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이고, 구구절절 읽으실 분도 얼마나 있겠냐만은 읽다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시면 덧글 달아주세요. 저도 생각의 범위가 좁은 편이라 덧글들로 생각의 지평을 좀 넓힐 수 있으면 좋겠네요
1. 군대와 생리의 비교
아무래도 여자로서 생리가 힘든 건 잘 압니다.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그 십 몇 년간의 1/4 을 생리로 보내야 하지요. 불편하고 짜증나고 심한 친구들은 학교도 못 나오는 걸 많이 봐왔고 저 또한 첫 날, 이튿날은 얼굴 창백해진 채로 간신히 다닙니다.
하지만 군대와 생리는 비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남자가 군대 안 가는 다른 나라 여자들은 생리 안 하나요?그 여자들은 남자가 군대 안 가는 대신 본인들이 생리하는 걸 다른 것으로 보상받으려고 하나요?
애초에 여자로 태어난 이상 감수해야 하는 거니까 생리로 불평할 생각 없습니다. 광고 문구처럼 여자라서 행복한 점들도 분명히 있고 (출산의 기쁨이라던가), 그걸 위해서 감수하는 거니까. 그리고 이건 제가 주변에서 본 모든 여자들이 공감합니다. 적어도 제 주위에서는요.
주변에서 어떤 여자가 군대와 생리를 비교한다면, 이런 방향으로 생각을 못 해 본 게 아닐까요?
대한민국의 남자들 힘들게 군대 가서 나라 지켜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대학교 3학년이다보니 동기들 중 남자애들은 다 군대에 가 있고, 조만간 제 동생도 갈테고.하나같이 너무 대견하고 고생하는 거 불쌍하고...저는 운빨로 들어간 저희 과가 머리 좋은 사람들 정말 많은데 그 머리 좋은 사람들이 군대에서 그 따위로 대접받는 걸 들으며 저도 같이 분노합니다.(머리 나쁜 사람은 무시해도 된다는 게 아니라 '못 하면 못 한다고 혼나고 잘 하면 요령 피운다고 혼난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났던 기억이 있어서요. 잘 해도 혼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기본적으로 왠만큼 개념이 있는 여자들은 당연히 군필자들이 고생한 거 알고 있고 고맙다고 생각합니다.너무 당연한 얘기라 가끔 '남자들 어차피 다 군대 다녀오는 거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난리를 치냐' 라는 덧글같은 걸 보면 오히려 남자가 잘못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과장된 군 무용담을 수십 번 씩 반복해서 얘기했다던가...], 군필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건 남자/여자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다 똑같습니다.
말이 많이 엇나갔는데 군대와 생리를 비교하는 건 아예 다른 두 차원을 비교하는 것,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자는 여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생리를 하는 거고 남자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군복무를 안 했을텐데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군 복무를 하는 것이고, 그건 여자/남자를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고맙게 생각해야 된다는 거지요.
마지막으로 저는 군 가산점제 반대합니다.어차피 공무원들만 받는 거고 사기업들이 미쳤다고 군 가산점을 줄 것 같지는 않고. 차라리 군인 월급을 올려줘야지 공무원 준비생들만 받는 건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거 같아요.특히나 군 가산점제 논쟁이 '남자 vs. 여자' 의 구도가 되는 것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다른 건 몰라도 군 가산점제 만큼은 '병역의 의무를 부담하는 자 vs. 정부' 의 구도가 정상 아닌가요?
제가 아직 어려서 생각이 짧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이게 제 현재의 입장입니다.
2. 열등감과 보상심리
이건 전부터 네이트판이나, 중딩 때부터 했다가 남/녀 논쟁 때문에 질려서 그만뒀던 오유를 볼 때마다 느꼈던 건데 그냥 언급하고 싶어서 적습니다. 대학 수업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토대로 적어볼께요.
우선 사람들마다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그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있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있지요. 개념은 약간 다르다고 배웠지만 이 문맥 상에서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 = 열등감이 있는 사람'으로 치겠습니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은 본인이 못났기 때문에 (객관적으로야 어떻든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든 다른 것으로 채우려고 합니다. 그럼 본인이 못난 걸 어떻게 채우려 들까요. 바로 자신이 속한 단체를 높이는 것으로 채우려 하는 겁니다.
수업 시간에 배운 예는, 전쟁 상황에서 열등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더욱 국가에 충성하게 되고 저돌적인 공격행위에 앞장서며 충동적인 애국적 활동을 많이 한다고 배웠습니다. 즉, 본인의 열등감을 국가의 우월감으로 채우려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본인이 자신이 열등하다고 느낄수록 자신이 속한 집단을 높이려고 합니다.그 집단이 '성별'이 되는 경우도 있는거지요.
