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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공포]폭포

쿨피스 |2012.08.23 09:06
조회 1,006 |추천 7

 

이번에는 예전에 농활 이라는 대학교 단대행사에서 거기 거주하시는 아주머니한테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

어릴때 겪었다고 하시는데, 이번에도 기본 뼈대에 픽션 10~20%정도 가미해서 쓰겠습니다.

다시말하면, 그냥 대화나 인물의 구체적인 행동같은건 제가 스토리상에서 유추해서 쓰는겁니다.

오해하지마시고 그냥 이런이야기구나 하고 즐겨주시면 저로선 감사하겠습니다.

아 사설이 졸라 기네요.. 바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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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 나이는 쉰이 조금 넘는다.

지금 내가 사는 곳은 단 아홉가구만 일가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작은 농촌 마을이다. 어릴적에는

그래도 30~40가구가 모여사는 꽤 활기찬 마을이었는데, 아이들과 청년들이 자꾸 도시로 나가다보니

지금은 이렇게 작아저서 겨우 사람이 사는구나 하는 모양새만 유지하고 있다.

지금이야 이렇게 볼품 없게 작아졌지만 ㅁㅁ동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우리 마을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었다.

 

바로 우리마을 뒷산에 있는 자그마한 폭포 때문이었다.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고 4계절 내내 흘러내리는 폭포는 봄, 가을에는 경치를 구경하다고, 또 여름에는 피크닉을 즐긴다며 사람들이 자주 오고갔다.

지금에야 가까운 ㅁㅁ에 도시가 크게 생겨 왠만하면 여기서 묶는 일은 없지만 예전에는 민박도 꽤 성행해서 왠만한 가구는 방 하나씩을 다 비워놓았을 정도였다.

 

내가 열 네댓 살 쯤이었나?

그 때는 비록 관광객이란 단어가 생소할 시기였지만, 가끔씩 사람들이 뒷산에 있는 폭포수를 즐긴다고

친구끼리 모여서 놀러 오곤 했었다. 그 때야 민박 이런게 없어서 민가 아무곳이나

문 두드려 하룻밤 묶고가게 해주십사 간청했었고, 우리네 부모님 인심도 넉넉해서 왠만하면 재워주고

밥도 해 주곤 했다.

 

그리고 어릴적에는 무당도 있었는데, 무슨 폭포의 기운에 이끌려 잠시 머문다는 둥 기운이 좋다는 둥

하면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여기서 머물렀었다고 한다.

 

그 날도 놀러왔던 청년들이 우리집 문을 두드렸을 거다. 그 때 나는 자고 있었는데, 쿵쿵쿵 하는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깼었다. 아버지는 어른들 집에서 술 드시고 주무시고 계셨고 집에는 나와 엄마밖에 없었다.

요즘같음에야 바로 112 버튼을 눌렸을 테니만, 어머니께서는 밖으로 나가 문을 열고 청년들을 집안으로

대리고 들어오셨다. 그런데 늘상처럼 조용히 묵고 간다며 인사를 해야할 청년들의 행동이 그날은 무척

소란스러웠었다. 그건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고! 학상들 이게 무슨 일이니껴?"

 

넉마가 된 학생들은 다급하게 어머니를 붙잡고 늘어졌다.

 

"애가, 애 하나가 물에 빠졌어요! 도와주세요!"

 

청년들은 대학생인 듯 했는데 여학생 하나가 안보이는데 물에 빠진것 같다면서 울먹였다.

발을 헛딛여서 폭포 밑에 고여있는 웅덩이로 빠졌다는데, 그게 아무리 찾아도 안보인다는 거였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당시 상당히 의아해 했었다. 그 폭포는 물이 쏟아지는 곳 말고는 거의 다

내 키 깨도 안오는 수심이었는데, 그걸 못 찼는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부르러 가고 그 밤은 마을어른들과 청년들이 불을 켜고 사람을 건진다고 폭포로

우르르 몰려가 밤을 지새웠었다.

 

그리고 다음날 경찰과 구급차들이 우리 마을에 도착했고 오후가 되어서야 여학생을 찾았다고 했다.

오후가 되서 마을 어른 한 분이 폭포 바로 아래에서 요동치는 시신을 발견했는데,

폭포수의 물살 때문에 이미 죽은 시신이 마치 살려달라는 듯 허우적 거리는 듯이 보였다고 한다.

