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가 묶인채 누워 있으니
정신이 멍해지고, 내가 왜 여기 있는지..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수 없었죠.
아기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날..
아기 아빠는 바쁜 일로 오지 못해 간단한 전화로 수술 동의를 받았던 날..
생명의 탄생이 시작되는 곳에서..저는 그렇게 아기를 보냈습니다.
고통은 없었네요.
수술하면 죽을만큼 아플 줄 알았는데 육체적 고통은 없었네요.
수면마취 후 눈뜨니 수술 끝..
채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내 뱃속의 아기는 사라졌죠.
조각조각 잘라져 흡입되어 사라졌을 내 아기..지키지 못한 내 아기..
이제 손발이 형성되기 시작한 작은 내 아기..엄마 뱃속에서 고작 2개월을 살다 간 내 아기..
그 아기가 남긴 거라곤..희미한 고통밖에 없네요.
마취 깨자 마자 링거 뽑고 퇴원했어요.
수액 다 맞고 가라는 간호사의 말에도 여기 있기 싫어서 비틀거리면서 집으로 왔어요.
육체적 고통은 왜 이다지도 없는지
심하게 아팠으면 아프단 핑계로 펑펑 울 수라도 있지..
이런 나보고 아파하실 부모님 때문에 숨죽여 입술을 꽉 깨물었지요..
씩씩하게 밥먹고, 미역국도 꾸역꾸역 먹고, 내 한몸 빨리 회복하고자 한약도 먹고..
그래도 불현듯 도는 우울증과 죄책감에 초음파 사진 보고 혼자 울다가..
왜 이렇게 생겨서 엄마 힘들게 하니 아기 원망도 하다가..
결국에는 나때문에 그리 된것 같아서 나 원망 하다가..
좀 더 잘해줄걸..
좀 더 아껴줄걸..
스트레스 덜 받을걸..
몸에 좋은거 많이 많이 먹을걸..
후회가 막 몰아치네요.
결혼 2년만에 생긴 아기..
그렇게 바라고 바라다가 생긴 아기..
내 보물은 나와 아기라는 우리 신랑..
정말 큰 사랑줄 수 있었는데
정말 예뻐할 수 있었는데
정말 큰 축복속에 키울 수 있었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뭐가 그리 힘들어서 먼저 갔는지 뭐가 잘못되었는지..
건강히 잘 커~엄마가 많이 사랑해..배쓰다듬으며 얘기한 말을 느끼지도 못했는지..
너는 행복했을까?
엄마 아빠 사랑을 느낄 수 있었을까?
너 이름 불러준거 알고 있었을까?
너 가고..아빠랑 할머니 할아버지..
너 좋은데 잘가라고 절에 가서 그렇게 빌었는데..
넌 좋은데 갔는지..
못난 엄마 너때매 우는거 알고 못간건 아닌지..
다음에..다음에 너가 오면..
엄마 좀 더 튼튼해질께.
먹기 싫어도 몸에 좋다면 많이 먹고, 다니는 일도 그만두고,
정말 2배 3배 더 사랑해줄테니까..
빨리 와주라..
고작 2개월짜리 1센티 밖에 안되는 아기가 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엄마 된 시간 불과 2개월밖에 안되었는데..
쉽게 잊을 수 있을지 알았는데..
그게 왜 그렇게 힘든일인지 모르겠어요.
삼신할머니가 아기 필요없는 사람들한테 아기 주지 말고 정말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한테 아기 점지해줬음 좋겠어요.
있다가 없어진 상실감이 말못할 정도로 크네요.