그 뒤로는 성별 논쟁에서 앞다퉈서 난리치는 사람들 보면 '아, 마음 속으로는 좀 불쌍한 사람이구나' 그냥 이렇게 생각해버립니다. 애초에 나만 당당하면 다른 무개념들이 그렇든 말든 상관 안 하면 되잖아요.(그렇다고 자기존중감이 낮다고 안 좋은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자기가 자기자신을 평가하는 거니까요.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발전하려는 의지가 더 많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요?)
3. 더치페이
너무 심하게 케바케라 적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그냥 적겠습니다.저와 제 남친은 총량으로 봤을 때는 아무래도 5:5 정도인 거 같아요.
의도적으로 5:5를 맞추려고 맞춘 게 아니라 남친이 몇 번 영화 보여줬고 제가 영화 미리 예매해놓은 적도 꽤 있고, 가서 영화표 살 때 남친한테 만 원짜리 한 번 씩 찔러줬고 팝콘은 제가 샀고...밥 먹을 때도 어차피 데이트하면 밥만 먹는 거 아니니까 5000원짜리 음식 먹으면 알아서 남친 주머니에 만 원짜리 넣어놓고 나중에 남친이랑 그 돈으로 커피도 같이 사 먹고 이런 식?남친이 돈 없을 때는 몇 일 정도 제가 혼자 다 낸 적도 있고요. 어차피 사랑하는 사이면 누가 더 내든 상관 없지 않나요?
다만,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있네요. 일단 남자의 입장에서 적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주도권을 쥔 쪽이 남자니까요)
(1) 나는 내가 더 많이 내는 거 상관없다. 내가 남자니까 당연한거다 → 어떤 여자를 만나건 일단 더치페이 면에서는 트러블이 없을 테니까 패스
(2) 나는 더치페이를 하고 싶은데 여자친구가 안 해준다 or 여자가 더 많이 냈으면 좋겠는데 안 해준다 → 진지하게, 왜 사귀셨어요? 친구일 때, 아니면 소개팅 할 때 몰랐어요? 그 여자가 안 내는거? 성격 안 보고 얼굴만 보고 사귄거면 이런 소리 할 자격 솔직히 없어요. 그건 본인의 리스크지요. 뜯어 고칠 줄 알고 사귄거에요 설마? 애초에 이런 경우가 왜 생기는지 전 도통 이해가 안 되네요;;
4. 짧은 치마와 성폭행
이게 논쟁거리가 되는 이유는 '심심하고 아무한테나 시비 걸고 싶은데 나가긴 귀찮고, 인터넷에서 키워짓이나 하면 딱이겠네' 라는 마음가짐을 가진 몇몇 소인배들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설마 진짜로 여자가 야하게 입으면 성폭행 당해도 싸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가진 사람이 있을까봐 그냥 사진 몇 장만 추가할께요
나는 바지와 스웨터를 입고 있었어요. 그래도 내 탓인가요?
이건 나를 강간하라는 초대장이 아닙니다
이건 허락이 아니예요
강간을 일으키는 것 : 음주, 클럽, 추파, 강간범
[slut walk. 구글에서 찾다보니까 한국에서도 '잡년행진'이란 이름으로 행사가 있었네요]
5. 성폭행 시 도와줄 것인가
이건 겁나서 아무 것도 안 하고 도망가버린 여자 책임이 크긴 한데, 이제 네이트판의 사례들로 제법 알려졌으니까 도망가버리는 여자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굳이 여기서 도와주라고 말하지 않아도 측은지심을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런 상황에서 도움을 줄 거라고 믿습니다. 직접적으로 뜯어 말리는 방법만이 아니라도 숨어서, 아니면 지나가면서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뭐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버려서 사람들 시선이 몰리게 한다거나, 호루라기라도 불어주거나, 여자가 겁에 질려서 소리도 못 지르고 있으면 대신 소리를 질러준다거나....이 정도 쯤은 남/녀를 떠나서 일단 인간인 이상 할 거 같으니까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 외에 쟁점적인 사항이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이 정도로 마무리 짓겠습니다.휴우.....낮잠 잔 것도 아니고 안 그래도 시험기간이라 잠도 많이 못 자는데 자기 전에 판 들어왔다가 분쟁글 보고 속상해서 쓴다는 게 이 시간까지 써버렸네요;;
이걸 몇 명이나 볼지, 몇 명이나 끝까지 읽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갑갑해서 써봤습니다.피드백이 있으면 좋겠는데...일단은 제 입장을 스스로 정리해볼 수 있었다는 거에 의의를 둬야겠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