


말을 마친 그녀는 살짝 미소 지었다. 온 몸에 전율했다.


“이제 따라올 마음이 생겼나요?”


우리는 그녀를 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는 선택의 권한이 없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어제 아침 자명종에 눈을 뜬 순간부터 나에게는 어떤 선택의 권한도 없었던 것이다.

모두 누군가가 짜 놓은 시나리오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


문득 이 모든 것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에는 감독도 스텝도 카메라도 조명도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유명한 여배우 한 명과 어설픈 행인 그리고 그 행인의 친구 그리고

누가 쓴 시나리오뿐이었다.

 

 

 

 

 

[2010년 7월 24일 토요일 22:52 서울 서초구]

 

핸드폰 위치추적으로 알아낸 장소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대로변에 주차되어 있는 도난차량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조성환이 전화를 건 장소와 위치가 일치했다.

아마도 그들이 쓴 차량 같아 보였다.

차가 세워져 있는 곳은 횡단보도 앞이었다.

차가 세워진 도로 쪽은 작은 오피스 빌딩들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다.

횡단보도 건너편은 고급 주택가로 이어지는 골목이었다.


“저기로 들어가 보자고.”


오 반장의 말에 김 형사는 주택가로 차를 몰았다.


“집들이 꽤 크군.”


“그럼요. 여기 집 한 채가 수십억이에요.”


“그렇군.


“어쩌시려는 거예요? 반장님 말씀대로라면 녀석은 또 사람을 죽일 겁니다. 지금이라도 지원을

요청하죠. 저희 둘이서 녀석들을 찾는 것은 무리라고요.”


오 반장은 계속 창 밖을 주시하고 있었다.


“반장님!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녀석들을 잡으려는 게 아냐!”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어제 낮에 조성환과 김신중이 집에 탈출 했을 때 총을 사용했지.”


“그렇죠.”


“그 녀석들이 사용한 게 아니야. 누군가가 그 녀석들의 탈출을 도우려고 쏜 거지.”


“그런가요?”


“그리고 난 어제 그 현장에서 검은 양복의 수상한 남자를 쫓다가 약수터에 길을 잃었지. 그리고

조성환을 만났어.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야. 그리고 나에게 걸려왔던 제보 전화.”


“아 어떤 여자한테 온 전화요. 머리통을 보관함에 넣어 놓았다는….”


“그래. 그것 역시 그냥 단순한 제보 전화일리 없어. 이 말도 안 되는 살인 사건을 조정하는

누군가가 있는 것은 분명해.”


김 형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뭔지 몰라도 엄청난 것은 확실하네요. 그럼 어떻게 하죠?”


“글쎄. 그냥 이 주변을 빙빙 돌아봐야지.”


오 반장의 말에 김 형사는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 역시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질 않았다.


“이 근처에 유혜원이 산다고 들었는데….”


“유혜원?”


오 반장이 물었다.


“설마 유혜원도 모르시는 거 아니죠?”


“내가 바보야?”


“반장님 같은 연예계 문외한도 아는 것 보니 정말….”


코너를 돌려고 하던 김 형사는 갑자기 앞에 차가 나타나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쿵!


급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두 차는 가볍게 충돌 하고 말았다.


“에구! 아직 할부도 다 안 갚은 차인데.”


김 형사가 구시렁거리면서 차에서 내렸다. 상대방 운전자도 놀랬는지 차에서 내렸다.


‘갑자기 차가 왜 나타난 거지? 헤드라이트 불빛도 없었다. 갑자기 앞에서 나타난 것이다. 일부러

부딪히려 한 것처럼…’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오 반장은 김 형사를 부르러했다.

하지만 이미 차에서 내린 김 형사는 접촉한 부분을 살펴보면서 상대방 운전자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오 반장은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김 형사. 잠깐만.”


김 형사는 차를 살펴보고 있었다.


“왜요?”


상대방 차에서도 다시 한 명의 남자가 내렸다. 두 남자 모두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먼저 내린 남자가 예의바르게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했다.


“아닙니다. 티도 안 나는걸요.”


“그런가요? 김 형사님.”


먼저 내렸던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말을 마친 남자의 입에 가는 미소가 번졌다.

김 형사의 머리에 번개라도 치는 듯 번쩍 했다.