지금이었다면 아마도 119 구조대나 뭔가를 불러서 바로 살릴 수 있었겠지만, 그 때는 그런게 일생화

되어있지 않았었다.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문제는 그 사건이 있은지 몇 일 뒤에 일어났다.

어른들이 빠져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랜다면서 무당에게 굿을 부탁했고, 무당이 폭포 아래에서 상을

펴고 굿을 했었다. 그런데 굿을 하고 난 다음 무당이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마을에서 떠나버렸다.

그 뒤로 자꾸 마을에서는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른들이 사소한 일에 크게 다치기도 하고,

임신한 애기가 떨어지는 등 좋지 못한 일이 겹치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내 오래비는 친구들이랑 폭포에서

물장구를 치다가 익사 할 뻔 한 뒤로는(오래비 수영 실력은 마을에서도 알아줬다)

폭포에 귀신이 산다, 죽은 여자애가 귀신이 되서 사람들을 잡아 간다더라 하는 흉흉한 소문이

마을에 퍼지기 시작했고 마을사람들 대부분이 폭포 근처에 얼신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와 아버니, 어머니가 뒷 산에 있는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갈 때었다. 할아버지 산소는 폭포가

흐르는 옆 샛길로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그 날은 어쩔 수 없이 거기를 지나가야 했었다. 원래 벌초는

오래비와 아버지만 가는 거지만, 오래비가 때려 죽어도 거긴 안간다며 죽자고 기둥에 매달려 버티는

통에 할 수 없이 나와 어머니가 아버지를 따라 나섰다.

평소같으면 항상 아이들이 물장구도 치고, 어른들이 앉아서 술도 즐기고 하는 모습이 보였겠지만,

안 좋은 소문이 돌던 시기라 그런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시원하게 쏟아내리는 물줄기와 푸르스름한

물결이 어린마음에 왠지 모를 공포를 안겨다 주었다. 그래서 나는 폭포를 지나가는 내내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걸어가야 했다.

오래비가 아니라서 그런지, 어머니와 내가 아버지를 도와도 날이 어둑어둘 해 질 때까지

끝내지를 못했다.

나는 다시 그 폭포를 돌아 내려가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빨리 가자며 아버지를 재촉했고, 부모님도

꺼림칙 했는지 내일 다시 오자며 짐을 챙겨서 마을로 돌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완전히 밤은 아니없지만 어둠이 깔리는 폭포는 아까보다 더 무서웠다. 나는 어머니 손을 꼭 붙잡고

내려갔고 아버지는 우리와 떨어져 멀찍히 아래에서 걸어내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샛길을 중감 쯤

내려갔을 때였다.

 

"거기 위험한데 뭐하요?!"

 

아버지가 갑짜기 폭포쪽을 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어머니와 나는 순간 폭포 쪽을 돌아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멈춰서서 자꾸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이사람 보소! 얼른 나오소! 거기 들어가면 안되니더!!"

 

급기야 아버지는 폭포쪽으로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서 낫과 바구니를 팽개치고

아버지를 쫓아 갔다.

 

"상미이 아버지! 왜 그러니껴!"

 

"저거 바라 저거! 저기 들어가면 안되는데 와 자꾸 드갈라카노! 이거 놔바라!"

 

"아무도 없잔니껴! 뭐가 있다고 그라요?!"

 

"놔 바라 이거! 저거 말려야 될 꺼 아이가?!"

 

어머니가 붙잡는 손을 뿌리치며 아버지는 무섭게 폭포 쪽으로 달려갔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뒤쫓다가

내가 생각났는지 내 쪽으로 달려와서 내 손을 꼭 붙들고 말했다.

 

"ㅁㅁ아! 아이고 느그 아버지 뭐에 쒸였다! 빨리 어른들 좀 불러 와라! 얼른!"

 

나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울면서 마을로 뛰어내려갔다. 등 뒤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실갱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왜 일카는데 자꾸! 상미 아버지!"

 

"저거 안보이나 니는! 사람이 빠져 죽는다 안카나?!!"

 

내 생에 그렇게 빨리 달려 본 적이 없었다. 나무등치에 부딪히고 피가 흘러도 그저 울면서 마을로

달려내려갔다. 마을에 다다르니 마침 마을 입구에 농기구를 지고 집으로 가던 할배들이 보였다.

