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저도 글을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저는 40줄이 가까워오는 아이엄마이고요 아이는 일곱살 됐네요, 여자아이랍니다...
돌 지나자마자 이혼해서 여태 친정부모님과 함께 살며 열심히 일해서 아이를 키워왔습니다.
친정은 형편이 어려워서 제가 생활비를 보태드리는 상황이구요...
시댁과는 일주일에 한번씩 왕래하며 아이를 보여드리며 가깝게 지내왔어요
한달에 오십만원씩 시아버님께 양육비를 도움받았고요,
크게 도움은 안되는 금액이지만 양육비 한푼 못 받는 집도 많다는 걸 알기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키워왔습니다.
아이아빠도 이혼당시엔 백수였는데 나름 열심히 살아서 현재 인권단체쪽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는 파견직 디자이너인데 아이한테 시간을 할애하는데 신경을 많이 써서 직장에서 좋은 기회를
몇번 놓쳤어요...대기업 정직원 될 기회도 있었는데...제가 바보죠...
그런데 우리 아이는 예민하고 저와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 손톱을 피가 나게 물어뜯고 그렇게 표시가
나는 아이거든요...지금도 한집에 있어도 두리번 두리번 저를 찾고...다른 방에 있으면 불안해서 뛰어오고
그러네요...몇년간 홀로 아이를 키워오면서 사회적인 냉대와 편견을 느꼈고,저는 그래도 괜찮겠지만
죄도 없는 딸래미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부딪칠 한부모가정의 아이라는 시선이 두려워서
최근 애아버지랑 재결합할 결심을 굳혔어요...
그런데 이혼할 당시 저의 친정어머니가 애아버지한테 소리치고 따진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애아빠가 백수고 별다른 대책도 없고 맨날 술마시고 게임하고 조금만 싸우면 이혼하잔 소리나 하고
애한텐 전혀 관심도 안보이고 참 한심하긴 했어요...
근데 저희 어머니가 좀 성격이 안 좋으셔서 평소 저랑 많이 다투었는데...그날도 다투다가 욱하는 심정에
자네 이리 좀 나와보게!!! 하면서 불똥이 그리로 튀었던 거죠
원래 저희엄마가 팔팔 뛰면서 자식들을 많이 잡으시는 성격인데,
사위한테도 그리 화풀이를 한거죠...잘못하신 거죠... 딱 한번 그랬던 적이 있었어요...
근데 이번에 재결합 시도하는 와중에 전남편 쪽 부모님께서 그때 일을 사과하라고 들고 나오시는데요...
또한가지 문제가 일단 같이 살되 혼인신고는 나중에 하자고 하는 거에요...
사과는 시부모님들께서 주장하시는 거고
혼인신고 안하고 살아보자는 것은 전남편이 주장하는 거에요...
저는...괴롭죠...그래도 6년동안 아이키워주신 분들인데 공치사는 못하더라도 사과하란 소리를 듣고 있어야 되는
이 상황 자체가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 힘들고요...
7년 가까이 아빠없이 자란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은 커녕 자기가 1년 결혼생활 하는 동안 받은 트라우마가 너무 커서
극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혼인신고를 미루고 싶다는 전남편도 답답하고요...좀 있음 초등학교 입학인데...
상처는 저도 많이 받았거든요...
당시 남편이 칼들고 죽어버리겠다고(죽여버리겠다고가 아닙니다)자기배에 칼대고 그랬거든요
그날도 술마시고 늦게 들어와서 이혼하자고 펄펄 뛰다가 잠이 든 후 다음날 아침이었어요
눈뜨자마자 이혼하자고 또 소리치길래 제가 코웃음 쳤더니...그러더라고요...
백일된 아이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부엌싱크대쪽으로 밀어붙이며 코앞에서 칼을 휘둘러대니까
칼자루면 바꿔쥐면,
아이한테 해를 입힐 수도 있겠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들더라고요...
말한마디 못하고 안방으로 피신해 있는데 안방문앞까지 칼을 들고 쫓아오더라고요...
그때 양가부모님들 다 오시고 뭐 그러고 대충 넘어갔는데 그때도 시부모님은 여자가 남자를 화나게 하니까
그런거다,남자가 그럴 수 있다 하시더라고요 저보고 사과하라고요...
저도 평소 팔팔 뛰진 않지만 한번 폭발하면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인데요...
출산과 육아등으로 1년 가까이 잠을 못자고 시달리니까...나중엔 다 깨고 부수고 깨진 조각 밟고 다니고 ㅜ_-
남편이 가져온 이혼합의서는 현관문에 떡하니 붙여놓고,문 꽝꽝 닫는다고 방문 떼어버리고...
좀 미친 사람 같았을 거에요...애만 꼭 안고 땅에 내려놓질 않더래요 돌 가까와 오도록요...
이후로도 조금만 다투면 나가라고 이혼하자고 하니까 결국 이혼하게 된건데요...
저희 먼저 친정 가 있다가 6개월쯤 뒤에 가구등의 큰 짐을 빼러 들어가니까
모르는 척 하고 있다가 갑자기 소파에 앉더니 우는 거에요
제발 짐 좀 그만 싸라고...
당시 저는 그 눈물이 가엾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앞으로 아이를 혼자 키울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서는 애랑 같이 죽을까 생각도 몇번 했었고...
친정부모님은 저를 완전 벌레보듯 하고 계셨고...
또 그동안 내가 싫다며 그렇게 상처를 입혀놓고
그럼 그동안의 행동들은 다 뭐였나 싶고...