그제야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분명히 어디서 본 얼굴이었다.


“당신 누구야?”


뭔가 이상한 낌새를 차린 김 형사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려 했다.


[푸슛!]


뒤에 서 있던 남자의 손에 들려 있는 물건에서 작은 가스 폭발음이 들린 것과 동시에 날카로운

물체가 김 형사의 허벅지에 박혔다.


“으윽!”


“김형사!”


김 형사는 자신의 허벅지에 박힌 물건을 살폈다.

금세 시야가 흐려지고 있었다.

강력한 마취제가 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당…당신들은….”


김 형사는 그제야 이들의 얼굴을 기억해 냈다.


“대륜 병원에서 봤던….”


김 형사는 말을 채 마치지도 못하고 쓰러져갔다.


“으샤!”


쓰러지는 김 형사를 검은 양복의 남자가 붙잡았다.


“여기까지입니다. 이 시뮬레이션에서 김 형사님의 역할은….”


젊은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는 오 반장을 노려보았다.


“걱정 마십시오. 김 형사님은 무사하시니. 조금 강력한 마취제라 한 이틀 동안은 꼼짝없이

주무시게 될 것입니다.”


“당신들 누구야? 혹시 대륜 병원이라면”


오 반장은 김 형사가 정신을 잃기 전에 중얼거렸던 말을 떠올렸다.


“대륜 병원이라면 혹시 윤무선 총리와 관련된….”


“좋은 추리이시네요. 일단은 그것과도 관련이 있죠.”


“일단은?”


“그리고 오 반장님이 쫓고 있는 살인 사건들과도 관련이 있겠죠.”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에 오 반장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당신들 도대체 정체가 뭐야? 나를 어떻게 하려는 거지?”


“뭘 어떻게 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저희에게는 그런 이유도 그럴 권한도 없습니다.”


이들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 것일까?


“저희와 같이 가시겠습니까?”


남자가 예의바르게 물었다. 일단은 자신을 헤칠 의도는 없어 보였다. 일단은 말이다.


“제가 안가겠다면 안 갈수 있는 겁니까?”


“물론이죠.”


오 반장은 이들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젊은 남자는 씩 웃으며 한마디를 더했다.


“한 말씀만 더 드리지요. 오 반장님의 부인과 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다면 따라오십시오.”


오 반장은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두려움에 오 반장은 갑자기 몸이 떨려왔다.

이들에게 저항할 그 어떤 힘도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2010년 7월 24일 토요일 23:15 신혜원의 집]


나와 신중이는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앞에 높인 열대어로 보이는 물고기들이 놀고 있는 멋들어진 커다란 탁자에 눈이 갔다.


“와인 드시나요?”


혜원은 쟁반위에 와인 잔 3개와 와인 한 병을 가지고 와 탁자 건너편 소파에 앉았다.

쟁반 위에는 아까의 그 권총이 놓여져 있었다.

그녀는 쟁반위의 권총을 탁자위에 올려놓고는 와인 병의 코르크를 따고는 잔에 와인을 따랐다.


나와 그녀와의 거리는 불과 2미터 정도였다.

나라면 불가능 할지 몰라도 신중이라면 순식간에 그녀에게 달려들어 권총을 뺐을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그 권총은 우리를 쏘기 위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뺏을 이유가 없었다.

왠지 모르게 우리는 그녀의 말에 따라 행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 앞에 와인이 담긴 잔을 밀어 놓았다.

우리 바로 앞까지 와서 말이다.

하지만 나와 신중이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다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나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매우 맑고 차분한 눈이었다.

바람 한점 없는 호수의 표면 같았다.

왠지 모르게 쳐다보면 안 될 것 같아 나는 시선을 피했다.


“좋은 눈이에요.”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주 순수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눈이에요.”


신중이가 수줍어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자신에게 한 이야기라고 착각한 모양이었다.


“물론 그 쪽도 마찬가지에요.”


신중이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가 그녀를 힐끔 보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저는 당신을 죽여야 합니다.”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열었다.


“네. 알고 있어요.”


말을 마친 여자는 살짝 미소 지었다.

이 여자 내가 알기로는 나와 나이가 같았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분위기를 풍길 수 있는지 궁금했다.

