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경기 오악중 하나 감악산 Part 2.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흘러나온다는 신비의 산.
임꺽정이 바라본 풍광을 눈에 담았습니다. 동으로는 동두천의 마차산(588m)·소요산(587m)·왕방산(737m)이 눈에 들어오고, 북동쪽으로는 멀리 철원의 고대산(832m)과 금학산(947m) 등 최전방의 산군이 내려다보입니다. 남쪽으로는 신암저수지의 평화로운 풍경이, 남동쪽 가까이로는 자그마한 산봉우리 위에 서 있는 이색적인 마리아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자한 표정으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마리아상은 감악산을 지키는 군인들을 위해 한 천주교 신자가 세웠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15분 정도 능선을 따르니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감악산 정상은 군부대와 KBS 중계소 등이 철조망에 둘러싸여 있어 임꺽정봉에 비해 정상다운 맛이 덜했습니다. 널찍한 정상을 둘러보니 철조망 앞에 허름한 비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설인귀사적비, 비뜰대왕비, 빗돌대왕비, 몰자비(沒字碑)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비석입니다. 오랜 풍화작용 때문인지 글자 하나 남아있지 않은 이 비석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왔는데, 1982년 동국대 학술조사단의 조사 끝에 ‘신라 고비’로 결론이 났다고 하네요. 널찍한 정상에서 까치봉 이정표를 따라 북서쪽 등산로로 내려서자 널찍한 공터에 세워진 팔각정이 보였습니다. 이곳이 시설물로 가려진 정상보다 오히려 조망이 좋은 포인트입니다. 가족이 함께 오면 이곳에서 식사나 간식을 나누며 쉬어가면 좋습니다. 정자부터는 완만한 하산길이 이어졌습니다. 15분쯤 걸으니 까치봉(540m)에 닿았습니다. 시야가 확 트여 굽이치는 임진강과 민통선 너머 북녘 땅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봉우리입니다. 까치봉에서 15분을 더 걸어가자 쌍소나무봉(440봉)입니다. 직진해 능선을 따라가거나 100m 앞에서 오른쪽 계곡길을 따르면 감악산휴게소로 연결됩니다.
따가운 태양을 피해 계곡길로 내려섰습니다. 샛골에서 소맷골로 이어지는 계곡길은 조용하고 호젓했습니다. 졸졸졸 청명한 계류 소리가 울려 퍼지는 산길은 고도를 조금씩 낮추며 30분가량 계속됐습니다. 악(岳)산이지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순한 산길을 내어주는 감악산입니다. 산행이라기보다는 가족이나 연인이 담소를 나누며 오롯하게 사진도 찍고 역사와 자연을 만끽하며 오를 수 있는 코스입니다.
경기 5악에 손꼽히는 다섯 개의 산 중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가장 힘든 산이 감악산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교통편을 검색해서 대중교통으로 오거나 자가용을 이용해 찾아온다면 어렵지 않은 코스와 대자연의 맛에 강원도나 지방의 산에 오른 것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