 

"할배요! 엉엉! 큰일났니더!"

 

"니 ㅁㅁ이 아이가? 먼일인데? 왜?"

 

할배들은 내가 울면서 산에서 뛰어내려와자 깜짝 놀라서 나를 달래며 물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자꾸 아버지 어머니가 큰일났다고 할배들 손을 잡고 산으로 이끌었다. 할배 한 분은 내 손에

이끌려 폭포로 올라갔고 다른 분들은 장정 몇몇을 부른다고 마을로 돌아갔다.

울면서 할아버지를 이끌고 폭포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폭포 주변에서 울부짓고 있었고 아버지는 가슴깨

까지 오는 곳까지 폭포 안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이년!!!"

 

할배가 갑짜기 소리를 콱 질렀다. 그러고는 다짜고짜 강물로 뛰어들어서 아버지 뒷덜미를 잡고 끌어

당겼다. 힘 깨나 쓰는 아버지였지만, 할배에게 뒷덜미를 잡히자 거짓말 같이 축 늘어지면서

밖으로 끌려나왔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끌고 나오면서도 어느 한 지점을 보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년이 누굴 대꼬 갈라고!! 안 꺼지나!!... ...그래도 이년이!"

 

나는 소리를 지르는 할배와 끌려나오는 아버지를 보면서 엄마를 부등켜 안고 엉엉 울었다.

아버지를 완전히 밖으로 끄집어낸 할배는 우리보고 먼저 내려가라고 했다. 어머니는 할배를 걱정했지만

할배는 괜찮다고 빨리 아버지 내리고 가서 살피라고 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업고 내가 뒤를 받쳐주면서 더듬더듬 산을 내려갔다

내려가다보니 다른 할배들이 장정 서너명을 이끌고 올라오는게 보였다.

 

"우찌 된 기고? 상미 아비 왜이러노?"

 

"아이고! 나도 모르겠니더! 아직 위에 할배 있는데 걱정되 죽겠니더!"

 

장정 한 명은 우리 아버지를 모시로 집으로 향했고 몇은 할배가 있는 쪽으로 올라갔다.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를 살폈는데 다행히 정신을 잃었을 뿐 아무 이상이 없었고, 나나 어머니나 놀란

가슴 때문에 한참을 잠들지 못하고 울다가 새벽에 되어서야 잠들 수 있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할배를 찾았을때 식겁을 했다고 한다. 폭포에 다다르기 전에 할배가

걸어내려오고 있었다는데 할배 손이 베이고 찢어져서 피가 흥건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손에 왠 검은

뭉태기가 들려있었는데 그게 꼭 머리카락 같다고 했다. 할배는 내려오자마자 들고 있는 걸 사람들에게

획 던지고는 '망할년. 망할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 뒤로 할배는 몸이 허약해 지더니 급기야 앓아 누워 몇 날을 고생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무당이건 스님이건 영험하다는 사람을 다 불러서 굿도 해보고 제도 올리고 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그 뒤로 마을에 닥쳤던 불행들이 점점 사라졌다. 할배도 건강해지고

우리가 겪었던 이야기도 술자리에서 오가는 말 정도로 변해갔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은 할배와 아버지가 뭘 봤느냐 하는건데,

이상하게 아버지는 그 말만 나오면 자리를 피해버리시고, 할배는 돌아가실 때까지 입을 다무셨다.

어쩌다 누가 물어보기라도 하면 얼굴색을 바꾸고 묻는 사람들에게 역정을 내셨다.

아버지 역시 돌아가실 때 까지 그 이야기는 꺼내지 않으셨다.

도대체 뭘 본건지 나는 아직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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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 가서 일손 도와드리고 밤에 우리가 자는 집 주인 아줌마한테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

다음날 우리가 폭포로 가봤는데 들었던 것처럼 폭포가 세차게 흐르는 건 아니었고

물줄기 떨어지듯 쫄쫄쫄 떨어지고 있더군요.

아줌마는 옛날에는 물줄기가 세찼는데 점점 말랐다고 합니다.

지금은 관광객도 없고 가끔씩 옛날 일을 모르는 아이들이 놀러가기도 한다는데,

말리지 않고 보내는 걸 보면 아줌마가 지어낸 이야기 일 수도...;;

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여튼, 끝입니다.

추천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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