모든 것을 초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단 한잔 마시세요. 마음이 진정되거든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손에 들고 있던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도 가시 한 모금 마셨다.

신중이 녀석도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와인 잔을 들고 벌컥 한번에 털어 넣어버렸다.

말릴 틈도 없었다.

나는 뚫어져라 잔을 바라보았다.


“걱정 마세요. 독 같은 것은 타지 않았으니.”


나는 주저 하다가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신비로운 느낌의 액체가 온 몸을 퍼져 나갔다.

왠지 모르게 그녀의 말대로 온 몸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어때요? 훨씬 좋아지지 않나요?”


그녀의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제가 당신을 죽이러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었던 겁니까?”


“서바이벌 게임….”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조성환씨 당신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 하고 있는 거죠?”


그녀는 분명히 이 게임과 무슨 관련이 있었다.


“당신 이 게임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겁니까?”


“글쎄요. 대답하기 전에 그전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당신이 게임에 참여한 목적은 뭔가요?”


“나는 이 게임에 참여한 것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이 게임을 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나는 지우를 떠올렸다.


“지우…. 지우 때문입니다.”


“연인인가요?”


그녀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군요. 당신이 이 게임에 참여하는 이유는 당신의 연인 때문이군요. 당신 같은 눈을 가진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보지 않아도 어떤 사람일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참여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후후. 아니에요. 당신은 엄연히 자신의 의지로 이 게임에 참여 하고 있는 거예요. 당신의 연인이

납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착각이에요. 분명히 당신은 자신의 의지로 이 게임에 참여 하고 있는 것이고 역시 그 의지로

사람을 죽인거구요.”


그녀 역시 매우 단호하게 말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나는 이 게임을 참여하면서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나 스스로 다짐하고

있었다.

나 스스로에게 주문이라고 걸 듯 계속 말하고 있었다.

이 여자는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저를 죽이러 온 거구요.”


“내 의지이건 아니건 상관없습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나는….”


“그렇군요.”


그녀는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불현듯 머릿속을 무엇인가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내가 이미 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까지….


“당신은 어떻게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까? 내가 이미 한 사람을 죽였다는 것도 내가 당신을

죽이기 위해서 왔다는 것도…. 이제 대답해 주십시오. 당신은 이 이벤트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겁니까?”


그녀에게 외쳤다.


“호호.”


그녀의 웃음소리가 잠시 허공을 맴돌았다.


“제가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 역시 당신과 마찬가지 입장이거든요.

저 역시 이 게임에 참여 하고 있습니다.”


“네?”


나와 신중이의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튀어 나온 말이었다.


“제 의지로 말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한 사람을 죽여야 합니다.”


“그런….”


“저 역시 당신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 이벤트에 참여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는 것일까?

나와 그녀는 같은 입장이었다.

왜 저렇게 담담하고 의연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일까?

게다가 이 여자는 자신의 의지로 이 이벤트에 참여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로 참여 하다니 그게 무슨 뜻일까?

이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왜 하필 내가 참여하게 된 것인지 그들에게 물었을 때

그들은 단순히 내가 무작위로 선정되었다고만 대답했다.


나와 그녀의 차이는 무엇일까? 역시 알 수 없었다.


“당신 말대로라면 당신은 누구를 위해 이 이벤트에 참여 하고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그건 제 아이 때문입니다.”


“아이요?”


신중이가 놀란 듯 큰 소리로 물었다.

나는 이 녀석이 왜 그런지 잠시 의아했지만 금세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네. 제가 낳은 아이이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하…하지만 당신은.”


그녀는 고아였고 가족이라고는 동생인 천재 유선일 뿐이었다.

신중이는 그녀의 말이 믿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사생활이 복잡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유혜원만은 그럴 리 없을

거라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녀에게 숨겨진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충격이었던 모양이었다.


“숨겨진 아이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선일이. 선일이 때문이죠.”


“선일이라면 당신의 동생이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슨 뜻일까?


“선일은 내가 낳은 아이에요. 14살에.”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네? 하…하지만 유선일군은 나이가.”


우리가 알기로 유선일의 나이는 18세였다.

도무지 말이 안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세상에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아요. 제가 그 아이를 낳은 것도…. 그리고 이번 일도

말이죠.”


