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도와주세요) 부모님 때문에 폐인이 되어버린 남동생

정수야힘내라 |2012.07.25 07:35
조회 7,568 |추천 19

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이른 아침부터 컴퓨터를 킨 24살 남자입니다.

제게는 4살 터울의 남동생이 한 명 있습니다.

남자애치곤 보기 드물게 말도 예쁘게하고 붙임성있고 활달하고 생활력이 어찌 그리 강한지

제 동생이지만 볼수록 여동생 같은 그런 남자동생입니다.

그런 제 동생이... 집에만 틀어박혀 밥도 제대로 먹지 않는 폐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대학 때문입니다.

학교 생활에 트러블이 있었냐고요? 아닙니다.

등록금 문제 때문에 그러느냐고요? 아닙니다.

바로 원하는 대학에서 원하는 공부를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모님 두 분 모두 명문대학교 나오셨습니다. 더군다나 직업 특성상 공부좀 했다 하는 분들만 만나시니 지방 대학은 그렇다 쳐도 전문대학교는 아예 쳐다도 안 보시는 분들입니다.

사고만 치고 놀기만 좋아하던 저와는 달리 남동생은 중학교 때까지 공부를 잘했습니다.

제가 학교를 관두고 일을 할때 동생은 고등학생이 되어 야자니 보충이니 늘 집에 늦게 들어왔는데 전 당연히 얘가 공부를 열심히 하느라 늦게 오는 거겠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다르게 남동생의 성적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더군요.

동생이 고삼때, 평소 무서워서 말도 잘 못 붙히던 녀석이 대뜸 제게 그러더군요.

 

"형 나 연극 하고싶어..." 라고 말입니다.

너가 말하는 연극이 정확히 뭐하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연극영화? 무튼 그 쪽 학과로 가고 싶다고,

근데 부모님한테 무서워서 말을 못 하겠다고.

어릴 때부터 이 쪽으로 재능이 있긴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인정하신 사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너가 하고 싶은 일인데 뭐가 무섭냐, 그냥 말씀 드려라."

그랬더니 그날 집이 대판 뒤집어 졌습니다.

아버지께선 동생이 가고싶다던 예체능 대학교 이름을 듣자 마자 그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예체능 쪽에선 얼마나 유명한지,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알아보지 않으신채

"그런 전문대학 나와서 뭐 해먹고 살꺼냐." 라는 말말 늘어놓으시면서

"그딴 학교 갈꺼면 나 등록금 못 대준다. 알아서 해라." 하고 협박까지 하시더군요.

보다못한 제가 말려봤지만 저는 워낙 집에서 무시만 받는 입장이라 씨알도 안 먹혔습니다.

동생은 다른 건 몰라도 '등록금'을 지원해주지 않으시겠다는 아버지 말에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넣고 보기좋게 떨어졌습니다.

아버지는 동생이 생각보다 공부를 못한다는 걸 아시고는 빠르게 다른 그나마 동생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의 낮은 과로 원서를 넣게 한 후 편입을 목적으로 공부하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남동생은 아버지가 선택한 학교에 진학해 생전 처음 듣고 보는 것들을 공부하며 대학생활을 햇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이 녀석이 학교를 나가지 않더군요.

제 친구들은 대학생 되자마자 항상 집에 늦게 들어오고, 술이며 놀이며 노느라 정신없이 보내던데 제 동생은 말 수도 줄고 뭐라고 해야 할까요 애가 많이 어두워졌습니다. 학교도 안 나가고요.

물어보니 성적도 F가 많다던데 왜 그랬냐니까 흥미도 없고 아무리 들으려고 애를 써도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몰라 공부도 못 해서 성적이 이 모양이라고 하더군요.

동생 학교 방학한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 것 같은데... 이제는 집밖으로 나갈 생각도 안 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습니다.

부모님 출근하실 때 일어나서 나가는 척을 하다 두 분 다 출근하시면 바로 방으로 들어가 오후 까지 잠을 자고, 퇴근하실 때 쯤 일어나 아무 일도 없는 듯 저녁을 먹은뒤 밤새도록 잠 안자고 컴퓨터만 붙잡고 잇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구도 많던 놈이 핸드폰은 어디다 뒀는지도 모를 만큼 사람들과 연락도 안 하고 한 달 사이에 많이 야위었습니다.

너 하고싶다던 연기 배우러 나가는 건 어떠냐니까 돈이 어딨냐, 형이 대주겠다, 됐다 이렇게 살다보니 하고 싶은 의욕도 사라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라고 합니다.

