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 꼭 한번 가보라기에 다짜고짜 떠난 여행, 이국적인 자연경관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동서양의 문명, 현지인들의 진한 사람냄새까지, 터키에서의 9박 10일 나 홀로 여행기. 글·사진 이수호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라는 글귀를 어디서 본적이 있다. 단 두 문장에 필 받아 몇 년 전,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해마다 꼭 한 번씩 해외여행을 하자는 것. 그래서 매달 조금씩 돈을 모았고 올해도 어김없이 나와의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1년여 간의 숨 막혔던 일상을 뒤로하고 떠나는 나만의 휴가, 드디어 출발이다.
11시간의 지루한 비행 끝에 도착한 이스탄불. 서머타임제가 적용되는 여름의 터키는 한국보다 6시간 느려 인천에서 23시 55분에 출발, 이스탄불에 도착하니 새벽 5시가 지나고 있었다. 운 좋게 비즈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 오는 내내 비행기에서 푹 잤기 때문에 자연히 시차 문제는 해결된 상태. 확실한 루트도 숙소 예약도 안된, 말 그대로 발길 닿는 대로의 여행이 시작됐다. 어쨌든, 반갑다 터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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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_아시아 대륙 서쪽 끝에 자리한 나라로 수도는 앙카라, 면적은 78만 580㎢이며 인구는 약 7200만 명(2008년 기준)이다. 언어는 터키어가 공용어이며 종교는 99.8%가 이슬람교, 화폐 단위는 리라(1리라=현재 약 800원)를 사용한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직항으로 11시간 소요된다.
오래된 가옥이 인상적인 사프란볼루
터키 여행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먼저 한 달 이상 동부에서 서부까지 두루두루 둘러보는 장기 여행, 그리고 10일 이내로 짧게 떠나는 핵심 서부여행. 나를 포함한 휴가가 길지 않은 직장인들은 후자를 선택하게 마련이다.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니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스탄불 오토갈(버스터미널)로 이동해 사프란볼루행 버스를 탔다. 장장 7시간이 소요되는 장거리 이동. 11시간 비행 후 곧바로 7시간을 이동해서인지 벌써부터 지치는 기분이다.
7시간을 달린 버스는 사프란볼루에서 약 15분 거리인 카라뷔크 오토갈까지 운행된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가옥이 즐비한 구시가지로 들어가려면 카라뷔크에서 돌무쉬(미니버스)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크란쿄이로 들어가서 다시 다른 돌무쉬로 갈아타고 5분 정도 더 들어가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관광한 후 다른 도시로 야간버스 이동을 해야 했기에 마음이 급했다. 별 수 없이 20리라나 되는 비싼 요금을 내고 택시 탑승, 구시가까지 이동했다. 차르쉬 광장에 도착하니 사진으로만 보던 멋진 가옥과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옛 오스만 제국의 모스크와 시계탑, 목조가옥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하나라도 놓칠까봐 골목을 누비며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고 무거운 배낭을 멘 것도 잊은 채 발걸음은 마냥 가볍기만 하다. 바자르(시장)안에는 각종 공방, 아기자기한 물건이 가득한 예술품 가게가 늘어서 있고 주민들은 낯선 동양인이 마냥 신기한지 밝은 미소로 다가와서 장난을 건다. 이곳에는 터키에서도 손꼽히는 로쿰(떡과 과자를 혼합한 형태로 ‘딜라이트’라고도 불림)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한두 개 집어 먹다보면 어느새 달달한 맛에 중독되고 말았다. 조그만 마을이다 보니 한 시간이면 충분히 둘러 볼 정도. 여유가 있다면 1박을 하면서 마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흐드를륵 언덕에도 올라가 야경을 보고 싶었지만 짧은 일정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카라뷔크 오토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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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프란볼루_터키의 중앙 아나톨리아 북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붉은 기와집들과 아름다운 돌길 등 옛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약 6~7시간, 앙카라에서 약 3시간 소요된다.