역시 이 여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그것이 이렇게 그녀를 죽음이라는 것에서 초월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일까?


“혹시 당신 이 이벤트를 꾸미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겁니까?”


나의 물음에 그녀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알고 있다는 뜻일까? 굳게 다물어져 있던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성환아!”


신중이 녀석이 내 팔을 붙잡았다. 나는 녀석을 돌아보았다.


“왜 그래?”


신중이의 안색이 안 좋았다.


“너 왜 그래?”


“몸이…몸이 이상해.”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를 붙잡고 있는 녀석의 팔에 힘이 점점 빠지고 있었다.

녀석은 버티지 못하고 상체를 소파에 기댔다.


“야 왜 그래?”


“이상해. 네가 안 보여!”


“뭐? 야!”


나는 신중이의 멱살을 붙잡고 흔들었다.


“야! 왜 그래?”


나는 앞에 앉아 있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조금 약 기운이 빨리 퍼졌네요.”


신중이의 빈 와인 잔을 노려보았다.


“당신들에게 준 와인 컵에는 미량의 독약이 들어 있어요. 아주 소량만으로도 확실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약이죠. 제일 먼저 시신경이 마비되죠. 그리고 천천히 모든 신경이 마비되고 근육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요. 결국 심장도 그대로 멈추게 되어 죽는 거죠. 당신 친구 분은 조금 양이

많았던 모양이군요. 이제 슬슬 당신에게도 증상이 나타날 거예요.”


그녀의 말 대로였다. 눈앞에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걱정은 마세요. 이 약은 아무런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약이거든요.”


“제기랄!”


점점 쉼 쉬기가 힘들어지고 온 몸에 힘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신중아! 신중아!”


나는 쓰러진 신중이를 붙잡고 흔들었다.


“헉! 성환아. 헉!”


녀석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제기랄! 당신!”


나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제 그녀의 모습은 뿌옇게 실루엣만 보일 뿐이었다.


“저 역시 당신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에 참여 하고 있는 입장이에요. 그리고 저의 미션은 당신들을

죽이는 거죠.”


“제기랄!”


나는 소파에 등을 기댈 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나라는 존재는 한심할까?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 앞에서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는 여자의 말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따르다니…. 저 여자가 영화배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저는 당신이 저를 이해하리라 믿어요. 저 역시 당신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거니깐요. 당신과 마찬가지로….”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약 기운 때문일까? 이런 게 죽음일까?

지우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이런 순간이 되면 지우의 모습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제기랄 왜?


“하지만 이건 왠지 너무 불공평하죠?”


그녀가 내 뱉은 말이었다.

뿌연 실루엣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의 손에 무엇인가를 쥐어주었다. 작은 약병이었다.


“이…이건 뭐죠?”


나는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해독제에요.”


“해…해독제?”


“네. 하지만 조심하세요. 이 해독제는 정확하게 한명 분이에요. 딱 한명만 살수 있는 거죠. 당신이

마시든 당신 친구가 마시든 한명만 살수 있어요.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에요. 괜히 둘 다 죽는

어리석은 판단은 하지 마세요.”


이미 나의 눈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한 듯 했다.

모든 게 암흑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도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청력도 사라지는 모양이었다.


“그럼….”


그녀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졌다.

나의 왼손에는 그녀가 준 해독제가 들려 있었다.

손에 힘이 빠져 금방이라도 손에서 약병이 떨어질 것 같았다.


‘제기랄!’


나는 오른손을 더듬어 신중이 녀석의 손을 쥐었다.

굵고 큰 손이 만져졌다.

하지만 평소와 같은 미련스러운 힘이 느껴지질 않았다.

마치 커다란 나무토막 같았다.


시간이 없었다. 나에게는….


선택을 해야 했다.

갑자기 지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조금 전에는 떠오르지 않던 지우의 얼굴이 말이다.


“미안…하다. 신…신중아.”


벌컥!


나는 손에 들린 것을 들이켰다. 입으로 들어간 액체가 식도를 타고 목구멍을 넘어갔다.


***


탁!

어둡던 공간이 환해졌다.

밝은 조명에 오 반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그는 어둠의 공간의 한 가운데 앉아 있었다.

오 반장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어디선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당신은?”


