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란?
만약 폐렴이 의심되서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혹시 염증수치가 올라있는지 피검사도 해보면 하나하나 항목당 금액이 추가되어 우리는 본인부담금만큼 돈을 더내고 차액은 보험공단이 지급하는 방식이 현재의 행위별수가제입니다.
(2) 시행될 포괄수가제란?
포괄수가제는 질병명 하나당 총 금액이 정해져 있는거예요.
맹장수술은 얼마, 백내장 수술은 얼마, 제왕절개술은 얼마 이렇게요.
현재는 몇가지 수술에 한정되어 적용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전 질환에 도입하려는
첫 발걸음일 뿐이구요.
행위별수가제의 장점 적극적치료
단점 과잉진료 비용증가
포괄수가제의 장점 비용감소
단점 의료의질저하
1) 몇가지 예시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1) 전국의 짬뽕값이 5000원으로 강제지정됩니다. 동네4000원하던 짬뽕도, 맛집의 8000원짜리 매운 짬뽕도, 호텔 중식당의 12000원짜리 해물짬뽕도 모두 5000원이 됩니다. 맛집은 이돈으로는 매운 짬뽕 못만든다며 이제 그냥 짬뽕만 만들기로 변경합니다. 호텔은 그냥 짬뽕을 파는건 호텔의 자존심 문제라며 그냥 메뉴에서 짬뽕을 없애기로 합니다. 4000원하던 짬뽕집은 신이 났습니다. 갑자기 1000원이 그냥 거저 생깁니다.
(2) 정부에서 서민들도 에어컨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며 에어컨 다는 사람에게 앞으로는 무조건 50만원만 받으라고 합니다. 에어컨 다는 사람은 50만원에 달 수 있는 에어컨을 찾아나섭니다. 50만원에서 에어컨비용 뿐만 아니라 다는 사람의 인건비, 벽에 구멍뚫고 호스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재료비가 모두 해결되어야 하므로 에어컨은 50만원보다 훨씬 싼 가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김연아에어컨을 기대했다가 10년전 나온 구형 에어컨이 달리는 것을 보고 실망합니다. 돈을 더주고 김연아에어컨을 달아달라고 해봤지만 그것은 불법이라 큰일난답니다.
실제 case를 들어보겠습니다.
(1) 최근 있었던 맹장수술의 경우입니다.
맹장염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CT를 찍어보니 이미 맹장이 터진 상태입니다. 터진 염증이 배안으로 흩어져 복막염이 되었고 더 심해져 패혈증 초기 단계입니다. 패혈증이란 염증이 배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를 타고 돌아다니며 심장, 폐, 신장 등 다른 주요장기의 기능까지 저하시킨 상태를 말합니다. 수술 중에도 vital은 불안정했고 수술을 마치고 바로 중환자실로 갔습니다. 아마 이환자는 최소한 2일은 중환자실에 있을 것이고 일반병실로 옮겨서도 5일 이상 경과관찰 후 퇴원할 것입니다. 그 사이에 염증수치가 떨어졌는지 주요장기의 기능은 돌아왔는지 매일같이 피검사를 할 것이구요.
(2) 포괄수가제 시행 때의 예상 맹장수술의 과정입니다.
CT는 비싸니까 최대한 안찍습니다. 가능하다면 손으로 만져본 것만으로 진단하고 싶지만
안되니까 초음파로 진단합니다. (초음파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과서 상으로는 맹장염을 진단할 때 초음파만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비용입니다.)
피검사도 최소한으로 합니다. 예전에는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미연에 방지하고자 수술전 피검사를 이것저것 추가했었는데 이제 그런 것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만, 안하면 안되는 것만 합니다. 이제 수술에 들어갑니다.
인건비를 줄이고자 인원도 최소화하고 재료비를 줄이고자 재료도 최소화합니다.
(재료의 최소화에 대해서는 각자의 상상에 맡길께요. 제 상상은 너무 디테일해서 여러분이나 저나 모두가 속상해질 듯 하네요.) 수술하고 나왔습니다.