이렇게 못믿을 남자랑 정말 남은 인생을 보낼 수는 없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참 어리석었죠...그때 잘 달래서 쥐고 살았어야 되는데...
대한민국 가정에서 칼부림 정도는 예사로 일어나는 일이잖아요...그쵸?
저도 알거든요 제가 예민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라는 거...
암턴 다 지나간 얘기고 이제 아이 생각해서 재결합의 해피엔딩이 쉽게 오면 좋을 거 같은데
사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는 거에요
주말에 시아버님께서 절 딱 앉혀놓고 그러시더라고요...
저희부모님께 가서 남편한테 사과하라고 전하라고...사과 안하면 자기는 새로 집 구하는데
일전 한푼 안 보태줄거라고... 남편한테 조심히 말해보았더니
아버지가 그렇게 얘기하실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아버님 편을 들더라고요,
그리고 사과문제는 자기가 사과받았다고 거짓말하고 넘기겠다...그렇게 얘기하더군요...
고맙죠...근데 전 차라리 부모님 도움없이 둘이서 힘을 합쳐 살아보자고 말해주길 바래요...
돈가지고 사람 쥐어 흔들려고 하는 거...저는 이런 부분이 딱 질색이거든요...
제가 좀 여자치고 고지식하고...멘탈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대충 속여넘긴다던지,게으름을 피운다던지,
할 일 제대로 안 한다던지...이런 거에 되게 열받아 하는 사람이에요 ㅜ_-
그런데 두사람이 짠듯이 똑같이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은 혼인신고를 할 수 없지만 임신을 한다면 바로 혼인신고를 하겠다고...하네요.
남편한테 들었을땐 그냥 그런가...했는데
아버님이 또 똑같은 말씀을 하시니까...
뭔가 뒷골이 쫙 땡기면서...아,이 사람들이 나를 무슨 애낳는 암소로 여기고 있나...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더라고요...제가 예민한건가요?
그날 자고 아침에 시아버님 얼굴 딱 뵙는데 그때부터 눈물이 흘러나오더니 오전 내내 멈추지 않더라고요
화장실로 도망가서 우는 얼굴 안 보이려고 애썼는데
저녁때 집에 와보니 하혈을 했더라고요
그리고 이틀동안 안 멈추는 거에요...
병원에 갔더니 스트레스때문에 호르몬균형이 깨져서 그렇다네요...
남편한테 얘기하고 지금 상황때문에 내가 많이 상심하고 있는 상태고
그래서 몸도 영향을 받는거 같다...
혼인신고를 안하고 사는 건 나한테 깊은 수치심을 안겨주는 일이다...
좀 있음 애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사정따윈 상관안하니까 말할 필요도 없어서 안하고...
글케 터놓고 얘기를 했더니
예전에 자기가 상처받은 얘기만 되풀이하고
도저히 말이 통한다는 생각이 안드네요
그러고 며칠 또 연락이 없네요...
몸은 좀 어떠냐 안부는 당연지사 없고...
어제까지 하혈이 계속되면서...밤에 잠자리에 들때마다
지옥같은 하루가 이걸로 끝나기를 바라며 잠들고...
아침에 눈뜨면 또 고통스런 하루가 시작되었구나 암담한 기분에, 눈뜨는게 무섭고...
그래도 아이 얼굴 보면서 영차 힘내서 일어나지고...
그런 하루하루네요...요즘이...
아이에게 상처주기 싫은 마음에 어떻게든 애아빠랑 재결합하고자 하는 것인데
다 부질없는 저의 욕심일 뿐인 걸까요?
애아빠또한 시아버님께 어릴때부터 상처를 많이 받고 자라서 살짝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가 있어요...
애앞에서 칼부림한 것도 먼 과거에 시아버님이 그런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제일 안 좋은 것은 애아빠가 가해자와의 동일시 증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거에요...
아버님 얘기만 나오면 감싸느라 정신없고...아이의 정서적 요구를 묵살하는 행동을 하네요...
안아달라면 싫다그러고...물 좀 달라 그래도 니가 직접 따라 마시라고...
여태 아버지 노릇 제대로 못해줬다는 죄책감 같은 것은 없고...애들은 강하게 커야 한다나요...자기처럼...말이죠...
내가 볼때는 어릴때 하도 정서적으로 학대받아서 자기연민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가 된 것 같은데 말이죠...
책에 보니까 그렇게 쓰여져 있더라고요...어릴때 학대받으면 자기방어기제가 너무 두터워져서는...
외부의 작은 자극도 견디지 못하고 강하게 부딪치거나...아니면 자기파괴를 일삼게 된다고요...
시댁에 아들만 둘이 있는데...첫째가 아주버님,둘째가 울 애아빤데 첫째는 성격이 착하신데 사회적으로 실패한
백수이고, 애아빠는 정서적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이기주의자...그런 구도네요...
만약 다른 사람이 아이 친아버지보다 더 나은 아버지가 된다는 확신만 있으면
저도 이런 상황에 발목잡혀 있지는 않을 거에요...
워낙 세상이 무섭고 험해서...그런 두려움이 제일 크고...
저희 친정도 어려운 형편이라 제가 애를 끼고 있는다고 아이미래에 도움이 될 거 같지도 않고...
출구가 안보이는 터널에 갇혀있는 것만 같고...시도때도 없이 눈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그러네요 요즘...^^;;;
아이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재결합 시도... 이거 잘하고 있는 걸까요?...
어떤 말이든 좋으니 많은 의견을 바래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