신이 빚은 자연, 카파도키아
마치 외계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카파도키아는 중앙 아나톨리아 고원에 위치한 기암지대다. 이러한 지대는 수억 년 전 화산 분화로 화산재와 용암이 계속 쌓여 용암층이 형성되면서 발생,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비바람에 깎여 지금의 특이한 바위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사프란볼루에서 앙카라를 거쳐 도합 8시간 동안 야간버스를 타고 카파도키아 괴레메 마을로 들어왔을 땐 이미 아침이었다. 한창 벌룬투어 중이었던 듯 괴레메 마을을 온통 뒤덮은 열기구들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배낭이 무거웠던 터라 바로 보이는 동굴펜션에 들어가 체크인을 했다. 마침 반가운 한국인 배낭 여행객이 몇몇 있어서 자연히 그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아침엔 그린투어에도 함께 참여했다. 그린투어는 넓은 카파도키아의 주요 명소를 미니 버스를 타고 현지 영어 가이드와 함께 하는 투어 프로그램. 카파도키아에는 그린투어 말고도 괴레메 마을 주변을 둘러보는 레드투어,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벌룬투어 등이 있다. 카파도키아는 워낙 방대한 곳이라 투어 프로그램 없이 혼자 여행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투어 시작과 동시에 찾아 간 곳은 바로 괴레메 파노라마. 지구상에 이런 지형이 또 있을까 싶을 생각이 들 정도로 기암 괴석들이 눈앞에서 물결치고 있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4세기 전후부터 그리스도교의 수도사들이 동굴을 파고 외부의 적으로부터 숨어 살았던 데린쿠유 지하도시. 데린쿠유는 ‘깊은 우물’이라는 뜻. 인간이 어떻게 바위에 꼬불꼬불한 구멍을 뚫고 지하 8층 규모의 지하도시를 건설했는지 가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한때 4만 명이 살았다던 이곳은 규모가 어마어마해 미로 같은 동굴에서 길을 잃으면 영영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장소는 으흘라라 계곡 트래킹. 마치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절벽마다 비잔틴시대의 동굴 교회가 들어차 있다. 맑은 계곡물을 따라 하이킹을 한 후 치킨 케밥과 함께 마신 터키맥주의 시원하고 쌉싸름한 맛은 피로와 무더위를 한 번에 날리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스타워즈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셀리메 마을. 구릉지에 고깔모자처럼 생긴 기묘한 바위들이 드문드문 솟아있는데 이 안에 많은 동굴 집들과 옛 수도원 터가 있다. 그 옛날 바위를 어떻게 뚫고 집을 만들었을까, 그저 기가 막힐 뿐! 과거 수도사들이 비둘기를 사육했다는 피존 벨리와 터키석 보석숍을 마지막으로 그린투어가 종료 됐을 땐 저녁 6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어느새 정신없이 달려온 카파도키아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함께 투어를 마친 한국인들과 저렴한 레스토랑에서 저녁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연락처도 주고받았다.
다음 날은 인근 마을인 네브쉐히르에서 장이 열린다기에 몇몇 한국인 여행자들과 함께 아침 일찍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상인들의 분주한 움직임, 저마다 웃음꽃이 활짝 핀 사람들의 표정은 우리나라 재래시장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감자, 체리, 무화과 등을 잔뜩 구입한 우리는 숙소로 이동해 간단히 점심을 해먹었고, 돈 대신 사탕을 걸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동양화 놀이도 실컷 즐겼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사이에 카파도키아의 일정도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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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_터키 중부 아나톨리아를 아우르는 지명.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카이세리 공항까지 2시간이 소요된다. 버스로 이스탄불에서 약 12시간, 앙카라에서 약 5시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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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의 투어 프로그램
그린투어_카파도키아의 주요 명소를 현지 영어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 프로그램. 현지 여행사나 숙소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비용은 70리라.
레드투어_그린투어와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이 힘든 명소를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 여행사나 숙소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비용은 50리라.
벌룬투어_웅장한 카파도키아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투어 프로그램. 비용은 현지 여행사마다 다르다. 평균 100~150유로.
로즈밸리투어_석양이 질 때쯤 로즈 밸리를 트래킹하는 프로그램. 비용은 15리라.