그 제보 전화 여자의 목소리였다.


“네. 기억하시는군요.”


“나를 왜 이곳으로 데리고 온 겁니까?”


“그거야 반장님이 잘 아실텐데요.”


“당신들 선의와 나라가 어디 있는지 안다고 했지?”


오 반장은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아내와 딸 이름을 외쳤다.


“네. 그 전에 오 반장님이 쫓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반장님이 조사하고

있는 일련의 살인 사건들을 저희는 서바이벌 게임 이벤트라고 칭하고 있는 시뮬레이션입니다.”


오 반장은 조성환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2007년 10월 20일에 첫 번째 시뮬레이션이 실시되었습니다. 첫 번째 시뮬레이션 피실험자는

오명석 당시 44세로 직업은 건설노동자였습니다. 우리는 그의 딸인 오현정을 납치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어진 시간 안에 피실험자인 오명석에게 한 명을 살해 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결국 오명석은 주차장에서 젊은 남녀 2명을 살해했군요.”


“네. 맞습니다. 그 후 두 번째 실험 도중 실험을 이탈해 제거 되었습니다.”


오 반장은 자신의 머릿속의 사건 데이터를 되짚었다. 오명석은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당신들 12주 마다 계속 그런 말도 안 되는 실험을 계속 해 왔군요.”


“네. 그렇습니다.”


“2010년 7월 23일 13번째 시뮬레이션이 실시되었습니다. 피실험자는 조성환 26세 만화가지망생

입니다. 실험을 위해 이지우라는 여성을 납치 했습니다.”


13번째. 오 반장이 찾아낸 사건들은 조성환의 경우까지 12개였다.

역시 자신 놓친 한 개의 사건이 더 있었다.

자신이 찾지 못했던 12주의 간격에 어떤 사건이 더 있었던 모양이었다.

왜 찾지 못했던 것일까? 이들이 감촉까지 덮어버렸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왜 남득구라는 남자를 죽이고 그에게 누명을 씌웠습니까?”


“역시 오반장님이시네요. 그것을 알아차리다니…. 그건 그냥 이번 시뮬레이션만의 특수한

경우였습니다. 오 반장님이 조사한 바와 같이 죽은 남득구의 폐외 심장은 윤 무부 총리의

아들에게 이식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희가 실시하고 있는 실험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단순한 요청에 의해 추가 되었을 뿐입니다. 물론 그 때문에 준비에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말입니다.”


오 반장은 이미 자신은 이곳에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엄청난 일을 태연하게 그리고 이렇게 완벽하게 실행 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

그들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엄청난 배후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김 형사를 제압하고 자신을 납치한 남자들 역시 보통 남자들이 아니었다.

몸은 운동으로 다져진 것 같았고 행동역시 매우 절제되어 있었다.


“모든 실험은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3단계?”


“네. 그렇습니다.”


“총 3단계의 실험을 거치며 중간 단계에서 실험이 중지 될 경우 피실험자는 상황에 맞추어

처리되게 됩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첫 번째 실험은 사람 한명을 죽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목숨을 담보로 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실험이겠군요.”


“네 맞습니다. 총 13번의 실험 중에 첫 번째 실험의 성공률은 100%입니다.”


“100%?”


“네. 피실험자 모두가 한 명을 살해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각각의 실험마다 다른 외부적

자극이 주어졌지만 모든 피실험자가 첫 번째 실험을 통과했습니다.


오 반장은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이 똑같은 상황에 처했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 13명과 똑같지 않았을까?

그게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두 번째 실험은 아는 사람을?”


오 반장은 다시 사건 파일들을 떠올렸다.

자신이 조사한 12개의 사건들을 보면 5개의 사건의 경우 범인이나 용의자로 여겨지는 사람이

2번째 범죄를 저질렀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죽인 것이다.


“네 맞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피 실험자와 안면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시행합니다. 피 실험자와 친분이 있는 자를 택하게 됩니다. 2번째 실험의 경우 성공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제대로 성공한 경우는 딱 한 케이스입니다.”


“겨우 한 번?”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포기하거나 실험 성공 후에도 정상적으로 다음 실험에 참여

할 수 없는 상태를 보여서 실패로 실험이 종료되었습니다. 한 번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런…. 그렇다면 마지막은?”