 

 

 

언젠가... 동생 놈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친구들은 다 지들 대학생활 하느라 자기를 만나주지도 않고 또 만나달라고 하기 눈치 보이고,

학교에선 맘 놓고 학교 공부나 생활에 관한 고민을 터놓고 얘기할 친구도 없고,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 학과에 뿌리 박고 졸업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정도 안 쌓이고 사람들과 노력하고 잘 지내야할 이유도 사실은 못 느끼겠다.

중학교 때 부터 연기 하고 싶다고 늘 말했었는데 항상 눈치만 보다보니 여기까지 왔고 고삼때 준비하려 했으나 이미 그 전부터 노력하고 준비한 애들에 밀려 자기는 상대도 안 돼더라.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뭔가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긴 들어도 몸이 안 따라 준다. 밥도 먹기 싫다.

대충... 정리하면 이랬습니다.

 

형이라곤 친척들 통틀어서 저 하나 뿐인데, 형이나 된 놈이 동생 자식 하나 도와주지도 못하고

이런 현실이 너무나 곤욕스럽고 힘듭니다.

 

정말 여러분의 귀중한 조언 한 마디 한 마디가 절실합니다.

도와주세요... 부탁합니다.

 

 

 

 

정수야. 형이 미안하다.

넌 나 처럼 살지 말아라 제발.

사랑한다.

 

추천수19
반대수3
베플윤인건|2012.07.25 13:57
댓글 잘 안남기는데, 남일 같지않아서 남겨봅니다. 동생분에게 하고싶은일 하라고 하세요. 전 사실 공고쪽 가서 이과대학을 가려했으나,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인문계로, 대학도 사회계열로 나왔습니다. 나이 30넘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제 전공과는 전혀 다른 컴퓨터쪽 일을 하고 있구요. 부모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만, 자기가 하고 싶은일 하는게 제일 행복한겁니다. 그리고 하고싶은일을 해야 잘 할수 있구요. 윗 글에서 부모님이 한 말 중에 그 딴 곳 나와서 뭐먹고 살래라고 하셨는데, 그럼 대한민국은 상위 1%빼곤 다 죽었어야했네요. SKY안나왔으면 거렁뱅이여야하는거구요. 물론 좋은대학 좋은직장 다 좋습니다만, 그런데 들어가봐야 본인 마음이 다른곳에 있다면 하루하루가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동생분에게도 저런식의 버티기는 그저 객기에 불과하다고 전해주세요. 정말 하고싶고 이쪽 진로로 나가야겠다면,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고 계획있게 보여주세요. 부모입장에선 어린게 어디서 겉멋만 들었다고 생각하기 쉬우니까요. 내가 정말 좋아하고 하고싶고 즐길 수 있다는걸 부모님에게 이해시켜야합니다. 보모님이 자식 잘 못되라고 저리 반대하진 않아요. 편하고 좋은 길이니 가라고 하는겁니다. 다른길은 그만큼 험난한 길이고 성공은 고사하고 남들처럼 먹고 살기도 힘들어요. 부모님 설득하고 이해시키는건 가장 첫 관문이자 가장 쉬운일 중에 하나입니다. 벌써부터 밥도 안먹고 방에만 틀어밖혀 있는건 그만큼 절실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어요. 정말 하고 싶은일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게 추진하고 밀어붙이고 확신을 보여주세요. 처음엔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나중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그게 부모님이고 가족이구요.
베플미래가없어|2012.07.25 10:15
제가 보기엔 연극을 했어도 제대로 안 했을것 같네요 사람이 살다보면 자기가 하기 싫은 할 일이 생기기도 하고 벽이 있기도 한데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못 했다고 모든걸 내팽게 치는걸 보니 별로 끈기도 없었을 것 같네요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고 자기 꿈이면 아무리 꽉 막힌 부모님이라도 자기의 노력하는 모습으로 설득 시켜야 할건데 그저 눈치만 보고 접어버리는거 보면 어차피 거기까지 였다는 겁니다 tv에 수많은 연기자 연극 하는 사람들 보면 동생분과 비슷한 사람도 있는데 끝까지 자기 꿈을 놓치지 않고 쫓아 온 사람들 입니다 겨우 부모님 반대 학비 안내주는걸로 모든걸 내팽개치고 산송장 마냥 있는건 그저 핑계에 불과하죠 요즘 거의다 은행에 학자금대출로 학교다니지 누가 쌩돈 냅니까? 그런 노력조차 안 한 것 보면 하나마나지요 아니면 자신이 알바나 일을 하면서 학비를 벌던지 어쩌던지 지금 다니는 학교도 제대로 안 나간다고 했는데 그 학비의 아까움도 모르는 동생분이라면 당연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네요 물론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함부로 말한다고 볼 수 도 있지만 제 눈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거 못 했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입만 삐죽나온 애 모양 같네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