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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혼자 해외여행계획이신분들 꼭 읽어주세요.

하나푸 |2012.06.29 12:39
조회 4,038 |추천 6

안녕하세요. 저는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던 23살 남자 휴학생입니다.

한국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있었고, 여행과 사진 목적의 워킹홀리데이를 게획했지요.

6월 25일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호주 골드코스트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탔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하루정도 머무르며 관광을 하고 떠날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았습니다.

 

26일 8시. 숙소에서 관광할 준비를 하고 시내로 나섰습니다. 이런저런 관광지를 둘러보던 중에

메르데카광장 부근에서 한 일본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는 혹시 중국인이냐고 영어로 제게 물었고, 한국인이라고 말을 했더니

자기는 일본인이며 호주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고 말레이시아에 머무르는중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다케시" 혹은 "타케시"라고 일본 동경 출신에 26살이라더군요.

호주에 8개월가량 머무르다가 잠깐 일본에 들어간 뒤 다시 멜버른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25일에 입국해서 27일에 출국하는 일정이 저와 너무나 똑같아서(내일 떠날 도시는 달랐지만)

서로 동질감을 느낀 저희는 같이 점심을 먹고 이런저런 관광지를 더 둘러보았습니다.

그는 한국인 친구가 많이 있다고 했으며 호주나 일본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오후 2시경, 저희는 시외곽에있는 관광지로 가려고 KL센트럴역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을 찾던 그는 복통을 호소하여 화장실좀 다녀오겠다며 짐을 놔두고 플랫폼 위로 뛰어올라갔습니다.

약 15분 뒤에 돌아온 타케시는 생수 두병이랑 커피(커피전문점 테이크아웃 커피) 두 잔을 사왔습니다.

미안다며 덥지 않냐고 헉헉대더군요. 목이 말랐던 저는 커피를 마시고 생수도 한입에 다 들이켰습니다.

5분 뒤에 트레인이 도착했습니다.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 우리는 좌석에 앉았습니다.

 

바로 거기까지입니다.

 

저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6월 27일 새벽 5시, 이불도 천장도 벽도 너무나 이질적인 시 외곽의 호텔에서 눈을 떳습니다.

반사적으로 제 가방(백팩)을 열었습니다.

아뿔싸... 가방에 있던 고가의 DSLR 카메라와 렌즈, 플래쉬 그리고 모든 악세사리가 사라졌습니다.

지갑에 있던 말레이시아돈과 호주달러 500불도 사라졌습니다. 카운터로 뛰쳐나가니 어제 오후

한 남자가 당신을 업고 호텔로 들어와서 체크인을 했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커피에... 수면제 혹은 약이 들어있었던겁니다.

 

cctv를 돌려보니 갓길에 차가 한대 서더니 타케시가 이 호텔로 와서 방이 있는지 여부를 물었고

다시 차로 가더니 저를 부축하여 호텔방으로 들어오는게 보였습니다.

패닉상태에 빠진 저는 당장 경찰서로가서 경위를 설명했고 대사관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아침부터 연락을 받은 대사관직원은 택시를 타고 대사관으로 오라고 했고

한국에 있는 저희집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저는 당장에 돈이 한푼도 없었기에 대사관직원중 한분이

은행에가서 자비를 인출해 먼저 빌려주셨고, 뒤에 저희집으로부터 송금을 받기로 하셨어요.

가장 빠르게 귀국할 수 있는 비행기편을 예약하고 체크인도 해주셨구요.

 

대사관에서 미쳐가는 저를 보고 옆에있던 교민 부부께서 제가 깨어난 호텔로 저를 데려가 주셨고

저는 조금 더 자세한 정보를 물을 수 있었습니다. 타케시는 체크인을 할 때 "HIROKI"라는 이름의

여권사본으로 체크인을 했습니다. 아마도 위조여권인것 같습니다.

갓길에 댄 차가 택시가 아닌걸로 봐서는 한 패가 있는 계획된 범죄인듯싶었습니다.

제가 트레인을 탄게 1시 30분경이었고, 호텔에 그가 체크인한 시간이 2시 30분이었습니다.

 

다시 경찰서로 가서, 아침에 횡설수설했던 신고를 접고 다시 디테일한 사건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제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건... 전철안에서 정신을 잃은 제가 역 밖으로 나가 차를 타고

호텔에 들어가기까지 어찌 이상함을 느낀 목격자가 한명도 없으며, 어떻게 저를 운반했는가 하는거에요.

 

어쨋든 어제 아침 비행기편으로 한국에 긴급 귀국을 했습니다.

저희집은 부산인데도 온 가족이 인천공항에 나와있었구요.

당장 인하대병원으로 갔는데 커피에 섞인 성분이 마약류는 아니고 단순 수면제같다고 합니다.

 

500만원상당의 물건은 도난당했지만, 신체가 멀쩡함에 안도의 한도의 한숨을 내쉬는

한국의 모든 지인들을 보면서... 살아있는것에 정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일단은 어떻게는 그 타케시라는 인간을 잡고싶어 외교통상부와 에어아시아항공측에 문의를 해봤지만

자기들은 어떻게 손 쓸수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에서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있지만

별로 적극성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제가 알고있는 그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름은 타케시, 혹은 다케시, 26세, 일본에 있었을 때 동경 토요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고 함.

키는 170대 초반이며 체격은 보통,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hat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아이팟과 노키아 핸드폰을 소지하고있고 아디다스 크로스백을 메고 다닙니다.

27일 아침 7시 에어아시아 비행기로 멜버른으로 갔으며(거짓일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확인이 안돼요)

농장, 특히 바나나농장에서 일할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사람의 정보를 아시는분이나, 제가 어떻게 행동을 취해야하는지 아시는분은 도움을 좀 부탁드립니다.

 

위에 쓴 그의 이야기가 거짓이라면, 그는 분명 쿠알라룸푸르 어딘가에서

혹은 동남아 어딘가에서 저와 똑같은 범행 타겟을 잡고 있을겁니다.

저는 물품과 돈만 잃었지만 누군가는 장기 한쪽이 없어질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타겟이 여자라고 생각하면 무슨 일을 당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절.대.로. 해외 시내에서 고가의 물건을 노출하지 마시구요.(아이패드, DSLR카메라 등등등)

친해졌건 어쨌건 다른 사람이 주는 음식, 음료는 절대로 받아드시지마세요.

쉽게 고가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다녔던, 쉽게 정을 주고받았던 제가 바보였던것 같습니다.

 

현재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져서 당분간은 쉬려고 하고있지만

그 인간이 부디 잡혀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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