오 반장은 마지막 실험이 궁금했다.


“마지막 실험은 곧 알게 되실 겁니다.”


“곧?”


“네. 곧 마지막 실험이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네 13번째 실험 피실험자 조성환군의 세 번째 실험이 곧 시작 됩니다. 그럼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죠.”


“처음?”


“저희가 이 곳에 오 반장님을 모시고 온 목적 말입니다. 저희는 잃어버린 반장님의 부인과 딸을

찾아드리고자 모셔왔습니다.”


“당신들 선의와 나라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물론이죠.”


믿기지 않았다.

자신이 3개월을 휴직을 신청하고 찾아 다녔지만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다시 복직하고 나서도 그는 일부러 실종사건들을 담당하며 그녀와 딸을 지금껏 찾고 있었다.

하지만 마치 원래 없었던 존재처럼 전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당신은 부인과 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당신은 잊어버린 것입니다.”


갑자기 잃어버린 것과 잊어버린 것의 차이가 머릿속에 떠오르지를 않았다.


“생각이 나질 않는 모양이네요.”


“생각?”


“무슨 말이죠?”


“실험이 완료된 후 모든 기억이 삭제되었으니 기억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기억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7번째 시뮬레이션 시작 시간 2009년 3월 17일 금요일 12:13. 피실험자 오지혁(36). 서울

경찰청 마약반 소속.”


“당신!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오 반장의 고함 소리가 밀실을 울려 퍼졌다.


“제길!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첫 번째 실험 대상. 같은 마약반 소속 형사. 전병재(34). 첫 번째 실험 완료 시각. 토요일

03:23분”


“아직도 기억나시질 않는 모양이군요.”


오 반장은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머리가 깨지는 듯 한 고통이었다.

마치 누군가가 머릿속에 손을 집어넣어 뇌를 휘젓고 있는 기분이었다.

단단한 벽 속에 집어 넣어놓고 완전히 문을 닫아버렸던 기억의 단편들이 벽을 찍어 부스고

있었다.

정신이 혼미해져가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당신은 서바이벌 게임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혼미한 정신으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강제로 머릿속에서 지워졌던 기억들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었다.

기억 속 깊이 묻어 놓았던 기억이 외치고 있었다.

집어넣으려고 해도 한번 비집고 나오는 기억을 도저히 막을 수는 없었다.

 

 


[11:58, 유혜원의 집]


나는 완벽한 무의 공간 속에 있었다.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온통 어두웠다.

너무나 일정한 어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작은 잡음도 심지어는 심장 박동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빛도 소리도 냄새도 방향도 무게도 온도도 시간도 그 무엇도 없었다.

나는 그 곳을 떠돌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냥 부유하고 있었다.

나의 뇌는 움직이고 있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알 수가 없었다.


완벽한 외부와의 차단.


나에게는 어떤 정보도 들어오질 않았다.

완벽한 고립이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그 어떤 것도 없었다.

뇌는 살아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나의 뇌로 전달되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나의 뇌는 움직임 또한 줄어들고 있었다.

아니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생각 밖에 하지 못하고 있었다.


두려움.


온 통 두려움 밖에 들지 않았다.


점점 두려움은 커져 이제는 두려움 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있었다.


죽음.


이것이 죽음이라는 것일까?


완벽한 고립.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는 그 것이 죽음인 것인가?


얼마나 지났을까? 찰나?


아니면 영원?


그것조차 알 수 없었다.


[반짝]


순간 아주 작고 희미한 빛이 느껴졌다. 보였다고 볼 수는 없었다.

느껴졌다.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빛이 다가오고 있었다.

작던 빛은 점점 커지더니 어느새 엄청나게 커지더니 빠른 속도로 나를 집어 삼켰다.


“윽.”


눈이 떠졌다.

진짜 빛이 보였다.

영상 정보가 나의 뇌로 입력되고 있었다.

무엇이 보인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인지 처음으로 느꼈다.

손이 움직였다.

온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나의 시야에 물 속에 놀고 있는 열대어들이 보였다.

탁자였다.

나는 그제야 이곳이 그녀의 집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신중아!”


나는 정신을 차리고 옆을 바라보았다. 신중이 녀석이 자고 있었다.