에페스의 셀주크, 에게해의 쿠사다시
카파도키아에서 야간버스로 14시간을 이동해 셀주크에 도착했을 땐 아침 9시가 지나고 있었다. 가까운 호스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후 곧바로 에페스 유적지로 향했다. 에페스는 찬란했던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고대 유적지. 성서에도 나오는 이곳은 항구가 인접해 고대 상업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햇볕은 쨍쨍, 4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그늘하나 없는 에페스 관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에페스는 아침부터 관광객들로 몹시 붐볐다. 허물어져 나뒹구는 돌덩이뿐인 유적지에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오다니... 에페스는 전체적으로 이탈리아 폼페이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약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에페스의 대형극장은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될 하이라이트중의 하이라이트. 또 고대의 공중화장실과 매춘 숙소 광고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대리석 바닥에 발 모양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 이 발 보다 작은 발을 지닌 사람은 입장 할 수 없다고 했다. 에페스 유적중 가장 아름답다는 하드리아누스 신전, 웅장한 케르스스 도서관, 승리의 여신 니케의 부조 등을 관람한 후 에페스를 빠져 나왔다.
에페스에서 돌무쉬를 타고 30분을 이동해 도착한 곳은 에게해 연안에 위치한 쿠사다시. 탁 트인 에게해의 투명한 물빛과 수평선을 바라보니 저절로 입이 떡 벌어졌다. 터키 내의 지중해 휴양 도시로 손꼽히는 안탈랴나 페티예보단 작고 조용한 도시지만 에게해의 멋진 풍경을 느끼기엔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14세기에 세워진 요새가 있는 귀베르진 섬 성벽에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에게해. 이곳이 바로 지상 낙원이 아니면 어디란 말인가! 쿠사다시에선 그리스 사모스섬으로 건너가는 여객선이 매일 두 차례 출항한다. 일정만 길면 그리스도 가볼 텐데. 바로 코앞이 그리스인데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저 입맛만 다시고 돌아설 수밖에.
셀주크의 숙소로 돌아오니 새로운 룸메이트가 와 있다. 세계일주 중인 ‘유지’라는 일본인 청년. 몇 마디 하고보니 할 말이 없다. 그러다 우연히 꺼낸 축구 이야기에 말문이 트인 우리 둘. 역시 남자는 국적을 막론하고 축구라면 흥분하게 마련인가보다. 그렇게 누워서 이야기꽃을 피우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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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주크_에페스로 가는 입구인 작은 도시로 터키 서부에 위치.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셀주크와 가까운 이즈미르 공항까지 1시간 소요된다. 이스탄불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10시간이 걸린다.
쿠사다시_에게해 연안에 위치한 리조트 휴양 도시로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10시간, 셀주크에서 버스로 30분 소요된다.
새하얀 목화성, 신비의 파묵칼레
셀주크에서 버스로 3시간을 이동한 곳은 데니즐리. 이곳에서 돌무쉬를 타고 15분 정도 더 들어가야 파묵칼레를 만날 수 있다. 파묵칼레는 터키어로 ‘목화의 성’이라는 뜻. 돌무쉬에서 내려 마을을 향해 조금 걷자 눈부시게 새하얀 설산이 펼쳐진다. 그리곤 바로 목격되는 흥미로운 풍경.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수영복을 입고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가! 석회를 포함한 온천수가 오랜 세월 동안 흘러 내려 하얀 산을 만들었고, 곳곳에 온천수가 고여 자연 수영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석회 보호를 위해 반드시 맨발로 올라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사방이 탁 트인 산이라 살랑살랑 부는 바람과 두 발 사이로 흐르는 차가운 석회수.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올랐는데도 전혀 덥지가 않았다. 30분 정도 멋진 풍경에 정신이 팔려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 석회붕의 꼭대기에는 히에라폴리스라는 고대 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히에라폴리스는 기원전 2세기경 페르가몬 왕국에 의해 처음 세워지고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전성기를 맞았던 고대 도시로, 1354년 대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새하얀 산꼭대기에 고대유적이라니. 보고 또 봐도 신비롭기만 하다. 어느덧 노을이 번지는 저녁, 하얀 석회붕과 사이사이를 흐르는 물이 석양에 물들기 시작하자 마치 에메랄드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멋진 석양을 보고 있자니 오래전 떠나보냈던 그녀가 떠올라 아련한 감상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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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칼레_터키 남서부 데니즐리에 위치한 석회붕.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1시간 10분, 버스로 10시간 소요되며 데니즐리에서 돌무쉬를 타고 15분 정도 들어가야 한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 이스탄불
10시간 동안 야간버스를 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터키에서 장거리 버스만 벌써 6번째. 이젠 그다지 피로하지 않은 것이 적응이 됐나보다. 각종 명소가 밀집된 구시가 술탄아흐멧 지구에 숙소를 잡고 터키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과 제일 먼저 이스탄불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 성당에 달려갔다. 아야 소피아 광장을 가운데 두고 이슬람교의 사원과 그리스 정교의 성당이 마주 보고 있다. 블루모스크에 입장하려면 복장에 주의해야 하는 것은 필수. 너무 짧은 반바지는 무릎 덮개로 가려야 하고, 여성의 경우는 머리를 가려야 한다.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띠는 내부는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로 한창이었다.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와 푸른빛의 타일로 신비스러움을 자아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고 비잔틴 미술의 최고 걸작으로 불리는 아야소피아 성당도 둘러봤다. 엄청난 대지진에도 끄떡없었다는 아야소피아. 얼마나 견고하게 지어졌으면 ‘지진이 일어나면 아야소피아로 피하라’란 말까지 생겼을까.