이제 환자 괜찮은지만 확인하면 빨리 퇴원시킬 궁리부터 합니다.
이때를 위해 수술전 동의서받을 때에 별다른 합병증 없을 시 3일내에 퇴원한다는 각서까지
받아놨습니다.
정부는 왜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는가?
1) 의료보험 재정 악화
의료보험 재정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12년전 의약분업 당시에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라며 장담하고 의약분업에 들어갔는데 현실이 이렇습니다. 10년간 30조의 적자가 있었답니다.
의사들이 돈을 많이 받아서 이렇다구요? 의원급 의사 재진 진찰료는 현재 8960원입니다.
약국에서 약사가 혈압약 한달치를 주는데 조제료가 9380원입니다.
의사진찰료는 10년간 2.33%올랐고 약사조제료는 80% 증가했습니다.(통계청에서 발표한 10년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30.06%입니다) 보험재정에서 연간 약사조제료(약값 아닙니다)가 1조2000억 지급되고, 의사수술행위료가 2000억 지급되고 있습니다. (약사는 본인이 약을 집어서 건네주는 것 뿐이고 수술은 한번 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 많은 재료가 필요한 일인가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보다100억 정도 절감이 가능하답니다. 고작 100억을 아끼자고 이 무서운 제도를 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한답니다. 100억을 아낄 방도는 다른 곳에도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 정부는 정부몫인 의료보험 재정을 6조 연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돈만 있어도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100억을 아끼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되잖아요.
2) 의료민영화의 발판
앞으로는 포괄수가제를 앞세우고 뒤로는 영리병원이 들어선답니다. 포괄수가제가 시행되고 나면 돈없는 사람들은 포괄수가제로 수술받아야하고 돈 많은 사람들은 영리병원으로 갈겁니다.
또는 포괄수가제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적인 합병증이 예상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영리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영리병원은 송도 경제자유구역에만 들어선다지만, 우리는 알지요. 앞으로 경제자유구역이 온 나라 수십군데가 될 것이라는 걸요. 영리병원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저보다도 많은 것을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3) 실비보험사들의 로비
병원에서 일해보면 실비보험으로 의료 행태가 많이 바뀐 것을 봅니다. 아이들이 열이 조금만 나도 엄마들은 응급실로 옵니다. 의사 소견에 필요없다고 해도 실비보험에서 다 지급되니까 인플루엔자 등 원하는 검사를 다 해달라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입원을 해야지 실비에서 비용제한 없이 돈을 준다며 증상도 없이 입원해서 피검사, 소변검사, 머리 CT, MRI, 복부초음파, 위내시경, 장내시경, 무릎CT, 심장부하검사를(검사 종류도 자기가 정해서 옵니다) 하루만에 해내라고 떼를 씁니다. 자기가 1년에 한번씩 하는 건강검진이랍니다. 입원하면 영양제는 기본입니다. 어차피 공짜니까요. 수술도 비싸고 좋은 것만 합니다.
실비보험사들은 손해를 보고 있는 입장이겠죠. 그런데 포괄수가제가 시행되고 나면 달라집니다. 질병마다 어차피 금액이 정해집니다. 영양제 같은 건 꿈도 못꾸죠. 환자가 내는 금액이 정해지면 실비보험사에서 지급되어야 할 금액도 정해집니다. 그로 인해 실비보험사들이 얻는 이득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지식인에서 퍼왓는데요, 너무 길어서 일부만 퍼왓습니다.
어제 포괄수가제 공익광고가 나오더군요. 7월1일부터 시행된다고.
미국에서도 부러워하고잇다던 의료보험제도를 왜 이렇게 못건드려서 안달일까요..
국민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도 기어코 하더니(결국 지금 썩어가서 악취진동한다죠)
의료민영화도 기어코 하려나봅니다..
아무리 반대를 해도 이건 뭐 그냥 막 진행을 해대니, 울화통이 터지네요.
http://news.nate.com/view/20120629n00417?mid=n0503
이러는 와중에 미국도 건강보험제도를 개혁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