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 쓰는 편지
김수연(가명)
엄마! 엄마딸 수연(가명)이에요. 얼마 전 저의 어릴 적 첫 기억을 묻는 질문에 제가 답했던 내용이 생각나시나요? 저는 혼자 방에 엎드려 울고 있던 기억이라고 답했었습니다. 참 외롭고 슬픈 기억인데, 엄마가 그때 왜 울고 있었냐고 물으셨을 때 ‘엄마가 술 먹어서’라고 대답 했던게 생각이 나요. 그게 저의 첫 기억이라고 할 만큼 엄마의 병은 오래되어서 병원에 들어올 때 쯤에는 이미 엄마도 , 저도 참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벌써 엄마가 단주를 하신지 3년이 다 되어가고, 오늘은 카프청미래사업단(사회적기업)을 졸업하는 날이네요. 우선 너무너무 축하해요. 또 고마워요. 오늘 이 자리가 노력하신 엄마를 위한 큰 선물이 될 것 같아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어요.
어릴 땐 학교에서 돌아와 엄마가 누워있고 술병이 있으면 덜컥 겁부터 났어요. ‘또 몇 일 동안은 이러시겠구나.. 집안이 시끄러워지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엄마를 원망하기도 많이 했었어요. 또 엄마가 괜찮아 지셔서 미안하다 하고, 다시는 술을 안 마실 거라고 약속을 할 때는 믿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혹시..? 라는 기대를 가졌었구요. 하지만 반복되는 엄마의 병에 저는 참 힘든 시간들을 보냈어요. 또 많이 불안했던 것 같아요. 엄마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이거나 우울해 할 때에 , 저는 또다시 엄마가 술을 먹으면 어쩌나 전전긍긍하곤 했었어요.
그치만 지금은 이런 일들이 언제 있었나 싶을 만큼 정말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엄마 특유의 에너지로 단주뿐만 아니라 엄마 마음속에 상처까지 치유하고, 꽤 강한 자아를 가지게 되었다는 게 저는 참 자랑스러워요. 저는 아직까지도 엄마가 행복하면 저도 행복하고, 엄마가 불행하면 저도 불행 해지는 것 같아요. 저보다 더 열정적이고 바쁘게 사는 엄마를 보면 제가 더 신이나요.
엄마, 제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죠? 서로 솔직한 마음을 말하고, 고민을 털어놓는 그런 친구 같은 엄마가 있어서 참 좋아요. 가끔 틱틱거리고 무뚝뚝하고 엄마에게 어려운 딸이지만, 저에겐 엄마가 전부에요.
엄마의 단주는 당연한 것이 아니고, 엄마가 정말 큰 노력을 해서 얻어낸 것이란 것을 알아요. 앞으로도 함께 엄마의 단주를 위해 힘쓰는 제가 될게요. 엄마가 살아가면서 또다시 힘들고, 외로운 순간이 오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때 오늘 이순간을 기억해 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ㅎㅎ
엄마가 내 엄마라서 참 좋은 딸 수연(가명)이 올림 !
이 글은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다음카페 http://cafe.daum.net/karfnodong 에도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