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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회생시킨 카를로스 곤 '슬슬 떠날 채비'

김주용 |2012.06.23 12:37
조회 9 |추천 0
P {MARGIN-TOP: 2px; MARGIN-BOTTOM: 2px}'파워 88' 전략 달성할 무렵 은퇴..막판 열정은 이머징에

'코스트 킬러'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58·사진)의 은퇴 논의가 공식화했다. 회사 측이 지금 당장이 아닌 몇년 뒤 물러날 것임을 시사했지만, 파산 직전의 닛산을 기사회생시킨 장본인의 갑작스런 은퇴 논의는 일본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쿠다 고지 닛산 대변인은 21일 "다음 중기경영계획에 곤 사장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파워 88' 이란 이름의 중기경영 계획이 끝나는 2017년 3월 이전에 곤 CEO가 회사를 떠날 것임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곤 CEO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파워 88' 계획은 6주마다 신모델을 선보이고, 매년 5%의 비용을 절감해 닛산의 영업이익률과 세계 시장 점유율을 각각 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88' 목표 달성이 가시화는 시점에서 곤 CEO가 물러날 것이란 얘기이다.

 

곤 사장은 닛산에서 12년간 CEO를 맡아왔다. 32년 째 스즈키 자동차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스즈키 오사무 회장에 이어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있는 '장수 경영자'다.

닛산과 인연을 맺기 전에는 프랑스 타이어 제조최사 미쉐린에서 18년 간 일했다. 그는 부진하던 미쉐린 브라질 공장을 일으켜 세워 1989년에 최대 이익을 기록하는 성과를 내면서 35세 나이에 북미 미쉐린 CEO 자리에 올랐다.

승승장구하는 젊은 CEO는 단번에 헤드헌팅 업체의 눈에 띠어 1996년 르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르노가 닛산 지분을 인수한 1999년 6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닛산에 부임했고, 이듬해 6월부터 지금까지 CEO를 맡고 있다.

곤이 CEO에 오를 무렵 닛산의 총 부채는 2조6000억 엔으로 자기자본의 2배를 넘어섰고,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닛산의 점유율은 무려 27년째 감소하고 있었다. 당시 제너럴모터스(GM)의 부사장을 지낸 로버트 루츠 엑시드코프 회장은 르노가 닛산에 투자한 것보다 바다에 돈을 쏟아 붓는 게 더 나았을 정도로 닛산의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카를로스 곤이 닛산에 손을 대면서,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던 닛산이 기적 처럼 살아났다. 르노 부사장 시절 '코스트 킬러(cost killer)'로 불렸던 명성답게 곤 CEO는 닛산 직원 7명 중 1명에 달하는 2만1000명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고 일본 내 조립공장 7곳 가운데 3곳을 폐쇄했다.

 

이 같은 조치에 힘입어 1999 회계연도(2000년 3월마감)에 6840억 엔에 달했던 적자가 1년 만에 3310억 엔의 흑자로 전환, 이후 5년간 사상 최고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2005 회계연도(2006년 3월 마감)엔 흑자가 절정인 5180억 엔에 달했다. 당시 전세계 어떤 자동차 업체들도 닛산의 영업이익률을 따라 잡을 수 없었을 정도로 곤 사장의 경영 능력은 탁월했다.

경영실력이 입증되니 곳곳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기도 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에게 GM 회장 자리를 제안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거절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포드는 그가 르노 사장을 겸임하게 된 2005년 CEO직을 두 번이나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처럼 '닛산 맨'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던 그가 은퇴시기를 5년 내로 못 박은 만큼, 곤 CEO는 퇴임 전까지 자신이 목표로 세운 '파워 88'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닛산은 지금까지 주로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 주력해왔지만 앞으로는 신흥시장에 역량을 집중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르노-닛산 연합이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인 아프토바즈를 인수키로 한 것도 이머징 시장확대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곤 사장이 닛산을 떠날 계획을 공식화함에 따라 벌써부터 후계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르노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카를로스 타바레스가 닛산 CEO 후보로 거론된다. 타바레스는 일찌감치 닛산의 '넘버 2'로 알려진 인물이다. 아울러 로노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도미니트 토르만도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온 곤 CEO의 부재는 닛산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어드밴스드 리서치 재팬의 엔도 고지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는 "여타 일본 기업들이 대부분 합의제로 운영돼 CEO의 퇴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닛산은 다르다"며 "곤 사장이 퇴임할 경우 강력한 의사결정자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스기모토 고이치 애널리스트는 "곤 사장이 갑자기 은퇴하게 될 경우 닛산 주가가 폭락하겠지만 순조롭게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가 강력한 리더였다는 점과 동시에 닛산이 훌륭한 인적자원 시스템 덕분에 구조적으로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투자자들에게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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