“이 새끼!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녀석을 흔들었다.


“일어나. 새끼야.”


나는 녀석을 거세게 흔들었다. 원래 한번 잠들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녀석이었다.


“일어나란 말야!”


나는 발로 녀석을 걷어찼다. 하지만 꼼짝 하지 않았다. 갑자기 눈에서 무엇인가가 떨어졌다.


‘왜 이러지?’


나는 눈에 손을 가져갔다. 물이 나오고 있었다. 눈물이었다.


‘왜 눈물이?’


뇌는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눈물이 계속 흘렀다. 녀석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 새끼야 그러고 있으니깐 죽은 것 같잖아.”


눈물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내 눈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눈물이 나에게 인정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녀석은 죽은 것이었다.

나는 신중이를 감싸 안았다.


“이 새끼! 미안…하다. 새끼야.”


녀석의 심장은 멈춰 있었다.

이 녀석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완전한 무의 공간에서 떠돌고 있는 것일까?

내가 불러도 듣지 못하는 걸까?

내가 만져도 못 느끼는 걸까?


“미안해….”


[딩! 딩!]


벽시계가 울리고 있었다. 나는 시계를 확인 했다. 12시였다.


“미안해. 정말….”


녀석을 영원히 안고 있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지우.


지우를 위해서 나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녀석을 버렸다.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지우뿐이었다.

그녀마저 잃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죽여야 했다.


“일어 나셨나 보군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나는 앞을 보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 여자였다.


유혜원.

그녀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당…당신?”


왜 그녀는 그냥 저곳에 있는 것일까?

내가 자신을 죽일 거라는 것을 알면서 왜 저렇게 앉아 있는 것일까?


“궁금하시겠죠?”


“네. 궁금합니다. 왜?”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저 역시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이 이벤트에 참여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인간이라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소파에 몸을 묻은 채 입만 움직여 말을 하고 있었다.


“제 미션은 당신들을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나 역시 당신들이 마신 독을 마셨습니다. 미량이고 아주 천천히 죽겠지만 처음부터 여기서

도망칠 수는 없었습니다. 아니 도망칠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저의 미션은 당신에게 죽는

것입니다.”


머리에 강한 충격이 몰려왔다.


“그런…. 전 제 아들을 위해 당신에게 죽을 겁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그리고 제 미션은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친구를 죽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또 도망치시려는 건가요? 당신의 친구가 죽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시는 거는

아니겠죠. 그건 분명히 당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만….”


“당신의 친구는 분명히 당신이 죽인 것입니다.”


“제기랄…. 그만 말 하란 말야.”


나는 탁자 놓여져 있던 그녀의 권총을 집어 들었다.

그녀의 미간에 그것을 겨누었다.

묵직한 권총이 들린 나의 손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으윽. 죽여버리겠어.”


“후후. 하지만 저는 당신을 비난 하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친구를 죽인 것은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믿으니깐요. 저처럼 말이에요.”


눈을 감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어쩐지 그 미소에 지우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저는 미션을 하나를 완료 했어요. 이제 제 마지막 미션을 완료해야 해요. 바로 당신의 손으로

말이죠. 그리고 당신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리고 지우씨를 위해 미션을 완료해야죠.”


“제기랄! 당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참을 수 있습니다. 이제 그 방아쇠를

당기세요.”


“하나만 묻겠습니다. 당신은 이 이벤트를 하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까?”


“후후. 네.”


“그게 누구입니까?”


“그건 내가 사라….”


그녀의 입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았다. 독이 퍼진 모양이었다.


입을 다문 그녀는 아주 편안해 보였다.

나로서는 도무지 이 여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다.

정말로 이 여자는 이 이벤트에 단순히 참여 하고 있는 것일까?


이미 그들이 말한 자정은 지나 있었다.


“제길!”


나는 두 손으로 총을 움켜쥐었다.

방아쇠에 걸쳐 있는 오른손 집게손가락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볼 수 없었다.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이를 악다물었다.

쏠 수밖에 없었다.


“윽!”


하지만 쏠 수가 없었다.


“제기랄!”


한 가지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지우.

머릿속에 지우를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당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손가락이 움직이질 않았다.


“쏘세요.”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하마터면 놀라 방아쇠를 당길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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