더위에 지친 우리는 돈두르마(터키식 아이스크림)를 사먹었다. 죽죽 늘어나고 끈적끈적한 겉 모습과 달리 입안에 들어가니 찹쌀떡처럼 살살 녹는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묘기를 선보이는 돈두르마 판매원들의 모습은 아이스크림만큼이나 흥미로운 볼거리. 아름다운 토프카프 궁전과 돌마바흐체 궁전을 둘러본 후 갈라타 탑에 올라 이스탄불 시내를 내려다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어간다. 이스탄불의 야경을 즐기러 들른 곳은 갈라타 다리. 그 유명한 고등어 케밥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빵 사이에 직접 구운 고등어와 간단한 야채, 그리고 레몬 소스만 넣었을 뿐인데 그 맛은 가히 환상적. 비릴 것 같다고? 천만에 무척이나 고소하고 담백하다.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 맛을 죽어도 모를 것이다. 맛있고 가격도 저렴해 고등어 케밥을 판매하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음 날은 신시가지를 둘러볼 차례. 신시가지의 중심가 탁심 광장으로 이동해 마치 우리나라의 명동 거리를 연상시키는 이스틱클랄 거리를 걷는다. 거리 양쪽에 들어선 부티크 숍, 각종 패스트푸드점이 보이고 노면에는 깜찍한 소형 전차가 다닌다. 더구나 마침 주말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스탄불 제일의 번화가답게 젊은이들도 많다.
몇 가지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해 그랜드 바자르를 찾았다. 카팔르 차르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지붕이 있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고대 비잔틴 시대에 동서양 무역의 중심을 이룬 곳. 출입구가 18개, 점포만 4000여개인 시장답게 보석부터 토산품, 향신료, 각종 기념품 등 없는 게 없다. 가격은 흥정하기에 따라 천지차이. 흥정에 자신이 없다면 구매를 안 하는 것이 차라리 돈을 버는 길이다. 쇼핑을 끝내고 피에르 로티 찻집에 들러 터키식 요구르트인 아이란을 마셨다. 약간 짠맛이 나는 요구르트로 첫 맛은 걸쭉하고 생소했으나 마시다보니 그럭저럭 괜찮다. 피에르 로티는 프랑스의 작가 ‘피에르 로티’가 이곳에서 커피를 마셨다고 해 붙여진 이름. 전망 좋은 언덕위의 찻집에 앉아 이스탄불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으니 어느덧 터키여행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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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_터키 제1의 도시로 보스포러스 해협의 남쪽 입구에 위치. 수도인 앙카라에서 비행기로 1시간, 버스로 6시간 소요된다.
돌아오는 비행 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오버 부킹이라 자리가 없다는 항공 수속 직원의 말. 자리 확약까지 하고 떠난 여행인데 오버부킹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아마도 항공사의 전산 오류 때문인 듯. 졸지에 이스탄불에서 홍콩, 다시 홍콩에서 인천까지 비즈니스 석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약간의 환불까지 받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이벤트가 많았던 터키 여행.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아름다웠던 자연, 가슴 뛰는 추억들을 뒤로하고 아쉽지만 이젠 정말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