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삼복 더위와 열대야에 불쾌 지수가 부쩍 높아지고 있는 ‘예민남'입니다.
제가 여름만 되면 ‘불쾌지수’라는 개념과 용어를 개발한 사람에게 기립박수를 치는데요,
그 만큼 이런 무더운 날씨에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욱 배려심을 발휘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타인에 대한 배려, 특히 삶에서 가장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가정과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의 배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느덧 결혼 3년차에 접어든 우리 부부.
지난주 저의 외할아버지 생신을 축하드리기 위해 오랜만에 외갓집 식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외할아버지를 시작으로 4명의 이모와 4명의 이모부들,
외삼촌까지 가세하여 저에게 한번씩 묻는 질문. 다들 짐작하시죠?
“자녀는 언제 가질거니?”
이런 질문은 직장 내에서도 왕왕 발생합니다.
직장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하던 도중 “신대리는 아이 안 가지나?”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아, 이것이 가족간에, 또한 동료간에 배려가 없는, 무례함의 사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뱃 속에 있는 태아에게까지 관심을!
되돌아보면 아이가 엄마의 뱃속에 잉태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타인의 삶에 무례하게 침범하기 시작하죠.
“뱃속의 아이가 아들이니, 딸이니”로 시작하여 “누구는 100일도 안되서 말을 했다는데 왜
이렇게 너희 아기는 말이 늦니”, “걸음이 늦니 빠르니”같은 질문을
아기와 아기의 부모는 주위에서 끊임없이 듣게 됩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반에서 몇 등이나 해요?”로 시작하여
고등학교 진학 시기에는 “특목고를 가니 마니”,
대학 진학 시절에는 “어느 대학을 갈 거니, 무슨 과가 좋다는데 어디를 가라”
따위의 무례한 간섭이 이어집니다.
공부가 인생의 지름길? 과연 사실일까요.
대학 진학 이후 남자들의 경우
“군대는 빨리 갔다와라, 아니다 늦게 가라”는 소리를 밥 먹을 때마다 듣는가 하면,
다시 군대 다녀오면 “취업은 언제 할거니”,
취업하고 나면 “결혼은 언제 할거니”,
결혼하고 나면 “아이는 언제 가질 거니”,
아이 갖고 나면 “둘째는 언제 가질 거니”까지
우리의 삶은 마치 영화 트루먼쇼처럼 주위 사람들에 의해 낱낱이 공개되죠.
정말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기만 하면 저 위의 사례에서 언급한 시기에 있는 사람에게
나머지 사람들이 무차별 공세를 퍼붓는 질문들이라는 점,
공감이 가시나요?
그래서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면,
혹은 대학 입시에 실패하거나 취업이 안되는 경우 사람들은 명절 스트레스를 겪게 되죠.
지나친 간섭에서 오는 스트레스. 만병의 원인이 됩니다.
더불어 직장 내에서 입사와 동시에 그 사람의 업무 능력과 무관한 ‘신상털기’가 심심찮게 자행됩니다.
개인이 직장 내에서 발휘할 업무 능력과 무관한
부모님의 직업, 거주지역, 이성친구 유무, 결혼 유무, 취미생활 등등을
입사지원서에 적게 하는 것 자체가 조직이 개인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한 사람 한 사람은 독립된 인격체로 나름의 판단과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며
그 책임 또한 본인이 지는 것이 인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적절한 조언은 결정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 이상으로 개인의 영역에 침범하는 것은 엄연한 ‘무단침범죄’가 성립한다고 보고요.
다시 글 초반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저의 경우 아직 2세 출산 계획이 없는데
결혼과 동시에 가정 내에서, 혹은 직장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아이는 가져야 한다며
개인의 영역을 너무나 침범해 오시기에 이제는 이렇게 답해 드리고 있습니다.
“저 대신 평생 키워주실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묻지 말아주세요”라고요.
쉿!하는 진지한 손짓
2세를 출산하여 양육하게 될 경우 한 사람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후견인이 되는 것인데요,
아직 저는 누군가를 후견할만큼 제 스스로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세 출산을 미루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저에게 타인이 어떤 자격으로 2세를 가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런 의견에 대해 혹자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다 너가 잘 되라고 그런거야”. “에이, 뭐 그냥 물어본 것 갖고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라고요.
그렇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개인에게 타인이 혹은 조직이 무례하게 구는 것은
수직적 관계에 따른 결과라고 보는 측면이 강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모는 왜 이모부와 자주 싸우면서 이혼하지 않으세요?”라거나
“부장님 아들이 공부를 그렇게 못한다는데 사실인가요?”와 같은 질문은 흔치 않기도 하고, 이
런 질문을 하면 ‘어른들’은 ‘저 녀석은 버릇이 없다’라고 말하기 때문이죠.
결국 개인의 영역에 지나친 개입은 관심과 조언으로 가장한
수직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 폭력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더불어 많은 한국 사회에서는 내성적인 것은 좋지 못한 것,
외향적인 것은 좋은 것으로 흔히 인식하며 침묵의 시간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잠시라도 침묵이 흐르면 참지 못하고 이것 저것 말을 꺼내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도 개인에 대한 무례함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개인에 대한 배려를 발휘하여 무례함을 피하려면
개인의 판단과 영역을 존중해 주는 문화와 함께 침묵의 시간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질문들이 진심이 아닌, 그냥 습관적으로 묻는 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도
개인에게 무례할 수 있는 질문이 결국 침묵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5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직장 내 무례함, 구성원의 민감도 높아졌다)에 따르면
직장 내 무례함은 구성원의 조직 만족, 업무 성과, 창의성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또한 과거 고부갈등에 이어 최근 가정 내 불화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장서(장모-서방) 갈등도 서로를 독립된 인격체와 고유의 영역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무례한 행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 같네요.
당사자들끼리의 대화가 필요해
따라서 서로 충분한 대화와 교감이 이뤄져 개인적인 영역에 대해 물어보거나
그 영역으로 한 발을 내딛더라도 상대방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조심스러움이 더욱 필요할 것 같네요.
이상 무더위에 높아진 불쾌지수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봤습니다
선물을준비했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힘내세요!!!!
[스트레스날리기.직장스트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